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의 방에 여장을 푼 미래학자는 주임 수녀에게 안내를 받는다. 수도원 안에서는 무슨 일을 해도 괜찮으니 자유롭게 미래를 상상하셔서 성과를 내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한 가지 주의사항만 지키시면 됩니다. 무슨 일을 해도 상관이 없는데 절대로 창문 밖을 내다보시면 안 됩니다. 수녀님의 주의사항을 잘 따르던 미래학자가 수도원을 떠나는 날 마음이 흔들렸다. 내가 미래학자인데 호기심도 자제하고 산다는 것은 말이 안돼. 결국 호기심을 핑게로 직업의식이 발동해 미래학자가 창문 밖을 내다보게 되었다.

창밖을 내다보던 미래학자는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많은 수도사들이 매일같이 자신의 생활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도 수많은 수도사들이 자신의 일상을 지켜보고 있었고 이들의 눈과 마주친 순간 너무 놀라 까무러친 것이다.

초연결사회를 풍자하는 우화다. 초연결사회는 모든 존재하는 사물들이 연결되어 있고 연결된 것에는 cc tv가 달려 내 일상을 감시하고 기록하고 기록된 것이 공유되는 세상이다. 내 행동에 공개적 의문 사항이 들어오먼 기록된 내용들에 대한 공개적 검토가 의무화된 세상이 초연결세상의 본질이다. 특히 공인이라면 공개적으로 cctv를 되돌려 보는 수모를 감당해야 한다. 한 마디로 연기가 허용된 전문 연기자 빼고는 연기로 살아남는 것이 불가능한 세상이 초연결 세상이다.

아마 조국교수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창밖을 내다봤더니 자신의 모든 과거가 수많은 눈이 되어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지금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