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이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현대중공업이 초일류기업으로써 가야하는 방향은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전략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사명과 목적의 울타리를 복원해 이 사명과 목적에 몰입하여 구성원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한은 혈연이 섞이지 않아도 가족의 멤버로 존경받게 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였다. 이를 위해 새롭게 외연이 확대될 사명에 대한 자기정체성 질문을 통해 구성원들이 사명의 공감대를 만들고 동원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여기에 정열시키도록 제안했다. 이 원리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사람들도 공동의 사명에 몰입하는 한 현대중공업 사람과 똑같이 소중한 가족이다.

일터 설계는 <어린이들의 놀이터>를 부수고 <전문가들의 놀이터>로 재설계할 것을 제안했다. 사명의 울타리에서 구성원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자신의 직책이 아니라 역할의 전문성을 신장시켜 오직 전문적 역할로 평가받고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든다. 지금까지 회사에서 만들어 강요한 삼인칭의 어린이들 놀이터에서 벗어나 구성원들을 어른으로 대우해주고 이 어른들이 회사 사명의 맥락에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역할 스크립트를 쓰고 이 역할을 실현시키는 전략을 추천했다.

리더십은 공유리더십과 플랫폼 리더십이 적절해보였다. 부서장들이나 부분장은 이 부서를 위계적으로 일사분란하게 통제해서 성과를 낸 과거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탈피해서 관련된 구성원과 최종고객들의 성공을 돕는데 성공하는 플랫폼으로 생각하고구성원들이 신나게 일하고 성장체험을 느낄 수 있는 플랫폼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를 고민해보도록 주문했다. 리더들이 카리스마를 버리고 플랫폼 리더가 되는 대신 구성원들은 자신의 역할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른 구성원들을 리드하는 리더십의 공유를 제안했다.

기업의 문화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들려면 거위를 건강하게 하여 저절로 건강한 황금알을 낳게 하라는 방식을 제안했다. 성과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일을 먹이로 제공함을 통해 거위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황금알이라는 성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하는 방식임을 제안했다. 지금까지 대기업에서 문화설계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대부분 문화를 일과 분리시켜서 생각해오는 경향 때문이다. 일과 문화를 분리시키는 것은 거위에게 제대로 된 먹이를 제공하지 않고 굶겨가며 알만 낳기를 기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을 인수함에 따라 세계 제 1위 조선이라는 외형을 가지게 되었지만 전략, 리더십, 문화, 일터가 새롭게 디자인되어 혁신의 물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합병의 후유증으로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음을 실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공적자금을 안고 운영되고 있어서 결국 현대중공업도 국민의 혈세가 관여된 기업이 되었다. 국민들도 회사를 살려서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열망을 주문하고 있을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못 만들어낸 기적을 현대중공업의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도전정신으로 해낼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세미나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이런 국민들의 열망과 기대를 전달해보려 노력했다.

<다시 일어나 세계 제일 조선해양>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