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포스코에서 개최한 <기업시민 구현에 관한 심포지엄>에 참가하면서 포스코가 기업시민이 되는 것에 성공한다면 이전에 박태준 회장이 경험했던 곤혹스러운 상황을 다시 당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태준 회장은 자신이 키워온 포스코가 외압에 휘말리지 않게 하기 위해 정치를 택했다. 자신이 울타리가 되어서 정치로부터 보호하고 포스코는 업에만 집중하게 하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박태준 회장의 이런 울타리가 되어 바람막이가 되겠다는 전략은 실패했다. 포스코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울타리가 오히려 더 처참하게 정치 모사꾼들에 탐욕에 의해 난자당했다. 포스코에서 이권을 챙기기 위해 이들 정치꾼들이 들고 나온 논리가 제철보국에 담긴 국민기업 이념이었다. 국민기업이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서 관리하고 챙길 것을 챙기겠다는 논리지만 이 국가의 탈을 쓰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챙겨간 것은 개인적 탐욕이었다. 이런 정치적 탐욕이 이명박 정권에서 극에 달했지만 현정권도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 국민기업 포스코는 국민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집권 정권에 위해 갈기 갈기 찢어져 강력한 비즈니스 모형에도 호흡기를 단 중환자로 전락했다.
이런 국민기업 논리에 대응해서 들고 자신의 새 울타리로 세운 것이 기업시민이다. 기업시민은 경영을 견실하게 해서 국가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을 하지 않음에 의해서 국가로 부터 독립하고, 법적으로 문제되는 일을 하지 않음에 의해서 국가로 부터 독립하고, 법이 없어도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하지 않음에 의해서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이것을 넘어 시민들에게 선도적으로 본보기를 보여줌에 의해서 국가에서 독립된 시민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국민기업이 아니라 국가로부터 독립한 시민기업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이런 선언이 실제로 작동되고 내실화되어 포스코 사람들만이라도 모두 존경받는 시민이 된다면 아마도 국가 간섭의 외압에서는 성공적으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가를 핑게로 탐욕을 챙기기 위해 나서는 정권의 하수인들이 있더라도 이들에게 포스코는 시민에 대한 높은 윤리강령을 실제 지키고 있고 이를 위해 헌신하고 있어서 이들의 정치적 욕망을 더 이상 채워줄 수 없다고 명확하게 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시민의 울타리가 제대로 작동만 된다면 포스코의 구성원들은 이 울타리 안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자신이 업에만 몰입하고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또 다른 큰 이득이다. 포스코 종업원 개개인이 얻게 되는 심리적 안정감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천문학적인 것이 될 것이다. 이들이 시민기업의 논리가 완성되는 것은 여기서 얻어진 심리적 안정감을 에너지로 전환시켜 혁신의 용광로에 불을 붙이고 이를 통해 실제로 높은 수준의 기업시민을 완성할 떄이다. 이런 수준이 된다면 정권이 넘볼 수 없는 독립적인 회사가 완성될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갈 길을 멀고 험난해 보이지만 가야할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는 생각이다. With Posco라는 기업시민에 대한 약속이 실현되어 포스코가 정권의 정치적 폭압으로보터 벗어나 모든 세계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시민기업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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