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1-02 19:53
[N.Learning] 대한민국 조직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술취한 벌거숭이 임금님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76  

대한민국 조직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술취한 벌거숭이 임금님

월간 HRD 인터뷰

“조직개발(development)은 외부적인 상황의 변화 없이 내재적으로 문제가 확인될 때 적용해야 하고, 조직변혁 (transformation)은 지금처럼 디지털 혁명의 쓰나미가 밀려올 때 즉 외부적인 환경이 급변해서 예측이 불가할 때 시도해야 합니다. 조직개발과 조직변혁을 아울러 조직변화라고 명명합니다. 요즘 같은 저성장시대는 상황과 환경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조직변혁에 중점을 둔 근원적 변화 Deep Change를 진행해야 합니다.”

윤정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는 “지금껏 우리나라는 조직 개발에 집중한데 비해 조직변혁에는 관심이 부족했다.”며, “사실 조직변화는 조직개발과 조직변혁을 아우르는 용어로, 요즘 같은 불확실한 환경 및 상황에 대응해나가기 위해선 3 대7 정도의 비율로 조직변혁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제언 했다. 다음은 조직변화에 대한 윤 교수와의 대담이다.

윤 교수님, 우리나라 기업의 조직개발 현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업들이 조직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문화개선운동에 가담하고 있지만, 아직은 타 기업의 우수한 사례를 카피하는 정도로 판단됩니다. 실로 고유한 새로운 문화적 밈(meme) 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를테면 비타민이나 한약 을 복용하고 있는 실정이죠. 사실 조직변혁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일인칭이 되어 변화하는 소위 ‘돌연변이’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습니 다. 물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positive model’도 시도되고 있으나 긍정심리학에 마이크로 패러다임에 경도되어 근원적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부족입니다.

그렇다면 조직개발 문제점을 짚어주신다면 무엇이 있을 까요?

아마도 네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술꾼의 논리’, ‘벌거숭이 임금님’, ‘트로이 목마’, ‘행동주의 피드백에 기반한 변화’가 그것입니다. 먼저, ‘술꾼의 논리’는 만취한 술꾼이 대문 앞에서 열쇠를 잃 어버렸으나 집 옆 가로등 근처에서 열쇠를 찾는다는 풍자입 니다. 문제가 발생한 지점과 문제를 해결하는 장소가 상이하다는 뜻입니다. 가로등 근처가 밝아서, 다시 말해 연구가 활 발하다는 이유로 정답이 아닌데도 관행적인 사고로 접근하 는 거죠. 다음으로 ‘벌거숭이 임금님’은 경영의 성과가 상승할 때 여 러 가지 조직개발 프로그램을 유행처럼, 또는 경쟁처럼 도입 하는 경우입니다. 얼핏 보면 첨단의 프로세스를 지향하는 것 같지만,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아직도 벤치마킹이 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자신을 존재의 수준에서 차별화 시키는 전략과는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트로이 목마’는 조직개발이 구성원한테 선물처럼 제시되지 만, 장기적으로는 업무로 변형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구조조정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적잖아서 조직개발에 대해 냉소와 불신을 갖고 있는 조직원들도 다수입니다. 최근에 조직 수평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자를 해고하는 현상도 이런 관점에서 잘못 인식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행동주의와 피드백에만 기반한 변화와 혁신'은 표현대로 바람직한 행동을 평가하고 이에 대해 HR 제도를 붙여 신상상벌하는 현상입니다. 물런 행동의 문제를 HR로 연동시켜서 문제를 푸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문제는 그로써 겉모습은 변 화할 수 있지만 속모양은 그대로 남아서 평가나 보상의 압력이 떨어지면 옛날로 회귀해서 변화를 무의화 시킨다는 것입니다. 행동과 제도에만 집중해서 진행하는 조직개발은 항상 요요현상을 경험합니다. 행동변화가 달성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곧 요요가 나타나서 처음보다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도가 있습니까?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과 L자 경기라는 국면을 염두할 때 조직의 사명의 울타리를 복원하고 이 속에서 안정감을 즐겨가며 실험하게 할 수 있는 ‘Engagement’를 늘려가는 조직개발이 필요합니다.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지 못한다면 어떤 혁신도 불가능합니다. 사명을 통한 심리적 안정 공간이 없다면 모든 사람들이 다 생존모드로 전환되어 조직을 정치화시킵니다. 아울러 조직개발에 참여하는 HR 담당자들이 누가 뭐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자신의 전문성으로 자신이 조직의 사명을 살려내겠다는 결기와 열정이 중요합니다. 조직의 사명과 목적을 살려내서 실현시키는 근원적 변화를 위한 조직개발이 제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싱크로나이즈 될 수 있는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변화모형을 만들어냅니다. 기법 상으로는 아무래도 디자인을 조직변화에 응용한 ‘Intervention design’의 실험이 효과적일 듯합니다.

교수님, 기업의 조직변화를 위해 핵심적인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매일 변화하는 지형인 사막과 같은 VUCA 환경에서는 모든 기업은 생존해야 되는 이유에 대해 분명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행동중심의 조직개발과는 달리 바로 조직사명의 복원을 통해 조직이 설정한 목적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목적을 실현시키는 근원적 변화는 구성원에게 조직의 진실을 체험하게 함을 통해서 구성원을 인게이지먼트 시킵니다. 사명을 스토리로 엮어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맥락의 운동장을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사명이라는 맥락으로 상황을 새롭게 정의하지 못한다면 사람과 조직은 모두 환경결정론자로 전락합니다. 이런 사람들이나 조직이 미래를 만든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명의 토대 위에 모든 자원이 한 방향으로 정렬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면 그 성과와 열매는 기대해봄 직합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초연결 디지털 혁명기에는 기존 방식의 미시적 조직개발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입니다.

이미지: 윤정구님 포함, 웃고 있음, 텍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