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10-03 09:59
[N.Learning] 대한민국의 계급구조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2,030  

2019년 대한민국의 계급구조
정의롭고 행복한 나라

2019년 대한민국의 계급구조를 그려봤다. 정치적으로 보수인지 진보인지가 한 축이고, 경제적으로 부유한지 가난한지가 또 한축이다. 대한민국의 계층구조는 양극화가 아니라 4개의 분절된 계급이 서로 다양한 장면에서 복잡하게 갈등하는 형태로 쪼깨져 있다. 이 네 계층 모두에 속하지 않은 중도층도 있지만 이들은 4개 계층의 끌개가 어떻게 결합하는지에 따라 숫자가 유동적으로 변해 실체가 불분명하다.

브라만 우파는 부와 권력을 모두 향유하는 전통적인 귀족계급이다. 대기업 경영자, 사학재벌, 전관예우를 받는 검사 판사, 보수당 국회의원이다. 이들의 전통적으로 국가의 비호를 받아가며 자신의 부와 명예를 키워왔지만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사회나 국가가 아니다. 자신의 혈연적 자손들에게 자신의 계층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세습하는 지가 최대 관심사다. 자신의 가족에게 계층을 세습시키는 유전자의 본능에 최대한 충실하게 사는 계층이 이들이다. 이들이 가끔은 국가 운운할 때는 자신 가족의 기득권이 침해당하는 소지가 보일 때이다. 이들에게 국가는 자신들 명예, 권한, 재산을 지키는 방패일 뿐이다.

강남좌파는 조국교수로 대변되는 진보학자들이 리더가 되어 이끌고 있다. 경실련을 포함해 직업상 전문가 계층에 속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진보형태를 유지하는 계층도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진보라는 지적유희를 즐기지만 실제의 생활은 흙수저 좌파와 비교가 불가능한 안정적 삶을 향유한다. 민주당 국회의원이나 민노총, 한노총 등 대규모 <노조의 보호를 받는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도 이 부류에 속할 개연성이 높다.

바이샤 우파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농민, 소상공인, 프리랜서들이다. 이들은 생계의 위협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이다. 지금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한데 정치적으로 진보세력들이 뜬 구름 잡는 이야기로 현혹시켜 자신의 지금 생계조차도 더 불안하게 만든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점을 이용해 부라만 우파들이 정계로 진출할 때 항상 재래시장을 찾아 이들과 같이 국밥도 먹고 인사도 공손하게 해가며 표를 구걸하지만 이들은 선거때만 같은 동지이다.

흙수저 좌파는 김용준으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부모의 사회 경제적 배경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성장한 대부분의 젊은이들이다. 소위 SKY에 다니는 학생들을 키워준 부모는 부라만 우파거나 강남좌파일 개연성이 높아서 자신의 자식들이 흙수저 좌파와 같이 묶이는 것을 불편해 한다. 조국사태에 대해 이들이 보인 유보적인 태도나 시위에서 마스크를 쓰는 행동은 자신들의 부모에게 들키면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 때문이다. 흙수저 젊은이들은 바이샤 우파의 혈연적 자식들일 개연성이 높다.

브라만 우파와 바이샤 우파는 박근혜 촛불혁명을 기점으로 분열을 경험해서 성골 우파의 내집단과 태극기 부대라는 우파의 외집단으로 갈라져 있다. 강남좌파와 흙수저 좌파는 조국사태를 기점으로 서로가 같은 계급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하게 각성했다. 지금까지 모든 진보적 시위에서 제일 앞자리를 차지했던 민노총이 서초동 촛불시위에 빠진 것도 이들이 여기에도 속하지 못하고 저기에도 속하지 못하는 정체성 갈등 때문이다.

조국사태를 계기로 흙수저 좌파는 강남좌파가 자신들과는 신분이 다른 사람들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강남좌파는 자신들만의 문화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을 동원해 <유리바닦>을 만들었다. 이 유리바닦은 떨어지면 날개없이 추락하는 운명인 다른 흙수저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이들만의 튼튼한 안전망이다. 반대로 브라만 우파와 바이샤 우파 사이에는 <유리천장>이 가로 막혀있다. 브라만 우파는 너희도 노력하면 우리처럼 될 수 있다고 교과서를 동원해 가르치지만 브라만 우파가 방탄유리로 만든 <유리천장>을 깨는 것은 불가능하다. 계층간 격차는 세대가 지날수록 더 견고해져 아무리 노력해도 바아샤 우파들이나 흙수저 좌파들이 이 생과 다음 생에서는 브라만 우파나 강남좌파 계층 근처에 도달할 수 없다. 최근 발표된 계층연구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소외된 10%가 이들 기득권 계층의 꼬리 근처에라도 접근하는데 5세대 혹은 150년이 걸린다는 연구도 있다. 브라만 우파와 강남좌파 사이에는 유리천장과 같은 경계가 없다. 이들은 공개적 연극무대에서는 서로 싸우는 모습이지만 세트장 뒤로가면 악수해가며 서로를 좋은 스파링 파트너라고 치겨세운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이슈는 더 이상 진보 보수 사이의 정치적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면서 정당한 국민대접도 못받고 자꾸 밖으로 떨어져 나가 찬바람을 맞아가며 견뎌야 하는 국민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바이샤 우파와 흙수저 좌파를 소중한 국민으로 대접할 수 있는 나라가 정의로운 나라이다. 정의로운 나라는 브라만 우파나 강남좌파들이 소외된 국민들에게 지금처럼 연기나 말로만 같은 편임을 주장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들의 아픔을 자신의 고통으로 내재화해서 풀어가려는 진정한 긍휼감을 보일 수 있을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정의로운 나라는 지금 온 나라가 내홍을 겪고 있는 조국과 윤석열의 나라로 분열된 나라가 아니라 사회 엘리트라는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자신이 만들어 놓은 <유리천장>과 <유리바닦>을 깨부수고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향유하는 기회를 나눠주는 나라가 진정 정의로운 나라이다. 부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좌파이든 우파이든 모든 국민이 나서서 정의로운 나라의 목적을 세우고 이를 실현함을 통해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나라가 정의로운 나라다.

이런 나라가 실현된다면 보수/진보의 이념적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미래의 차별적 목적을 실현시켜가며 동시에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는 생활수준을 가진 <진성 중산층>이 점점 두터워질 것이다. 이런 진성 중산층이 많아지는 나라가 행복하고 정의로운 나라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판의 현실은 이런 나라의 방향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회적 엘리트라는 사람들이 점점 자신만이 토굴 속에 갇혀 토굴 속의 식견으로 국가의 운명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 전체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존재의 수준에서 차별화 시킬 수 있는 전략적 목적을 잃고 헤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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