작성일 : 18-12-14 14:16
[N.Learning] 디자인 경영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36  

21세기를 향한 창의적 문제해결 패러다임:
전략경영에서 디자인 경영으로

최근에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P&G, IBM, Apple, Target, Herman Miller, Ideo, Pepsi, Google, 무인양품 같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디자인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을 경영에 접목시켜서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 케이스로는 삼성전자, 기아차, 현대카드 등을 들 수 있다. 21세기에서 이와 같은 디자인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들이 전통적 전략경영을 실천하는 비교 기업들에 비해서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을 내리고 이것을 집행하는 효과적 방식이 전략경영 패러다임에서 디자인경영 패러다임으로 근원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경영이 시대적 변화와 조율되지 못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유는 전략경영이라는 것이 생긴 배경이 전쟁이라는 명확한 상황에 정해졌을 때 이 전쟁에서 적을 이기기 위한 전략에서 파생한 것이다. 전제조건은 상대와 나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의 강점 약점과 나의 강점 약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여 다양한 대안들을 도출하고 이 대안의 실현가능성을 계산하여 최적화된 대안의 선택하여 이를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현대처럼 경영환경이 급격하게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와중에 나와 상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한지이다. 한 마디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정보는 맥락 속에 숨어 있어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수집되지 않는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미래는 경영전략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가정하듯이 예측되는 것이 아니라 맥락 속에 숨어서 패턴으로 발현되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는 한 번 전략으로 결정된 것은 대개는 1년이나 중기 전략인 경우 4-5년간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바꾼다는 것은 예측이 틀렸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 번 전략을 수립하면 실행에 집중하지 이를 학습해 수정하는 것을 격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는 어떤 고정된 모형을 가지고 일 년을 버티거나 4-5년을 버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통적 전략경영은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하기에는 학습능력과 유연성이 떨어진다.

셋째는 대부분의 경우 전략을 수립하는 주체는 경영진이고 이를 실행하는 주체는 종업원이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전략을 만들어도 이것의 완벽하게 실행되리라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 항상 지행격차의 문제가 생긴다.

마지막으로 요즈음과 같은 경영환경에서는 초연결사회적 국면이나 플랫폼 산업의 발전으로 산업의 지형이 바뀌었다. 전략의 단위인 산업의 경계도 없어질 뿐 아니라 설사 구분된다 하더라도 적과 아군이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경쟁자가 어떤 다른 국면에서는 서로의 파트너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산업의 경계를 임의로 나누고 여기에서 상대를 경쟁자로 설정해놓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현대적 상황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 경영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자인적 사고는 전략경영에서 염두에 두고 있는 효율적이고 일방적인 문제해결 방식보다는 협업적이고 창의적인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데 현대적 상황에 최적화되어 있다.

첫째로 디자인 사고는 미래에 대한 모범답안을 찾는 예측보다는 미래의 패턴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의 발현을 이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를 위해 인지적으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답안을 도출하기보다는 공감 (empathy)을 통해 맥락 속에 숨어 있는 패턴들이 발현되는 과정을 찾아내고 이해한다. 실제 현상에 더 깊숙하게 밀착된 해결책을 내는 이유이다.

둘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기존의 가정을 받아들이고 이 가정 하에서 다른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정자체의 타당성을 검토해서 새로운 개념을 도출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기존 전략에서는 TV를 보는 도구라고 생각하고 경쟁사보다 더 좋은 화질이나 더 큰 화면을 만드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디자인 사고에서는 이런 가정에 대해서 판단중지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TV의 새로운 개념을 도출해낸다. 이렇게 해서 도출된 TV의 개념이 TV는 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가구라는 개념이다. 이와 같은 가구의 개념에 기반해서 만들어 낸 TV가 삼성의 보르도 TV이다. 새로운 개념에 의해서 창의적 솔루션이 나오면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낸다. 프로토타입이 도출되면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서 끊임없는 수정과정을 거친다. 따지고 보면 완성된 제품도 다음 제품을 위해서는 프로토타입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황의 변화가 반영되는 학습이 일어나고 이 학습내용이 더 나은 프로토타입에 반영된다. 즉, 피드백 과정을 거쳐서 프로토타입은 더 나은 형태의 솔류션으로 학습하고 진화한다. 프로토타입이 완성되면 내부고객이나 외부고객의 체험을 통해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제품이나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완성된다. 이 모든 디자인적 사고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모든 관련된 사람들의 참여와 협업이다. 이 참여와 협업의 결과로 구성원들은 완성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누구보다 더 심리적 소유의식을 경험한다.

전통적 전략의 문제해결방식에서 생기는 지행격차의 문제가 디자인 경영에서는 생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회사의 문화를 공유한 구성원들이 참여해서 만들어냄으로써 결과적으로 만들어낸 솔루션이나 제품에는 회사의 문화나 철학이 녹아 있다. 결국 디자인경영은 회사의 문화를 파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서 고객에게 체험시키는 것이다.

디자인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완성되면 끝단에서 이것을 멋지게 꾸며서 제시하는 Sign 개념으로 많이 알려져 왔다. 하지만 진정한 디자인의 개념은 De sign 즉 의미의 해체와 새로운 개념의 발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 사고를 조직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과정에 적용한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이다. 21세기에서 일류기업과 초일류기업간의 차이는 기술의 차이보다는 자신의 문화와 철학을 팔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따라서 결정된다. 이 문화와 철학을 팔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디자인경영의 패러다임이다.

댓글
  • 한영수 창의경영, 인문학적경영이라는 네이밍이 사람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올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디자인경영에 관한 교수님의 말씀이 저에게도 금방 가슴에 와닫지 않는것 같아서요
  • Jay S. Kim 참 좋은 정리, 감사드립니다. 두고두고 자주 실행하고 가르치겠습니다. 새로운 파라다임, 맞습니다!
  • 조종암 이제 모든 비즈니스는 츠다야처럼 라이프스타일디자인 비즈니스입니다. 그 어떤 비즈니스도 그렇게 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 장정근 교수님
    디자인경영 개념 정리하고 갑니다
  • 이숙향 그렇네요~, 명쾌하게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농업분야에서도 생각을 나누고자 공유해 갑니다. ^^
  • 백승화 회사원으로서 디자인 경영에 대한 개념 잘 정리받았습니다..말씀하시는 이론이 일관된 뭔가가 관통하는듯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