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켐프 오를 근력을 다지다
수월성(Excellence)의 정의
욕구(欲求)는 우리가 need라고 부르는 것이고 욕망(慾望)은 want라고 부르는 것이다. 욕구는 결핍 때문에 생기는 생리적 긴장이고 욕망은 새로운 더 바람직한 상태에 도달하려는 열망 때문에 생긴 심리적 긴장이다. 욕망(Want)은 결핍이 아닌 생성의 욕구이다.
예를 들어 먹고, 입고, 자고, 성생활을 하는 것은 생리적 결핍의 상태이다. 이 결핍을 해소하면 생리적 긴장이 사라진다. 반면 훌륭한 사람이 되려는 욕망(Want)은 결핍되면 충족시켜야 하는 욕구라기보다는 지금의 상태에서 더 나은 상태로 도약하려는 생장과 관련된 심리적 바램이다. 만족한 돼지의 상태의 삶을 선호한다면 욕구는 있어도 욕망은 생성되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려는 욕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이것을 주체적으로 선택해야 욕망이 시작된다. 욕망은 자기가 더 나은 상태를 열망함으로써 인의적으로 심리적 긴장상태를 생성시킨 것이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것을 직접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평생을 가도 이것 때문에 심리적 긴장이 생기지는 않는다. 자신이 스스로 만든 심리적 긴장이 없으면 이것을 달성하려는 행동도 하지 않는다. 심리적 긴장은 욕구의 생리적 결핍 에너지가 아니라 욕망에 기초한 생성의 에너지이다.
욕구는 특정한 사람과 상관없이 생리적 결핍이 생기면 누구나에게나 작동되는 보편적 에너지이다.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충족해야 하는 생리적 긴장이다.
욕망이 선택에 의해서 긴장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긴장을 실현되기 위해서는 근력이 요구된다. 주체적 선택과 이에 맞춤으로 만들어진 근력이 욕망이 실현되는 기본 조건이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부터 에베르스트를 등반할 수 있는 명성이 있는 등반가가 되기로 욕망한다면 처음부터 에베르스트를 상상하고 동네 뒷산이라도 등반을 시작해 근육을 형성해야 제대로 된 욕망으로 전환된다. 또한 강도를 높혀 지금의 중간 기착지보다 더 높은 곳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이곳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내려갈 수 있는 수준의 근력을 훈련해야 한다. 베이스켐프를 점점 높은 곳에 치고 이곳을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태의 근력을 만들면 어느 순간 에베르스트를 등반하는 등반가의 욕망이 실현된다. 어렸을 때부터 등반가를 원해서 방에 에베르스트 정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걸고 아무리 욕망한다해도 베이스켐프를 차례로 높여가며 근력을 형성하지 못해 어린이 근육을 가지고 있다면 등산가의 욕망은 어린이들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과 다르지 않다. 욕심이다.
인간인 이상 베이스캠프가 없이는 누구도 에베르스트를 정복할 수는 없다. 조직이나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높히 성장하는 것은 한 건의 과제의 성공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과제와 과제를 통해 만들어진 근력을 기반으로 정상에 오른다. 베이스켐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며 형성한 근육만이 욕망을 실현한다. 베이스캠프를 어디쯤에 세우고 이 베이스캠프 수준에 맞는 근육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최종적인 욕망이 달성될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베이스 캠프 아래에 있는 욕망은 여기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욕망일런지 모르지만 여기에 도달한 사람들에게는 그냥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현실이다. 이미 근력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근력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무의식으로 행동할 만큼 자연스러운 욕망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욕망이란 항상 무의식이라는 토양 속에 자라는 씨앗이다. 의식화된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욕망하지 못하는 것은 의식하는 것을 내 몸으로 내재화해서 무의식 상태로 변환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꿈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에 맞춰 설계된 베이스캠프와 베이스 캠프를 오를 수 있는 근력만이 욕망을 현실화 시킨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근력이 조금 씩 좋아져서 더 높은 정상을 공격할 수 있게 되는 상태를 수월성(excellence)라고 정의했다. 들뢰즈는 인간이 생리적 욕구의 상태를 탈주해서 존재우위를 규명하는 목적의 상태에 도달하는 탈주선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자신의 몸 안에 내재화해 심리적 긴장을 만들 때 생성의 욕망을 체험하고 있다고 규정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을 동물되기 상태인 결핍의 욕구에서 탈주해 생성의 욕망이 이끄는 삶을 사는 것으로 보았다. 탈주할 수 있는 근력을 형성해 더 높은 곳에 고원(베이스캠프)를 만드는 것을 인간되기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진성리더들은 목적의 실현이라는 가장 근원적 욕망을 자신에게 내재화 시켜서 이것을 달성할 수 있는 베이스켐프를 높은 곳에 지속적으로 만들고 이 베이스켐프를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의 근육을 만드는 일에 몰입하는 사람들이다. 진성리더에게 목적이 그냥 꿈으로 소진되지 않고 이들을 통해 존재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 변화를 완성되는 이유도 이들이 자신의 베이스 캠프를 높은 곳에 설정하고 이곳으로 탈주할 수 있는 근력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