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7-11 14:54
[N.Learning] 리더십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이 도래할 수 있을까?
 글쓴이 : 윤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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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이 도래할 수 있을까?
리더십 로망스의 어두운 그림자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조직의 성패가 모두 리더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21세기에 이르러 이러한 믿음은 과도한 믿음이고 심리학적 귀인의 오류에 근거한 잘 못된 믿음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세상에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으면 이에 대한 설명과 이론을 만들어 이해해야 하는 인지적 불안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설명이 잘못되고 잘 되고의 문제를 떠나서 설명을 가지고 있으면 불확실성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최소한 대안과 방향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적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욕구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이고 이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론을 만들어낸다. 모든 성인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일들에 대해 이론들을 가지고 있다. 돈에 대한 이론, 사랑에 대한 이론, 건강에 대한 이론, 자식에 대한 이론 등등. 이론을 만들어서 자신만이 세계를 보는 지도인 정신모형을 만든다. 정신모형 속에 자신이 몸과 체험을 통해 검증한 이론들을 쌓아 놓는다.
모든 인간은 유사과학자이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신모형 속에 기록된 이론이 반드시 과학적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 경험과 주변으로부터 들은 사실을 기반으로 주먹구구식 검증과정을 거칠 뿐이다. 주먹구구식의 검증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이론은 한 번 받아들여지면 잘 고쳐지지 않는다.
회사가 잘 되고 못 되는 것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왜 어떤 회사는 잘 되는 반면, 어떤 회사는 망하는지를 설명해주는 이론을 갖기를 원한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시스템 문제도 알아야 하고 회사의 직원들의 공과도 평가해야 하고 비즈니스 상황도 판단해야 하고 과학적으로 검증하기는 보통 복잡한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이 문제가 복잡해질 경우 사람들은 주먹구구식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라도 임시변통으로 만든다. 모든 변수를 사람과 상황의 문제로 이원화 시키고 상황은 너무 복잡하니까 사람의 입장에서 주로 설명하는 이론을 만드는 것이다. 세상에 돌아다니는 이원론은 거의 이런 주먹구구식 과학자들이 만든 논리이다. 회사의 경우에도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의 측면을 CEO가 대표하게 되고 모든 것을 이 사람의 공과의 입장에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즉 회사가 잘 될 경우는 리더가 잘해서이고 회사가 안 될 경우는 리더가 잘 못해서라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경향을 부추기는 것이 매스컴이다. 매스컴에서 기자들도 과학적 입장이 아니라 상식적 수준에서도 이해되는 리더 중심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기사를 쓴다. 문제는 매스컴에서 이와 같은 기사가 개재되면 일반 개인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설명에 확실한 사실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믿는다. 매스컴에서도 자신들과 똑 같이 설명했기 때문에 자신의 설명이 확실하게 맞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설명을 메신저가 되어 확신을 가지고 전파한다. 마인들 Meidl은 기업의 성과와 실패를 설명하는데 시스템이나 상황을 배제하고 모두 리더라는 개인을 중심으로 상식적으로 설명하려는 성향을 리더십의 로망스 romance of leadership라고 불렀다. 리더십을 너무 좋아 해서 실패든 성공이든 모든 것을 리더 탓으로 돌리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한 조직이 성공하고 실패하는데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리더 역할의 중요성이 다른 중요한 변수를 무시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잘 되기 위해서는 종업원들의 역량도 중요하고 회사의 선진 시스템과 프랙티스도 중요하고, 경영 환경도 문화도 중요하다. 리더의 역할은 이 많은 요소 중 중요한 한 요소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 모든 요소를 무시해가면서 모든 것을 리더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은 과학적인 설명과는 거리가 멀다. 이와 같은 과학적 입장을 무시하고 주먹구구식의 설명에 의존하는 동안 세상을 왜곡된 시각으로 보게 되고 이 왜곡된 시각은 잘못된 의사결정에 이르게 한다.
리더십의 로망스에 길들여질수록 그 회사가 가진 시스템이나 종업원들의 장점과 역량은 폄하되고 종업원은 리더에 의존하여 생존을 구가하는 어린이로 전락한다. 한 기업에서 리더가 빠졌다고 회사의 운명이 좌지우지될 정도이면 일찌감치 사업을 접는 것이 낫다. 누가보더라도 허약하기 짝이 없는 회사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리더십 로망스를 퍼트리고 있다면 구성원들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밝히고 현실을 직시해가며 구성원과 시스템의 단점와 장점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리더십 교과서에서 반드시 인용되는 귀절이 있다. 바로 우나라 순나라 백성들이 태평성대를 노래하는 장면을 묘사한 노자의 글이다. 우나라 순나라를 통치하는 임금님은 자신을 앞세우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백성들을 성공적으로 돌보아서 백성들이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이런 태평성대를 만들었다고 외치게 만들었다. 리더십의 가장 성숙한 상태는 바로 우나라 순나라 임금님이 구사한 것처럼 구성원들이 모두 리더가 되어 리더가 더 이상 필요없음(leader free)을 선언할 수 있는 단계이다. 리더가 인식의 범위에서 벗어난 상태이다.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의 원리도 리더십이 성숙되고 모든 사람이 리더로 성장하는 리더십의 민주화가 완성되어 더 이상 리더십이 필요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21세기의 월드클래스 기업의 총수들은 일반 사람들의 리더에 대한 열망을 충분히 이해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일반인들의 리더십에 대한 오류의 가능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회사가 잘 될 경우에는 그 공을 종업원들에게 돌리고 대신 회사가 어려워질 경우는 그 책임을 스스로 짊어진 사람들이 경우가 많았다. 한 회사의 성공의 많은 부분을 리더가 설명할 수 있어도 그와 같은 공과에 지나치게 빠져들 경우 회사의 미래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리더가 곤경에 빠져 있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더십 로망스를 역으로 이용하는 리더가 있다면 이 리더는 진성리더로 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