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크 스터디에는 임원으로 경력을 마무리한 사람과 글로벌 컴퍼니의 대표이사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들을 비교해 무엇이 이들의 차이를 만들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CEO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들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알아보는 성찰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회사의 CEO까지 오른 사람과 못 오른 사람의 차이는 외적 성장을 넘어서 자신의 내적 성숙을 위해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다. 바쁘게 살다보면 외적 환경에 맞춰 적응하거나 기회를 찾아서 스펙을 쌓아 경쟁에서 이기고 그럼을 통해 성장을 구가하는 삶에 자신을 함몰시킨다. CEO가 되고 못됨을 갈라놓은 것도 누가 더 지식과 식견과 경험을 더 성장시켰는지가 아니라 바쁨을 핑게대지 않고 자신의 내면의 성숙을 위한 돌봄에 시간을 쏟았는지가 결정했다.
결정적 순간 자신이 스펙이나 경험이나 전문성이나 지식의 두터운 갑옷을 입고 있지만 몸은 더이상 세상의 변화하는 속도에 맞춰 움직일수도 없이 무거워졌다는 역설을 깨달는다. 골리앗처럼 몸이 무거워져 다윗보고 자신과 싸우려면 가까이 오라고 소리치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위험과 부름에 신경 쓰지 않는다. 이미 세상으로 부터 잊혀져가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지만 때는 늦었다. 자신을 성숙시키지 못하고 성장에만 신경을 쓴 참혹한 댓가이다.
성장에만 신경을 써 성공의 괘적만을 올바른 길이라고 믿고 따라온 사람들은 모두 골리앗이 되는 운명을 경험한다. 성숙이 빠진 성장은 몸만 무겁게 만들다. 시대가 요구하는 에자일은 성숙한 사람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특권이다. 성숙한 사람들은 상황이 아무리 변화우상해도 자신이 누구인지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이들은 지형이 바뀌어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만든 지도가 무용지물이 되도 정체성을 기반으로 자신의 좌표를 정확히 찍어내고 이 좌표를 통해 새로운 지도를 그려낸다. 애자일하다는 것은 세상이 자주 바뀌는 상황을 직면해서 과감히 기존의 지식과 경험의 지도를 버리고 새로운 지도를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골리앗의 성공에 익숙한 사람들의 치명적 약점은 쓸모 없어진 자신의 무기와 갑옷을 절대로 포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람이 아무리 새로운 애자일 기법이라고 알려진 많은 기법을 습득하고 조직을 애자일하게 디자인 한다고 애자일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애자일한 조직과 애자일한 리더는 자신을 잘 알고 있어서 지형이 바뀌어도 지도를 신속하게 그려낼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나침반이 없다면 지도를 그려낼 능력이 제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