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0-27 08:01
[N.Learning] 이건희 회장 서거 2020-10-24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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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고 이건희 회장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승계문제, 노조문제, 정경유착과 관련해서 현대사에 남긴 과도 있지만 오늘과 같은 삼성전자를 만들어 국운에 기여한 공도 크다.
카네기나 록펠러처럼 세상을 바꾼 리더들을 보면 삶의 후반기에 이르러서는 자신들이 학습하는 죄인이라는 것을 각성한다. 이들은 젊었을 때 자신의 잘못과 미숙함에 대해 인정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전달함을 통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이를 통해 시대의 리더로 인정받는다. 이건희 회장에게는 아쉽게도 병고로 쓰러져 본인의 과에 대해 성찰할 기회가 없었다. 과에 대한 매듭을 스스로 결자해지하지 못해 평가는 역사의 과제로 남았다.
이런 과에 대한 논란에도 이건희 회장은 한국경영사에 큰 기여를 했다. 한국 경영자로는 최초로 경영에 아포리아와 디아스포라를 결합해서 지금의 삼성전자를 키워냈다. 이건희 회장은 그 당시 모든 경영 1세대가 따르던 국가보국이라는 획일적 경영이념을 극복하고 시대와 미래를 이끌 수 있는 삼성전자만의 경영철학을 통해서 전자를 지금의 상태로 키웠다. 따지고보면 이건희 회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경영철학자이다.
그당시 삼성전자의 임직원들은 한국에서 1등이라는 우물안의 개구리 자부심에 갇혀 서서히 삶아 죽어가고 있었다. 아포리아는 자신이 어떤 두꺼운 알 속에 갇혀서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의미한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가 대한민국에서 1등이라는 아포리아의 알 속에 갇혀살고 있어서 이 알을 깨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가 자멸할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줄탁동시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깨워 변화와 혁신을 향한 디아스포라를 유도했다.
삼성전자가 살아나 글로벌 1등기업으로 성장하게된 역사적 계기는 이런 아포리아라는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아스포라를 통해서이다. 디아스포라는 자신의 죽음의 문제에 대해 자신의 알 밖에서 여행자의 시각으로 성찰하고 스스로를 부활시키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의 디아스포라를 위해 프랑크푸르트에 전자의 모든 임원들을 불러들였다. 1993년 6월 어느 날 가벼운 출장으로 알고 프랑크푸르트로 건너갔던 임원들은 쉽게 돌아올 수 없었다. 이건희 회장이 임원들에게 삼성전자 미래의 설계도를 만들 때까지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건희 회장과 이 당시의 임원들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해 미국 일본으로 이어진 디아스포라 여정을 통해 삼성전자 미래설계도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통해 선포된 신경영은 진화를 거듭해 1996년 신년사를 통해 완성된다. 신경영과 디자인 경영으로 삼성전자는 죽음에서 부활해 다시 태어났다. 신경영과 디자인 경영은 삼성전자가 대한민국과 구성원과 글로벌 고객에게 한 약속이었다. 다시 태어난 삼성전자는 가격과 품질을 파는 것을 넘어서 문화와 디자인과 철학을 파는 회사가 되기로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이다.
[다가올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자 '지적자산'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시대입니다. 기업도 단순히 제품을 파는 시대를 지나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팔아야 하는 시대라는 뜻입니다.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창의력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자 21세기 기업경영의 최후의 승부터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애플이 디자인 경영회사이고 삼성이 기술회사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에 디자인 경영을 설파한 1996년 이라는 시점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디자인 경영을 제시했던 시점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의 2세대 총수들 중 최초로 ‘업의 개념’을 전파시킨 분이다. 업이란 비지니스의 본질과 목적을 뜻한다. 비지니스의 본질을 모르고 사업을 해도 열심히만 한다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는 모르나 번성을 구가하기는 힘들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 최초의 경영철학자 답게 평소 업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백화점은 그 입지가 가장 중요하니 부동산업이라고 봐야 하고, 호텔사업은 장치사업으로 보는 것이 맞다. 석유화학업은 인력 훈련에 업의 개념이 있고, 신용카드업은 채권관리에, 보험업은 사람모집에, 증권업은 고객상담에, 가전산업은 조립양산에, 시계산업은 패션이다.' 입지를 고려하지 못하고 백화점을 열거나 장치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는데 호텔을 연다면 사업의 향배는 정해진 것이다.
이런 업에 대한 통찰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면 이것을 기반으로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일을 반복한다. 목표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목표의 사다리의 한계는 현재의 생존을 결정하지 미래를 제시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목표로 미래를 제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근시안적 시각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다. 미래는 목표의 사다리 종착역에 존재하는 목적을 이해한 사람들만 볼 수 있다. 목적은 목표의 사다리를 열심히 건설하는 이유이기도하고 삶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야야 하는 이유이다. 기업이나 사람이 살아야하는 이유가 목적이다.
이 목적이라는 미래의 눈으로 현재의 비지니스나 하고 있는 일을 이해해 새롭게 개념화한 것이 업의 개념이다. 생존하고 잘 먹고 잘 살기위해 비즈니스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미래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일을 한다면 이 일은 일이라기보다는 신성한 업을 수행하는 것이 된다.
결국 목적의 눈으로 비즈니스를 미래차원에서 새롭게 개념화 한 것이 업이다. 어느 회사가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고 능력이 출중해도 업의 개념이 없다면 미래를 선도할 방법이 없다.
미래는 목적의 시각으로 비전을 획득한 사람에게만 보인다. 목적을 통해 획득한 비전이 없다면 기업이나 사람이나 눈뜬 장님일 뿐이다. 업의 개념을 깨우친 사람들이 잘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마래로 향하는 열쇠인 업에 따라 일하고 사업하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의 철학과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로 지금의 삼성전자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이건희 회장 사후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초연결 초지능 디지털 시대에 맞춰 삼성전자의 목적과 업의 개념을 다시 공진화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초격차를 내세워 기술로 멀리 도망가는 것은 초우량기업들이 성찰하고 실행하는 디아스포라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디아스포라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한계 밖에서 자신의 내면이 고통을 들여다 보고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의해서 결정되지 기술을 내세워 멀리 경쟁자들로부터 도망간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닭쫒던 개들이 무슨 이유로 닭을 포기하는 순간 닭은 살았다고 외치겠지만 혼자서는 생존할 수 없는 인간과 기업에게는 종말의 순간이다.
초연결 디지털 시대 삼성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의 초격차로 혼자 내달리는 것을 넘어서 파트너들과 함께 만드는 기업 생태계에 대한 공진화의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