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0-27 08:02
[N.Learning] 마음이 가출했다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21  
내 마음이 가출했다
조바심
조바심이란 내것이라고 알고 있던 마음이 나의 통제를 벗어나 가출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내것이라고 믿었던 마음의 일부가 나를 버리고 달아나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 조바심이다. 내 마음들이 다 달아나 버려 마음의 집이 텅빈 상태가 조바심을 부른다. 어떤 상황에서 나의 마음은 나를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달아나 나를 조바심의 심연으로 떨어트릴까? 마음은 선천적으로 가출을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인가?
가장 조바심이 날 수 있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많은 상황이 있겠지만 축구경기에서 우리편 선수가 프리킥을 하는 순간을 상상해볼 수 있다. 조바심이란 골을 못넣어서 지는 결과를 초래할 때 생기는 부정적 경험을 미리 당겨 상상적으로 체험할 때 생기는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떨어지는 상황을 상상적으로 체험한다면 조바심이 생긴다. 이처럼 조바심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원인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 결과에 마음을 빼앗겼을 때 생긴다. 이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마음이 빼앗기기 시작하면 자신의 것이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마음에 배신당했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더욱 달아나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범위 밖으로 달아나게 한다. 조바심은 영원히 자신만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연인이 달아나는 순간 느끼게 될 감정과 비슷한 감정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기도는 나의 마음의 일부를 의식적으로 미래의 어떤 대상에게 보내는 의식이다. 기도는 미래를 향한 마음의 투기행위다. 대부분의 기도가 작동이 되지 않는 이유는 투기된 마음이 오히려 대상에 갇혀서 빠져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빠져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투기된 마음이 결과에 집중하는 동안 마음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자신과의 내러티브가 끊겨지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좋은 결과만을 기대하고 마음을 상대에게 보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마음의 제대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마음이 돌아와 실패한 사실을 인정했을 때 실망하는 자신을 대면할 용기를 잃고 주변에서 헤메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살고 있는 집은 현재이다. 현재(present)라는 말은 마음이 살고 있음의 상태인 임재(presence)와 어원이 같다. 마음의 충만은 의식이 현재에 뿌리를 내리고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좋은 기도를 하기로 유명한 사람들은 인디언들이다. 인디언의 기도가 좋은 결과만 바라고 기도하는 조바심의 원천인 기복신앙의 기도와 무엇이 다를까?
인디언 기도는 기도제목으로 정한 일이 성사될 때까지 기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가 안 내려 기우제를 지낼 때도 비가내릴 때까지 기도를 한다. 겉으로 보면 인디언 기도는 결과만을 보고 기도하는 기복신앙의 극치로 보인다. 하지만 인디언 기도는 사실 비가 오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미래를 현재와 접속시켜 복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인디언 기도는 미래로 보냈는데 현재와의 연락이 끊어진 가출한 조바심을 현재로 불러들여 정렬시키는 행위이다. 인디언은 기도를 통해 가출한 의식을 현재로 데려와 고통스러워하는 현재의 자신과의 내러티브를 복원한다. 인디언들에게 기도의 목적이 미래에 대한 기복이 아니라 지금 현재 자신의 손상된 스토리를 복원하여 자신을 치유하는 것이다. 인디언들은 손상된 지금의 자신이 치유되면 치유된 도망갔던 마음들도 돌아오고 세상의 다른 마음들도 자신을 향해 돌아와 준다고 믿는다. 인디언 기도에서 치유의 핵심은 과거 미래로 달아난 조바심을 현재로 불러들이는 의식이다.
마음을 채우고 있던 의식이 미래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투기되었는데 그 결과가 맞아 떨어지지 않아 돌아오지 않는 상태도 조바심을 일으키고 과거의 기억 속으로 투기되었는데 과거에 사로잡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면 의식은 이미 집나간 조바심인 것이다. 조바심은 과거와의 충분한 내러티브를 통해 과거가 현재와 접속되어 살아나고 인디언들의 기도처럼 미래를 현재로 가져오는 기도를 통해서 미래를 현재 속에서 부활시킬 수 있을 때 돌아온다. 현재와 단절된 과거의 기억 속에 사로잡히거나 현재와 단절된 미래를 상상하며 파랑새만을 쫒는 상태가 집나간 의식인 조바심의 원천이다. 마음의 의식이 현재 속에 거하고 과거와 미래를 현재로 끌어들여 살려낼 수 있을 때 마음은 평안을 얻는다.
마음챙김이란 현재의 내러티브를 복원해서 자신만의 현재 스토리에 집중해 마음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조바심은 현재를 버리고 분절된 과거나 분절된 미래에 경도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주로 공격한다. 조바심은 미래와 과거를 현재로 부활시키지 못한 사람이 과거의 좋은 결과나 미래의 좋은 결과에 대해 마음이 빼았길 때 생성된다. 과거는 기억일 뿐이고 미래는 상상일 뿐인데 나의 존재가 거하는 현재를 버리고 기억이나 상상이 더 실존하는 것처럼 착각할 때 조바심이 생긴다.
조바심은 조라는 곡식을 채로 수확하는 것이 어려움을 표현한 말이다. 조는 일반 곡식과 달리 작고 생김이 괴팍해서 진짜 조를 남기고 쭉정이를 날려버리기가 힘들다. 조처럼 통제하기 힘든 것이 자신의 마음이다. 마음은 자신이 정해놓은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틈만나면 달아난다. 틈만나면 달아나는 괴팍하기 짝이없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복원시켜 내러티브를 통해 달래는 것이 마음챙김의 관건이다. 조바심은 지금까지는 승승장구하는 삶을 누려왔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단골손님이다. 마음이 달아나 돌아오지 않는 것은 어느 순간 자신과의 대화가 끊어졌고 내 삶에 대한 매력적인 스토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매력이 없는 자신을 피해 마음들이 다 매력적인 대상들을 찾아 달아난 것이다.
현재 속에 마음이 정붙이고 살 수 있는 자신만의 내러티브의 집을 마련해주지 못하면 마음은 또 조바심을 가지고 미래의 파랑새를 쫒아 달아나거나 과거의 영광에 취해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결국 과거를 현재로 부활시키거나 미래를 현재로 부활시켜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이 마음의 가출을 부축였던 것이다. 현재의 공간에 충분한 의식의 집을 마련해주고 과거 혹은 미래 자신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지금 당장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매력적인 집을 가진 사람이 조바심에 빠질 이유가 없다.
조바심은 현재를 과거나 미래에게 빼앗긴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의 통증이다. 과거와 미래를 현재로 불러들여 정렬시킬 수 있을 때 조바심은 사라진다. 모든 의미 있는 역사와 근원적 변화가 생성되는 것은 과거와 미래가 현재의 "일" 속에서 접속되어서 부활할 수 있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