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1-02 19:57
[N.Learning] 북극성이 북극성이 아니다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1  

북극성이 북극성일까?
<천문> 감상기

#스포일러_없음
#하늘에_묻다
#진북_이야기

1월 1일 가족들과 <천문>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진성리더십 아카데미의 설립이념이기도 한 진북 True North이란 진짜 북쪽을 의미한다.

중국이 챶아낸 좌표를 사용해 조선에서 찾아낸 북극성은 진짜 북극성이 아니다. 이것을 기반으로 조선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절기를 따져 농사를 지었다면 절기가 당연히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장영실이 이 엄청난 사실을 검증하기까지 조선은 엉뚱한 북극성을 진북이라고 믿고 있었다. 잘못된 진북에 기반해서 절기를 계산해서 씨앗을 뿌리고 길러내고 농사를 지어왔으니 농사의 소출이 제대로 나올리가 없다. 제대로 된 진북에 맞춰 최적화하는 과정보다는 유사진북에 맞춰 최적화 시키니 아무리 완벽한 기법을 동원해 최적화를 한다하더라도 최고 결과를 산출하지 못했다. 장영실과 세종이 보인 노력은 조선의 진북을 찾아 자신들과 백성들의 잘못된 의사결정의 관행을 고쳐나가는 혁신의 과정이다.

폭압이란 중국이 조선에 대해 행했던 것처럼 자신의 진북을 채용하도록 강요하는 행위에서 시작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상이 변했음에도 자신이 과거에 검증한 이념만이 진북이라는 믿음으로 이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들의 행위는 다 진북과는 거리가 먼 조폭의 폭력행위에 불과하다.

어떤 준거에 맞춰 경영을 최적화할 것인지는 초연결 디지털 혁명기를 살고 있는 현대의 경영에서도 중요한 질문이다. 지금까지 대학에서는 각자의 목표에 맞추어 자원을 동원하는 의사결정을 최적화하는 것을 경영이라고 가르쳐왔다. 시장과 경쟁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가 이런 기조를 주도했다. 하지만 2019년 8월 19일 Busines Round Table의 사명선언문에서는 지금까지 경영의 표준이었던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성과창출이라는 준거점이 잘못된 진북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대신 목적을 정하고 이 목적을 실현시킴을 통해 이익을 따라오게한다는 사명을 새로운 진북으로 정했다. 최적화의 준거점을 목표에서 목적으로 옮긴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 본산인 미국도 이제서야 경영의 제대로 된 진북을 찾아서 이것을 실현시키는 최적화 과정으로 경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다.

진북은 북극성만이 제대로 가르쳐준다. 우리가 진북을 찾기 위해서 쓰는 자석은 자기장 때문에 진짜 북쪽 즉 진북을 가르치기보다는 진북보다 서쪽으로 편향되어 있다. 나침반만에 의지해서 항해를 할 때 우리는 엉뚱한 목적지에 다다른다. 자석이 가르치는 자북은 자전에 따라서 지금도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에 나침반이 살아 있다면 항상 미세한 떨림을 유지해야 한다. 떨림이 멈춘 나침반은 죽은 나침반이다.

북극성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다. 북극성을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북두칠성을 찾아내서 이것을 준거로 북극성을 찾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림에도 보이듯이 북두칠성은 작은 곰자리의 국자 손잡이 마지막 부분이다. 하지만 작은 곰자리를 육안으로 찾는 것이 쉽지 않아서 잘 보이는 큰 곰자리인 큰 북두칠성을 먼저 찾고 이 북두칠성의 국자의 국자 머리 끝부분의 길이를 5배로 직선으로 연결한 지점에서 북극성을 찾았다. 이렇게 발견한 북극성이 맞는 북극성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작은 곰자리 그림으로 그려 다시 확인한다.

우리가 북극성에 목메는 이유는 북극성을 제외하고 다른 별들은 다 지구의 자전에 따라 지점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움직인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길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하는 삶 속에 놓이면 모든 사람들은 다 길을 잃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길잃음은 우리 삶의 붙박이 상수이다. 결국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찾는 방법은 진짜 북쪽을 가르켜주는 진북인 북극성을 통해서이다.

이런 길잃음에 대한 은유는 세기의 진성화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도 잘 묘사되어 있다. 고흐는 북극성이 아닌 별들은 회오리 바람처럼 회전하는 모습으로 그려냈다. 별이라고 해서 임의의 별을 꿈으로 설정하고 맹목적으로 이것을 따르는 노력이 얼마나 위험한 노력인지를 시사하고 있다. 고흐는 평생을 자신의 진북을 찾아 삶을 완성한 대표적 화가이다.

자신을 존재의 수준에서 차별화 시키는 목적이 우리들에게는 진북이다. 세종은 조선을 중국과는 다른 존재의 수준에서 차별화 시키는 준거점을 찾기 위해서 백성 속에서 진북을 찾는 위민정치를 해왔고 장영실이 이런 노력의 의미를 알아차리고 도와준 것이다. 일반 사람들에게 진북의 발견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시작된다. 자신이 죽는 순간까지 실현시켜야 할 목적이 있다면 이것이 바로 마음에 떠 있는 북극성 즉 진북이다. 이 실현된 목적은 내가 죽는 순간에도 나에 대한 메모리로 남아서 후배들과 사랑하는 가족에 의해 이들 삶의 스토리의 씨줄로 채용될 때 나는 죽어서도 미래를 만든 사람이 된다.

제대로 된 진북을 찾아내기 위해 모두의 마음 속에 떠 있는 진북이 진짜 진북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마치 작은 곰자리의 북두칠성을 통해 발견한 북극성을 마음의 진북이라고 확인했다면 다음은 이것이 큰 곰자리의 북두칠성의 국자의 끝과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혹은 카시오페아에 준거해서도 북극성인지를 확인하고 죽는 순간까지 이것을 조율하는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