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9-26 07:26
[N.Learning] 무엇이 이들을 분노하게 할까? 청년과 공정의 이슈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50  
무엇이 이들을 분노하게 할까?
청년과 공정의 이슈
대통령이 청년의 날 기념연설에서 37번이나 공정의 문제를 언급하며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최근 추장관과 조국장관의 자녀와 관련된 이슈가 <기회는 공정하고, 과정은 투명하고,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정권의 이념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여진다. 불공정성은 가장 큰 유권자 세력인 밀레니얼과 Z세대에게 촛불로 창출된 정권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대표적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불공정성이 특히 청년들에게 가장 민감한 이슈로 등장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공정성에 대한 이슈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절대적 편익의 문제라기보다는 상대적 편익에 대한 비교 때문에 생긴다. 모두가 절대적으로 못살고 못입고 못 먹을 때는 어떻게든 <같이> 살아남는 문제가 중요해서 공정성은 크게 이슈가 되지 못한다. 지금은 시대착오적 생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낙수효과도 경제가 절대적으로 어려울 때 적용되는 이론이다. 생존이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초미의 관심사일 때는 뛰어난 사람들이 나타나 생존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지지해주고 이들도 자신들이 얻어낸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나눠주는 것을 의무로 받아들인다. 국가생존 문제의 첨병에 서있던 대부분 기업들의 기업이념조차도 사업보국, 기업보국, 제철보국이었다. 기업이념으로까지 명시된 낙수효과는 사람들이 먹고 살만큼 경제가 좋아지면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신화적 이론이 된다. 다른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비교하는 개인들의 열망이 공정성을 이슈로 삼아서 사회의 번성의 문제를 제압하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공정성의 이슈에 블랙홀처럼 빨려드는 이유는 경기가 더 이상 좋아질 수 없는 L자 불경기의 국면 때문이다. 불경기로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가진 것이라도 지금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공정성 이슈에 매달린다. 특히 경기가 L자 경기로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이전만큼 자신에게 돌아오는 보상을 기대할 수 없고 보상의 양에 대한 포기는 결국 지금의 보상을 공정하게 나누는 형평성과 절차 공정성 문제에 관심을 돌리게 만든다. 이런 제로 섬의 상황에서는 아무리 공정한 제도를 만든다하더라도 공정성에 대한 이슈는 사라지지 않는다.
미시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공정성의 문제는 직장을 매개로 이뤄지기 때문에 직장에서의 유리문, 유리벽, 유리천정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유리문은 인천국제공항처럼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는 기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 존재하는 문이고, 유리벽은 설사 직장에 들어가도 어떤 사람들은 승진이나 혜택이 많은 직무에 부서에 배치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박탈된 사실을 경험할 때 인지한다. 유리천장은 학벌, 지연, 혈연, 성별에서 차별을 받은 능력 있는 소수가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인 경영진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 때 드러난다. 문제는 이런 유리문, 유리벽, 유리천정이 밖에 있는 외부인들에게는 이미 여기에 속한 내집단의 활동이 보이지 않는 One Sided Mirror 여서 이들의 기득권이 과도하게 보호되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내집단에 들어간 사람들 중 누가 조직의 미래에 더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가 투명하게 공표되고 제대로 평가되고 유리처럼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지금과 같은 직장과 관련된 공정성 문제는 많이 사라진다.
이런 미시적 공정성보다 지금 청년들이 이슈로 삼고 있는 공정성은 세대간 공정성이다.
머리좋고 외모도 빼어나고 재산이 있는 부모와 자신을 가족으로 연결시키는 문제는 부모나 자식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신이 이들을 위해 주사위를 던졌는데 운이 좋게 머리좋고, 외모가 뛰어나고, 재력이 있는 부모 밑에 자식으로 태어나게하는 생물학적 유전자 복권에 당첨시킨 것이다. 이런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것도 엄청난 행운인데 이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자신들이 탄 복권을 마치 탈만한 사람들이 탄 것처럼 과도하게 주장하고 이 복권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자식들에게 대대 손손 물려주려고 시도할 때 조국, 추미애의 건처럼 국가의 정당성의 기반을 흔드는 사건으로 비화한다. 의사들의 의료 파업도 이런 세대간 공정성 문제에 불을 지폈다. 대한민국에서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의지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머리와 재력 등 여러 유전자 복권에 한꺼번에 당첨된 경우인데 이들이 자신의 행운을 넘어 자신의 밥그릇만을 챙기는 모습에 일반 국민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분노한 것이다. 미래가 암울한 시기에 기회가 세대를 넘어 대물림되는 것을 목격하는 공정성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결국 청년들이다.
최근의 이슈가 되는 공정성은 미시적 공정성에 집중해서 제도적으로 유리문, 유리벽, 유리천정을 무너트리는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노력은 공정성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청년들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나라를 만드는 공정성의 충분조건은 사회 지도층의 긍휼감과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공정성은 사회가 더 나아지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제로섬으로 프래이밍될 때 첨예하게 이슈가 된다. 누구든 현재에 겪는 희생과 어려움도 더 나은 미래의 파이가 보일 때 감내할 대상이 된다. 공정성은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주로 싸움꾼으로 등장한다. 국가의 지도자들이 청년들에게 미래를 보여주지 못한 문제가 공정성의 이슈를 키웠다.
첫번째 충분조건이 실종된 미래를 부활시키는 문제라면 둘째 충분조건은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긍휼감이다. 자신처럼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행운에 대해 겸손해하고 이 복권에 당첨되지 못한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같이 해결하기 위해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이들의 고통을 같이 해결하려는 윤리적 정서가 긍휼감이다.
솔로몬이 지혜의 대왕으로 명성을 누린 것도 자신의 아기임을 주장하는 두 어머니에 대한 평결을 통해서 이다. 솔로몬은 두 어머니에게 아이를 반으로 나누는 공정성을 택할 것인지 아기에 대한 긍휼감을 택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했다. 아이의 진짜 어머니에 대한 기준을 공정성이 아니라 긍휼감으로 설정한 것이다.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행운을 걸머진 가진 사람들이 자기 아이를 되 찾은 어머니의 긍휼을 자신의 자식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보여줄 때 공정성의 문제는 보다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대통령과 정치지도자들이 연설에 초대된 BTS가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 미래를 잃어버려 고통받고 있는 젊은 세대에 대해 긍휼감을 전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