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초연결사회로 진화하는 바람에 세상에 존재하는 것 모든 것들은 IoT가 내장되고 연결되고 연결된 것들간에는 ccTV가 서로의 행동을 촬영하고 필요시 촬영 정보가 공유된다. 초연결사회는 조직과 사회의 형태를 무경계 패러다임으로 진화시켰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직접적인 교류가 가능해짐에 따라 전통적 수직적 경계, 부서간 수평적 경계, 조직 내 외부의 경계가 집적적 연결된 교류형태로 바뀌었다. 이런 무경계조직의 패러다임은 접촉의 양태가 더 이상 대면적 접촉보다는 경계 밖에 존재했던 사람들과의 직접적 비대면적 접촉이 기아급수적으로 확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연결 무경계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접촉은 조직의 경계라는 갇힌 물리적 시간적 공간적 울타리를 전제로 한 대면접촉에서 해방되었다.

먼 대상과도 직접교류가 가능해짐에 따라 조직형태는 점점 수평화되거나 플랫폼 형태로 전환되었다. 또한 조직 안과 조직 밖 사이에 존재하던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졌다. 관련된 모든 구성원은 필요에 따라 모든 정보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져 투명성이 거버넌스의 기본이 되었다. 투명한 시대의 만남에는 조직정치나 꿍꿍이나 연기력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정치나 꿍꿍이나 꾸밈을 위해서는 꼭 면대면 만나서 비밀리에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비대면 접촉만 존재한다면 이런 것들이 발붙일 여지가 없다. 조직정치가 발붙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밀레니얼들은 대면접촉과 비대면 접촉을 선택하라면 대면접촉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다. 비대면 접촉에서는 조직정치나 연기력의 의미가 사라진 대신 남은 것은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 요구된다.

여러 국면에서 비대면 접촉이 접촉의 표준으로 정착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는 대면접촉보다는 비대면 접촉의 필요성을 극대화시켰다. 비대면 접촉이 증가함에 따라 꿍꿍이와 조직정치 등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급격히 줄어든 반면 비대면 접촉의 질에 대한 문제가 핵심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그냥 무의미한 물리적 접촉은 contact이라고 하고 의미 있는 사회적 교류는 만남(encounter)라고 칭한다.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언택(untact)이라는 말은 콩클리시로 non contact이나 contact free라는 말을 사용해야 맞다. Non contact이든 Physical Contact이든 의미 있는 만남 encounter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모두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다. Non contact의 방식을 통해서도 의미 있는 만남을 만들어내야 하고 대면적 contact을 통해서도 의미 있는 만남(encounter)를 만들어내야 한다. 대면접촉이든 비대면 접촉이든 만남의 질이 중시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비대면 접촉이든 대면접촉이든 이것을 의미 있는 만남(encounter)로 만들기 위해서는 접촉과 관련되어 꾸며야 했던 대부분의 포장들이 떨어져 나가야 한다. 접촉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에 모든 것을 정렬시켜야 의미 있는 만남이 성사된다.

접촉을 통해 의미 있는 만남(encounter)을 만들어 내기 의해서는 만남의 목적이 분명하고 의미 있어야 한다. 이에 더불어 일하는 방식도 협동이 아니라 협업으로 전환되어져야 한다. 협동은 상대와의 접촉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는 형태이다. 접촉이 먼저고 목적이 뒤 따르는 형태다. 또한 협동에는 집단의 목적은 암묵적이고 개인의 목적이 명시적이다. 결국 협동에서는 접촉과 공유된 목적이 분절될 위험성이 크다. 반면 협업에서 구성원들이 일차적 교류는 공유된 목적과 교류하는 것이다. 이 교류를 통해 생긴 문제에서 서로간 도움이 필요할 경우 이차적으로 일대일 접촉의 방식을 사용한다. 협업에서는 목적과의 정렬이 우선이고 이 정렬에서 생긴 문제를 조율하기 위해 일대인 접촉을 보완적으로 사용한다. 협동은 서로간의 만남을 통해 개인적 목적을 달성하는 방식인데 비해 협업은 공동의 목적을 팀의 코디네이터로 설정하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간의 만남의 빈돗수나 필요성을 정의한다. 협동에서는 접촉을 통해 서로간 조율이 일어나지만 협업에서는 목적을 통해 조율이 발생한다. 협업에서 최종 코디네이터는 설정된 목적이다.

초연결사회와 비대면적 접촉이 늘어남에 따라 접촉의 질에 대한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이 질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도 구성원들의 만남을 조율해주는 공유된 목적에 대한 믿음이다.

공유한 목적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구성원들은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역량을 어떻게 의미 있게 써야할지에 대한 가늠이 생긴다. 또한 목적에 대한 믿음이 있을 경우 이 목적은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팀에 울타리를 제공해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의미 있는 업무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 공유된 목적에 대한 믿음이 있는 경우 구성원들은 개인의 목적을 내려놓거나 공유된 목적과 정렬시켜 구성원에 대한 제대로된 신뢰를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