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기업들이 물건을 만들기 위해 부품을 동원하고 이것들을 조합하고 만든 제품을 분배하는 체계는 국가를 네트워크로 촘촘하게 연결하는 글로벌 공급망 플랫폼에 기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기 위해서 애플이 설계도를 만들지만 실제로 고객들에게 아이폰을 넘겨주려면 공급망에 의존해야 한다. 애플의 설계도에 따라 세계 여러국가를 통해 필요한 중간재를 확보하고 이 중간재를 한 국가의 공장에 모아서 조립하고 이 조립한 것을 세계 각지에 팔아야 한다. 미국 애플이 설계도를 가지고 있어도 세계 각 나라가 참여하여 공급되는 중간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결국 아이폰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붕괴시킨 것은 이 중간재의 네트워크인 공급망 플랫폼이다.

세계 제조업을 지댕하고 있는 중간재 공급망 플랫폼을 구성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 국가들이다. 여기에서 중국은 중간재의 공급자이기도 하고 제품의 마지막 조립자이기도 하다. 중간재 플랫폼에서 가장 막강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지금 마스크 대란이 벌어진 것도 결국 마스크 부직포의 공급처가 중국이고 중국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수출을 금지해서 생긴 문제다. 또한 한국, 일본은 중국과 아시아 국가에 직접투자로 자신들의 완제품을 생산하는 공급망을 연결시켜놓았다.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공급망에 참가하지 못한다면 2008년 금융위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대공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 사태는 대면접촉 자체를 막고 있기 때문에 공급망의 붕괴 뿐 아니라 서비스업의 붕괴를 의미한다. 실제로 항공업, 여행업, 교육업계가 붕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를 막지 못한다면 산업전체가 붕괴되어 대공황의 전조가 올 수 있다.

공급망과 서비스 산업의 붕괴에 대응해 미국 등 금융선진국들이 쓸 수 있는 재정정책을 총 가동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10조가 넘는 재정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금융정책이 효과가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2008년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촉발된 것으로 탐욕스러운 미국의 금융가가 원흉이었다. 금융정책이나 재정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드리워지는 위기는 중국발 공급망의 붕괴와 이에 대한 파급효과로 서비스 산업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것에 기인한 것이다.

금융정책이 단기적으로 고통을 완화하겠지만 결국은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격이 될 개연성이 높다.

코로나가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 공급망과 서비스 산업의 붕괴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정책은 아픈 곳을 수술하거나 치료하는 정책이 아니라 진통제를 주거나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진통제나 반창고로 단기적 처방을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절대로 이런 정책에 올인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을 막고 궁극적으로 퇴치 시키는 일에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공조해서 전염을 중단시키지 못한다면 생각보다 우리가 겪게되는 파국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지금은 어느 나라를 비난하고 어느 나라를 옹호하는데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양적완화와 금융정책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진통제이거나 반창고일뿐이고 우리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코로나 전파를 완화시키거나 막는 일이다. 이 일에 전 세계가 같이 머리를 맞대지 못한다면 세계가 겪게되는 대공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일단 전염을 막는 것에 모든 힘을 경주해야한다.

정부가 중국에 대해 양가감정을 갖는 이유도 일견 이해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염시킨 숙주국가로 비난을 받아야 하지만 세계공급망 허브를 장악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수뇌부가 세계의 공급망이 자신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약점을 이용해 자신들이 코로나의 숙주국가가 아니라고 발뺌하는 성찰적이지 못한 태도가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세계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 중국의 민주화가 시급한 이유이다. 민주화되지 못한 중국은 중간재를 수출을 빌미로 또 다시 재앙을 수출하는 국가로 낙인찍힐 것이다. 중국이 자신들을 민주화하지 못한다면 비슷한 사태들이 자신들의 발등을 찍어 결국 스스로를 붕괴시킬 것이다.

2008년 경제공항은 미국 금융을 쥐고 있는 부자들의 도덕적 타락에서 촉발했다. 이번의 코로나 사태는 중국의 자연과 동물에 대한 착취와 중국 수뇌부의 도덕적 타락에서 촉발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신천지라는 타락한 종교 집단이 코로나의 숙주가 되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중국 등 힘 있는 국가들의 모랄 해저드가 전 세계를 얼마나 고통 속으로 몰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