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12-01 20:53
[N.Learning] 길 잃은 날의 지혜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5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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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길 잃은 날의 지혜]라는 시는 내가 평소 지론으로 펴고 있는 [삶의 과수나무 원리]를 잘 설명하고 있다.

과수나무에서 과일을 많이 얻기 위해서는 우선 꽃이 많이 피어야 한다. 또한 꽃이 많이 피기 위해서는 가지와 줄기들이 튼튼해서 영양 손실이 없어야 한다. 또한 뿌리가 튼튼해서 영양분을 충분히 빨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 영양분을 충분히 빨아 들이기 위해서는 결국 토양이 비옥해야 한다. 결국 과수나무에 열매가 풍성하지 못한 비밀은 눈에 보이는 과일과 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눈에는 잡히지 않는 뿌리와 토양에 있는 것이다. 열매는 결과이고 뿌리와 토양은 원인인 것이다. 우리는 토양이 산성화 되어 있거나 뿌리가 튼실하지 않은 나무에서 꽃이 많이 피고 열매가 많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실제 삶에서는 그와 같은 기대를 많이 한다.

결과에서 결과를 찾는 동어반복의 우를 범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성과가 안 나오는 회사에서 종업원들의 역량을 높히기 보다는 단기적 조치로 성과급 비율을 올리는 조치가 그것이다. 작은 물길이 이미 다 말랐는데 강물이 마른 원인을 마른 강에서 찾는다면 마찬가지 우를 범하는 것이다.

아인쉬타인도 "모든 문제는 문제와 같은 수준에서는 해답을 구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결과와 연과된 더 깊은 수준, 더 높은 수준, 더 긴 시각으로 문제의 진짜 원인을 발견할 수 있을 때 근원적 해결점이 나온다.

눈에 보이는 결과는 크게 보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원인은 작게 보인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현상으로 믿게 되고 이런 착시현상은 항상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하게 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착시현상이 때문이다. 이점을 두고 박노해 시인은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 작은 진실에서 답을 찾으라고 충고한다.

오늘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허송세월하게 되면 오늘의 내일은 더 답이 없는 날로 채워질 것이다. 오늘이 내일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오늘은 돌아가신 시인들이 그토록 갈구하고 살고 싶어 했던 그들의 미래이다. 과거의 누군가가 과거의 현재를 살아가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부단하게 노력하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오늘 같은 현재도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