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진정한 행복(eudemonic happiness)의 파이프라인이 막혀 있으니 틈만 나면 작은 행복(hedomic happiness)이라도 챙겨 행복의 잔고를 채워넣겠다는 작전이 소확행이다. 소확행은 직장인들이 겪고 있는 참울한 직장생활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직장에서의 일이 행복의 원천이 되지 못하니 직장인들이 WLB를 보는 개념도 달라졌다. 워라벨이란 원래의 의도와는 달리 직장과 여가를 제로섬적 관계로 생각하고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을 칼같이 챙겨 여가에서 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개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회사로보나 직장인으로 보나 모두 불행한 선택이다. 행복한 일터의 개념이 연결되지 못한 소확행은 장기적으로 불행의 시작이다.

요즈음 확산되고 있는 소확횡은 직장에 대한 자부심도 없는데 직장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앞장서서 종업원을 착취해오는 것에 대항하는 종업원들의 대응방식이다.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암묵적인 착취에 대항하기 위해 직장인들이 "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소확횡)"으로 커피믹스를 집으로 가져가거나 비품이나 복사종이를 집으로 가져가거나 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대해 일탈행위를 한다. 이 일탈행위는 회사에 대한 암묵적고 쪼존한 보복 (counter productive behavior) 이다.

소확행이던 소확횡이던 이 원천은 따지고 보면 다 회사이다.

회사가 사명과 목적을 상실해 일을 통해서 변화와 성장이 일어나는 종업원 체험을 제공하지 못하니 직장의 리더들은 다 유사리더로 변신하고 직장인들은 인게이지먼트를 못하고 좀비형 직장인으로 변신한 것이다. 직장의 사명과 목적을 복원해서 직장을 전문가들이 놀이터로 복원하는 작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행복의 원천인 종업원 체험이라는 것은 전무한 회사가 된다. 종업원 체험을 대체하려면 월급이나 연봉, 복지를 많이 주어야 하는데 이런 여력을 가진 회사는 극소수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대부분 회사는 향후 자생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개연성이 없다. 지금 대한민국의 회사들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본인이 저술하고 있는 <진화력>에서 겨냥하고 있는 번성이 아니라 생존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는 회사들로 전락하고 있다.

구성원들 간에 소확생이나 소확횡이 확산된다는 것은 조직이 삶아죽는 개구리가 되서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회사는 홈페이지에 들어 있는 고객에게 화려한 번성을 약속하는 문구부터 내리고 자신의 존재이유인 사명의 복원을 통해 일을 통한 종업원 체험에 대해 다시 심각하게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