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7-11 14:59
[N.Learning] 기계와 무모하게 경쟁하지 말라 슬기로운 디지털 생활
 글쓴이 : 윤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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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와 무모하게 경쟁하지 말라
슬기로운 디지털 생활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과 기계가 학습하는 방식은 근원적으로 다르다. 인간도 과거의 경험 데이터를 일반화하는 방식으로 학습하지만 인공지능이 하는 딥러닝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더 큰 문제는 데이터 학습에서 인간은 새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취급하지 못한다는데 한계가 있다. 이전 데이터와 더 합치되는 데이터만을 받아들이려는 자기확증성향 때문에 후에 들어오는 데이터는 사실적 가치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기존 데이터를 텃세를 이기기 힘들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데이터를 처리해서 학습하는데 무슨 데이터라도 이전 데이터가 만들어 놓은 길과 무관하게 승리에 도움이 되는 알고리즘이라면 객관적으로 처리하는 능력 때문이었다. 직업이 과거의 데이터 처리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적용해야 하는 변호사, 판사, 신문기자, 교수, 교수, 회계사, 의사 직종은 가장 빨리 퇴출될 수 있는 직업군에 속한다. 아니면 지금보다 훨씬 싼 노동력의 댓가를 받고 인공지능이 처리해 놓은 데이터를 가지고 보조적인 일을 하는 직종으로 전락할 개연성이 가장 높다. 많은 젊은이들의 생각과는 달리 디지털 시대가 본격화 되면 이런 전문 직종은 상투잡은 직종들이다.
인공지능의 가장 큰 맹점은 좋은 질의 데이터가 제공되지 못할 때이다. 아무리 알고리즘 처리 능력이 뛰어난 천재적 수퍼 컴퓨팅 능력을 자랑해도 이입되는 데이터가 쓰레기이면 산출되는 결과도 다 쓰레기일 뿐이다. 인간과 기계가 전쟁을 벌이는 때가 온다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가짜 뉴스나 가짜 데이터를 대량생산해서 AI의 알고리즘 분별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가짜 뉴스, 가짜 데이터가 이들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독약인셈이다. 사실에 부합되는 데이터는 기계들에게 가장 영양가 많은 식사다.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기계가 지능에서 자신이 잘 살 수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협업을 하고 이 협업을 통해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더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컴퓨터 기계가 학습하지 못하는 인간만이 가진 학습능력은 범주들을 개념화 해서 개념을 만들고 이 개념으로 이론이나 모형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모형으로 보이지 않지만 실재할 가능성이 있는 세상이나 미래를 상상하는 비전 능력이다.
아인쉬타인이 상대성 원리는 경험적인 데이터나 실험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에너지와 질량과 속도라는 개념 사이에 존재하는 이론적 경로를 상상해서 모형화 했다. 이 모형을 기반으로 블랙홀을 예언해 냈고 블랙홀의 존재를 실증적으로 찾아냈다.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블랙혹에 이르는 초기값을 제공해주지 못했다면 우리는 지금도 블랙홀의 존재를 모르고 살 것이다. 아무리 수퍼 컴퓨터를 작동시켜 모든 데이터를 모았다 하더라도 초기값이 정확한 방향과 상상적 알고리즘을 제공하지 못하면 블랙홀을 찾아내지는 못한다. 데이터는 지금까지 데이터가 존재하는 것들간 연결된 패스 중 가장 많이 효과적으로 사용된 패스를 수학적 알고림즘을 통해 찾아낸다. 아인쉬타인이 예측해낸 블랙홀 처럼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은 대상에 대해서는 기계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 원래부터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고 관찰되지 못하는 영역은 기계학습의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변화를 추적해보면 처음부터 데이터가 있었던 적은 없다.
문제는 개념이나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간의 두뇌와 빅 데이터로 검증해 가장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답안을 찾아낼 수 있는 기계 능력 사이의 갭이다. 이 갭을 줄일 수 있는 메타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은 사람 뿐이고 사람들 중에 이론적 통찰력이 있는 사람들만이 디지털 혁명을 이끌 수 있는 근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이론능력과 기계가 더 잘 할 수 있는 실용과의 갭 문제를 지칭하는 지행격차의 문제는 처음부터 경영학이 초미의 관심을 두고 있는 학문이다. 실제 조직개발과 변화라는 학문을 만든 Lewin은 <가장 이론적인 것이 실용적인 것이고 가장 실용적인 것이 가장 이론적인 것이다>라고 설교했다. 이론이 실용을 벗어나는 순간 이론도 무너지고 실용도 진보하지 못한다. 둘이 서로 긴장만 하다가 사라질 운명이다. 이론이 실용적인 이유는 데이터를 통해 확증하는 과정을 시작할 수 있는 실용적인 답에 대해 초기값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어디에 진리가 있다는 것들 이론이 방향을 제시해주지 못한다면 기계는 엉뚱한 곳에서 진실과 상관없는 쓰레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할 뿐이다.
레빈의 뒤를 이어 Argyris도 이론(Espoused Theory)과 실용(Theories in action)을 연결시키는 것이 변화의 시발점이라고 규정했다. 스탠포드 대학의 Pfeffer 교수는 또 다시 경영학자들이 데이터나 실용만으로 위대함을 설정하는 쪽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을 우려하여 <The Knowing-Doing Gap>이라는 책을 출간해 이를 경고했다.
디지털 시대를 이끌 수 있는 리더들에게 주는 첫째 교훈은 자신의 경험적 지식을 가지고 기계가 제시하는 실용적 지식과 싸우지 말라는 것이다. 지식의 내용을 가지고 구글과 경쟁하거나 경험을 가지고 자신의 우수성을 기계와 경쟁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핸드폰이 번호를 다 기억해줌에도 기계에게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굳이 번호를 외우고 다닌다.
우리는 이미 우리가 달나라에 우주선을 보냈을 때 나사가 썼던 수퍼컴퓨터보다 1000배 이상 강력한 수퍼컴퓨터를 각자 몸에 지니고 살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실용에 대항해서 싸우는데 시간을 쏟기 보다는 이들이 제시하는 편익을 자신만의 삶에 대한 이론적 통찰과 연결시켜서 더 큰 더 새로운 차이를 만드는 지력에 더 매진해야 할 것이다. 기계와 싸우려면 핸드폰을 파기하고 정정당당하게 일대일로 싸워봐야 자신이 얼마나 무능한가를 깨달는다.
단순한 지능이 아닌 적어도 인간 지력의 탁월성을 증명해보려는 리더라면 자기만의 이론을 만들어 제대로 된 데이터가 어디 있는지 이들을 어떻게 규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초기값을 찾아내고 이 초기값을 통해 지행격차기 극복된 삶을 꾸릴 수 있는 사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을 변화 시킨 사람은 뛰어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이론적 통찰력으로 더 높은 수준에서 지행격차를 슬기롭게 극복한 사람들이다. 스티브 잡스도 그랬고, 빌게이츠도 그랬고, 넷플릭스의 헤이딩스도, 아마존의 베조스도 그랬다.
대한민국의 디지털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이런 맥락에서 뛰어난 이론적 통찰을 스스로 만들 수 있고 이 이론의 초기값을 통해 그런 세상이 실현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할 수 있는 디지털 지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실용주의적 철학자가 아닌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것은 거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