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6-28 06:46
[N.Learning] 대한민국에 드리운 세습의 그늘 신<신분사회>의 도래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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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드리운 세습의 그늘
신<신분사회>의 도래
한국공항공사 이슈는 대한민국에서도 능력이나 실력을 기반으로 지위가 배분되던 <Meritocracy>가 신자유주의와 만나서 진화를 거듭해 이제는 신 <신분사회>로 퇴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꼬리가 개를 흔들어 댄다 (The tail wags the dog)라는 표현이 있다. 본질은 무시되고 수단이 주인공처럼 나댈 때 생기는 현상이다. 정치에서 국정농단도 이런 현상이고, 경제에서 파생상품과 부동산이 실물경제를 쥐고 흔드는 현상도 꼬리가 개를 흔드는 현상이다. 조직에서는 조직의 사명과 관련된 일들이 무시되고 반대로 절차, 전략, 구조, 과정들이 중시되어 Fake work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런 현상을 오랫동안 방관하고 놔두면 대부분 사람들은 비본질적이고 수단적인 것을 오히려 본질로 착각하고 산다. 이러다보면 혁신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연기하고 꾸미고 치장하고 조직정치에 핵심적 자원을 낭비해 서서히 삶아 죽어가는 개구리 신세가 되어간다. 지속가능성을 무시하고 방만하게 운영하면 조직이나 개인이나 다 기저질환에 걸린다. 지금처럼 코로나 팬데믹 같은 위기가 닥치면 기저질환으로 앓고 있는 조직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내 삶이 서서히 지쳐가고 있다면 내 삶에서 본질과 부수적인 것의 우선순위가 바뀌어서 엉뚱한 일에 몰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공정성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국공항공사건의 전말도 따지고 보면 개의 꼬리가 개를 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공정성은 더 나은 삶을 의한 수단에 불과함에도 목적으로 치환되어 공정성자체를 위한 공정성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생긴 현상일지 모르지만 이럴 때일수록 문제의 본질인 더 나은 희망의 가능성을 만들기 위한 돌파구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는 정치가들은 다 실종되고 어깨나 들먹이는 정치가들은 다 한 마디씩 보태 들불을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체가 비전을 잃었다.
공정성은 모든 것을 같은 잣대로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동일성을 전제로한다. 모든 것을 동일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믿고 같은 잣대를 사용해줄 것을 요구한다. 이런 동질성을 전제로하는 공정성을 철저하게 제대로 요구하려면 대한민국에서 돈많은 부모 밑에서 머리 좋은 사람으로 외모가 준수한 사람으로 남자로 태어난 것도 불공정하다고 항의해야 한다. 여기에 항의하지 않는 것은 철저한 믿음에도 공정성에 이중잣대가 작용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다.
<꼬리가 개를 흔드는 현상>은 종사상 지위가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를 중요하게 구별하는 회사에서도 재현된다.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는 회사에서 반드시 차별적으로 구별해야 하는 직무역할이 아니라 신분상 지위에 불과한 종사상의 지위 간 중요성 순위가 뛰바뀐 것에서 시작된다. 한국공항공사도 보안직무가 조직에 기여하는 바와 일반직무가 기여하는 바의 차별성보다는 종사장의 지위라는 동질성을 기반으로 분류된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가가 문제되었다. 귀족노조의 피나는 노력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종사상 지위가 부모가 자식에게 유전자 복권으로 물려주는 외모, 성별, 재산, 두뇌처럼 또 하나의 복권이 된 셈이다.
조직은 어떤 절대절명의 순간에도 자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설파할 수 있어서 정당성을 부여받아야 자원을 동원할 수 있다. 존재우의가 본질이다. 이 존재우위가 무시되고 회사가 다른 회사와 경쟁해서 살아남는 경쟁우위가 회사경영의 본질로 바뀌어 꼬리가 개를 흔드는 것이 용인되자 지금과 같은 정규직 논쟁이 생겼다. 경쟁우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고의 유연성을 결정하는 종사상 지위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더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회사가 고객에게 자신의 존재의 필요성을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서 제대로 논증해낼 수 있는지의 존재우위가 핵심이다. 이 존재우위를 증명하려면 구성원이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종업원들이 고객을 위해서 제대로된 직무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회사는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고객이 감사를 요청해오면 논증해낼 수 있는지가 본질이다. 본질에 충실해서 이윤이 창출되면 이 이윤을 직무와 역할의 기여도에 따라서 공정하게 배분하는지가 공정성의 진짜 본질이다.
지금과 같은 논쟁이 발생한 것은 궁극적으로 회사가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목적과 사명을 잃어버린 상태로 돈의 흐름과 재무상태만 보고 오랫동안 경영해온 경영자들의 책임이다. 조직이 목적과 사명을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에 녹여 고객에게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체험적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결국 건강한 조직이란 이 단순한 원리를 구현하는데 모든 것을 집중할 수 있는 린(lean)하고 민첩(agile)한 조직이다. 조직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이 사명과 관련해서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당연히 역활을 꼽는다. 역할이란 사명이 기대하는 바를 수행하는 것이다. 좀 더 확대하면 조직의 사명이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바와 고객이 기대하는 바를 수행하는 것이 역할이다. 모든 구성원의 역할이 사명에 정렬되어 있어서 다른 엉뚱한 일에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조직이 건강한 조직이다.
본인의 저서 <황금수도꼭지>에서 사례로 연구된 아마존, 넷플릭스, 레고의 전문가들이 놀이터가 바로 이런 <사명지향적 역할중심 조직>으로 조직을 재설계한 것이다. 사명지향적 역할중심 조직과 반대되는 조직은 지금 논쟁의 중심에 있는 한국공항공사처럼 <신분 중심의 조직>이다. 신분중심 조직이란 역할이나 직무의 가치가 아닌 정규직 신분인지 비정규직 신분인지가 보상의 전부를 설명해주는 조직이다. 사명지향적 역할조직에는 사명을 수행하고 사명에 기여하는 정도가 평가되어 종업원의 Agency가 살아 있는데 한국공항공사 같은 신분조직에서는 누가 무슨 일을 하던지보다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의 신분만 중요하고 종업원의 Agency 문제조차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분조직은 사람이 행사할 수 있는 Agency를 자의적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을 제거한다. 문제는 조직환경이 바뀔 때이다. 역할은 자신의 Agency를 발휘해서 바뀐 환경에 조직의 사명과 고객이 기대하는 바를 찾아서 자연스럽게 바뀌어야 하지만 한번 정해진 신분은 공식적인 것이어서 바뀌는 절차와 과정이 만만치 않다. 결국 신분은 시간이 지나면 바뀐 세상에 조직의 뒷다리를 잡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한다. 조직에서 신분이라는 꼬리가 역할을 좌지우지하여 조직을 흔들어대는 현상이 생긴다.
이미 정규직이라는 기득권 신분을 차지한 소수의 귀족노조의 방조와, 경영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진, 이들의 무능의 틈을 타고 들어가 조직을 정치조직으로 바꾼 생각없는 정치가들의 포퓰리즘이 지금의 문제를 키웠다. 대한민국에서 한국공항공사처럼 먹거리가 좀 있는 공기업이 가지고 있는 비애이다. 한국공항공사의 공정성 이슈는 지금처럼 한국사회가 신 신분사회로 퇴행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손가연, Nam Sup Ahn, 외 5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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