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회사에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해가면서 혁신성과와 일반성과를 구별하지 못해 혁신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혁신성과와 일반성과를 구별하는 가이드라인이 없다보니 CEO조차도 혁신을 더 중시하는 지 그냥 일반성과를 중시하는지 상황에 따라서 입장을 바꿔 이야기하게 되고 혁신에 대한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지 못한다. CEO가 혁신성과와 일반성과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평가도 똑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뒤죽박죽 두리뭉실하게 HR 평가시스템을 만든다. 결국 이런 회사를 돌아보면 잘못된 성과평가에 의해서 혁신이 죽임을 당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한 마디로 혁신이 문화로 성숙되지 않은 회사에서는 대부분 CEO가 혁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HR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못해서 그냥 모든 종업원에게 혁신과 성과를 동시에 강조한다.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다.
혁신이란 조직이 정한 사명의 경계와 조직이 일상적으로 달성하는 목표의 경계 사이의 공간을 줄이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때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목적과 목표의 사이에 숨어 있는 공간이 혁신의 공간이다. 조직에 설정된 목적이 분명하지 못한 기업들에서는 실질적 혁신이 불가능하다. 불가능한 혁신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사명과 목적이 불분명한 회사는 기술개발을 통한 혁신에 올인한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기술혁신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과 목표의 갭을 줄이는 가치혁신을 통해서 실현된다. 기술개발이 일뤄졌다고 가치혁신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일반성과는 작년에 100%의 목표를 달성했다면 올해는 120% 정도의 목표를 설정해놓고 20%의 갭을 줄이기 위해 자원을 최적화 시키는 작업을 통해서 달성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하더라도 혁신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HR의 측면에 있어서 일반 성과평가와 혁신성과에 대한 평가는 달라야 된다. 일반 성과평가는 결과 쪽으로 지표를 잡아도 문제가 없지만 혁신성과는 성공이 보장될 수 없는 구조이어서 성공을 지표로 삼을 경우 오히려 혁신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혁신의 원인이 되는 문화를 강화시키는 쪽으로 성과지표가 설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혁신부서에서는 얼마나 값진 실패를 했는지, 실패를 통해서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 등에 초점을 두고 평가가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또한 혁신을 통해서 실질적 가시적 결과가 나타났을 때는 회사에서는 회사의 노벨상과 같은 것을 통해 상징적 보상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차별적 성과평가 원리는 역사적으로 로마와 페르시아 황제들이 장수를 기용하는 기준에서 명확이 드러났다. 로마에서는 전쟁에 패하고 돌아온 장수를 다시 중용하는 정책을 사용했다. 전쟁에 졌지만 진 경험을 토대로 다시 싸워보라는 독려였다. 페르시아는 반대였다. 전쟁에 패한 장수가 살아 돌아오면 황제가 장수의 목을 쳤다. 로마의 실패에 대한 포용력이 전쟁과 같은 모든 것이 극단적으로 불확실하고 위험부담이 큰 창의적 과제를 해결하는 일등공신이었던 것이다. 로마가 흥하고 페르시아가 전쟁 때문에 망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혁신을 강조하는 평가 기준들을 보면 대개는 로마의 기준이 아니라 페르시아의 평가기준을 획일적으로 따르고 있다. 결국 성과평가가 회사의 혁신을 죽이는 것이다. 기본적 생존을 유지하고 혁신비용을 대기 위한 일반성과에 대한 평가는 페르시아의 기준을 따르는 것이 맞는 반면 혁신을 위한 성과에서는 로마의 기준을 따라야 한다. 우리의 기업들의 문제는 모든 부서에 페르시아의 기준만 일방적으로 강요해 궁극적으로는 혁신의 단초를 무너트린다는데 있다.
혁신문화가 충분히 성숙된 회사는 모든 사람들이 혁신과정에 동참시킬 수 있다. 이런 경우도 개인에게 할당되는 혁신과 일반과제의 비율을 회사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해주고 이에 대해서 개인과 회사가 서로 비율을 조율하는 것이 타당하다. 혁신의 대명사 3M은 30% 룰을 일반 가이드라인으로 정해놓고 있다. 30%의 업무시간을 혁신을 위해서 쓰고 70%의 시간을 일반과제를 위해서 쓰는 것으로 정해놓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업무와 과업에 따라서 개인별로 혁신과 성과의 비율을 협상하고 또한 혁신성과에 대한 평가와 일반성과에 대한 평가도 당연히 다르게 적용한다.
BSC에 기반한 평가는 혁신성과에만 적용하고 일반성과에는 절대로 적용하면 안 된다. 혁신성과의 원인들을 찾아서 장애를 뚫기 위한 KPI는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지만 일반적 성과에 KPI를 적용하면 평가지표가 잡히면 평가지수에만 집중해서 이것만 달성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자원들이 왜곡되기 시작한다. KPI라는 전략적 성과평가는 혁신성과에서 장애를 뚫는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일반성과평가에서는 절대로 사용되서는 안된다. 많은 회사에서 실제로 일반성과 혁신성과를 구별하지 않고 KPI를 남용하고 있는 사례를 많이 목격하고 있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금기를 행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은 기회의 분수령이다. 이런 기회의 분수령에 목적과 목표 사에에 숨어 있는 혁신의 공간을 찾아내 실제로 혁신을 일궈내는 혁신의 문화가 성숙되어 있지 못하다면 기회는 그림의 떡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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