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씨는 아들을 잃은 고통을 가족의 고통으로 한계짓기보다는 20대 비정규직 청년을 자녀로 가진 대한민국 모든 어머니의 고통으로 승화시키는 긍휼감을 보였다. 김미숙씨가 보인 긍휼감(compassion)은 남의 고통을 이해하고 끝나는 천박한 공감(empathy)이 아니다. 긍휼감은 공감과는 차원이 다르다.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내재화해서 행동으로 전개시키는 최고의 윤리적 정서가 긍휼감이다. 비정규직이라는 이름 때문에 위험을 덩탱이 쓰고 살면서도 이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들을 위해 긍휼감으로 촛불 한 자루를 들고 일어서서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건냈다. 김미숙씨의 담대한 긍휼감이 없었다면 국회는 이번에도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김미숙씨가 국회라는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것으로 국회 바위에 상체기라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국회도 굴복했다.

김미숙씨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 참 못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김미숙씨는 법이 통과되는 순간 쥐었던 주먹을 풀고 울었지만 국회의원들은 환하게 웃고 있다. 김미숙씨와 국회의원 간 감정의 대비가 무슨 의미인지 국민들은 다 기억할 것이다.

김미숙씨 같은 처지에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고통을 해결하라고 국회로 보냈는데 이들은 사사건건 국민에게 등을 돌리는 일을 밥멋듯 하고 있다. 다 정치적 기득권이라는 밥그릇 때문이다. 이들이 선거 때 보였던 긍휼감 있는 표정은 다 표를 얻기위한 연기였다. 이번에도 김미숙씨가 던진 계란이 이들 국회바위에 상채기를 만들지 못했다면 이들은 지금도 자신들의 밥그릇 잘 지켰다고 서로 등 두르려가며 웃고 있을 것이다.

유치원 삼법에 반대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경고한다. 패스트 트랙이라는 말도 안 되는 편법을 동원해 우리들의 미래인 어린이들과 이들 부모들의 고통을 우롱하지 마라. 이런 상황들이 지속된다면 국민의 촛불이 국회로 행진해 국x의원들을 국x회관에서 끌어내리는 처참한 장면이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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