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랜트카 업계 업력 100년이 넘은 2위 기업 허쯔가 파산절차에 돌입했다. 외견상 허쯔의 파산은 우버 등 차량 공유 플랫폼 기업의 증가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코로라 팬데믹으로 이동의 자유가 사라지자 렌터카 수요가 급감해서 파산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렌터카 업체들은 아직 건재함에도 100년 기업이자 순위 2위 기업이 파산한 것은 의외이다. 본인은 최근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해 기업의 기저질환이라는 주제로 분석기사를 많이 쓰고 있는데 허츠의 경우도 분석해보았다.

코로나 팬데믹은 기저질환에 걸려있는 취약한 사람들을 먼저 공격하는 것처럼 기업 중에서도 오랫동안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키우는 것과는 먼 방식으로 기업을 경영해온 기업기저질환에 걸려 있는 회사들을 먼저 파산시킨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대표적 기저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비만을 들 수 있다.

오랫동안 주주가치와 금융공학이 합작해서 회사를 경영해온 기업들이 처한 기저질환은 당뇨병이다. 기업의 사명이나 목적보다는 주주의 과실을 명분으로 긍융공학을 이용해 기업의 장부상가치를 키우는 일에 집중한 회사들이 당뇨병에 걸린 회사들이다. 이런 회사는 모든 경영을 혈당에 해당되는 재무적 인센티브의 관점에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초단기적 성과에 집중해서 오랫동안 경영을 해왔다면 이 경우는 아마도 고혈압을 의심해보야 할 회사가 된다. 단기적 스프린트를 위해 힘을 내려면 채소보다는 고기나 지방 위주로 식단을 유지했을 개연성이 높다. 이것이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다면 혈관의 상당부분은 막혀 있을 개연성이 높다.

비만이 있는 회사는 회사의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해주는 일과는 상관없는 가짜 일들이 많은 회사이다. 회사 안에 조직정치가 판을 쳐서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과 상관없이 일을 만들고 이 일의 성과를 과대포장한다. 약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포장하기 때문에 실제 학습도 일어나지 않고 실수는 감춰진다. 감춰진 실수가 폭파되면 이 불을 끄기위해 전사가 바쁘게 돌아간다. 일이 없어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으로 생존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종업원들이 고객에게 전달되지 않는 부가가치가 없는 일들을 만들어 결국 비용만 늘린다.

허츠의 파산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세 가지 중 당뇨병에 해당되는 경우다.

사모펀드의 긍융공학이 회사의 파산에 도화선으로 보인다. 2005년 사모펀드에 매각된 후 허츠는 금융공학계의 아인쉬타인이라고 불려졌다. Clayton Dubilier & Rice 사모펀드는 2005년 장부가 148억 달러를 주고 허츠를 인수했지만 실제로 동원한 자본은 23억 달러다. 금융공학을 동원해 다시 지분을 셋으로 분할해 69억 달러를 조달했다. 인수 6개월만에 자신에게 10억 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해 본전을 뽑았다. 이 배당의 결과로 부채비율이 95%로 치솟았다. 또한 업은 렌터카지만 금융공학을 동원할 수 있는 리스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고 이를 담보로 돈을 빌리고 빌린 돈으로 차를 구매하고 이것으로 리스 사업을 하는 식이다. 이렇게 금융공학을 이용해 회사의 시장가치와 외형을 키운 후 2013년에 사모펀드는 빼먹을 것 모두 빼먹자 지분을 정리하고 나갔다.

떠나자마자 허쯔의 부실회계가 수면에 떠오르기 시작했고 다른 사모펀드 아이칸의 기업사냥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당뇨병이란 기업가치를 키우기 위해 금융공학을 동원해 회계 장부상으로 기업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경영하는 과정에서 얻은 기업병이다. 회사의 가치가 창출되는 원인이 아닌 시장에서 주가라는 혈당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걸린 병이 당뇨병이다.

얼마전에는 파산직전에 임직원에게 천문학적 배당금과 퇴직금을 지불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결국 파산하는 마당에도 혈당주사를 맞고 있는 셈이다.

지금과 같은 위기에 직면하면 기저질환이 있는 기업 순으로 기업은 Sudden Death를 경험한다. 당뇨, 고혈압, 비만의 원인은 한 가지이다. 기업이 정해진 사업이라는 목적을 홈페이지에 가두어 놓고 지속가능성과는 먼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는 점이다. 기업이 이런 기저질환에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목적과 사명을 중심으로 날렵하고 민첩하고 건강하게 회사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이런 기저질환에서 안전한 회사일까? 우리 회사가 기저질환이 있다면 어떤 기저질환일까? 당뇨인가, 고혈압인가, 비만인가? 아니면 이것들이 합병증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인가?

코로나 사태가 해결된다해도 기업의 경영방식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기저질환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목적과 사명을 중심으로 민첩하고 건강하게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