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 <사유의 이미지>
두 편이 영화
진성도반들과 소크라테스 북클럽 들뢰즈 <차이와 반복> 3장 <사유의 이미지>를 공부하며 김춘수의 시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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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는 이름과 개념으로만 사유되는 꽃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이름을 넘어 내 몸짓 그자체를 관조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아무리 눈짓을 보내도 사랑은 물건너간 것이다. 나는 그냥 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일 뿐이다. 이름이나 개념에 의해서만 존재가 드러나는 세상 속에서 이름 없는 무명의 꽃들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시들고 있다. 김춘수 시인과 같이 이름을 몰라도 각자의 빛깔과 향기를 알아서 사랑해주는 시인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꽃들은 자신의 독자적 차이를 뽐내지도 못하고 다 이름모르는 꽃으로 살다가 시들 것이다.
들뢰즈가 우려했던 점은 개념과 이론에 의해 사유되는 세상에서 차이를 잃고 죽어가는 생명들의 아픔이다. 들뢰즈는 이 생명들에 대한 긍휼감이 복원될 때 동질성에 기반한 법칙이나 이론을 위한 개념을 만들기 위해 잘려나갔던 손과 팔과 다리가 다시 살아나는 기쁨을 맛본다고 예언한다.
문제는 우리 인간은 들뢰즈가 걱정하는 이 개념적 사유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개념적 사유가 가진 문제점을 이해하고 이 문제점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제대로 개념적 사유를 알고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진성리더십 도반들에게는 너무 익숙한 개념이지만 우리는 머리 속에 정신모형 I과 정신모형 II라는 지도를 가지고 세상을 이해하고 이 이해에 맞춰 행동하며 살고 있다. 이 두 정신모형이 들어주는 영화를 현실의 배경으로 믿고 현재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정신모형 1이 보여주는 세상은 자신의 과거가 반영된 플롯을 배경으로 보여주고, 정신모형 2는 미래 삶에 대한 플롯을 영화의 배경으로 틀어주고 있는 셈이다. 이 두 편의 영화가 과거의 삶과 미래의 삶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내가 만드는 삶의 스토리는 영원히 꼬여가는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내 잘못된 정신모형에 갇혀사는 삶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들뢰즈가 개념적 사유의 이미지에서 경고하고 있는 점이 실제 우려로 나타난 것이다.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도반이라면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자기중심적 사고를 벗어나서 자신의 삶에 상영하고 있는 두 편의 영화의 시나리오의 대본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업데이트 해 나갈 것이다. 개념적 사유의 이미지 덫에서 벗어나 정신모형이 주는 사유의 이미지가 주는 편익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진성리더라면 두 편의 영화가 미래를 제대로 만들어나가는데 드라이버로 사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삶의 대본을 수정할 것이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정신모형을 업데이트하고 재구성하지 못한다면 나는 정신모형의 덫에 평생을 갇혀사는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다. 덫에 갇혀 편견을 만들어내는 사유에 몰입하고 있다면 데카르트 주장처럼 나는 편견을 사유하고 있음에도 그것을 사유한다고 믿고 그것을 빌미로 자신의 건재함을 주장할 것이다.
손가연, 배정미, 외 2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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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가 현재, 과거, 미래 중 어느 시점에 서서 앞을 보며 살 것인가 또는 뒤를 보며 살 것인가에 대한 사고 모형에 따라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촛점과 태도가 바뀌고 미래의 모습~위치와 역량, 하는 일과 세상에 대한 영향력~의 변화 폭과 방향성을 좌우한다.
    자기 회상(RetroSpect)은 과거, 현재, 미래 관점에서 모두 해봐야지 배울 점을 얻고 발전적인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기만의 시사점을 발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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