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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사랑에 빠지다
초우량기업의 본질

어제 HRD Korea 대회에서 <기업의식과 핵심가치>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는데 기업과 구성원이 서로 사랑하는 개념에 대해 하루 사이에도 많은 분들이 피드백을 해주셨다. 

어떻게 기업이 사람처럼 구성원들에게 러브레터로 구애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도 기업을 사랑해서 자신의 회사에 러브레터를 보낼 수 있을까? 이런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일까?

기업이 구성원들이나 고객들에게 러브레터를 보낼 수 있기 위해서는 일단 기업이 살아있어야 한다. 기업도 사람처럼 몸은 생존해 있어도 의식은 코마 상태에 빠져 있을 수 있다. 기업이 식물기업의 상태인 코마상태에서 벗어나 살아 있을 때 이 기업을 기업의식이 있는 기업이라고 표현한다. 기업이 생존을 넘어 살아있음을 정의해내는 개념이 기업의식이다. 자신의 생존에 집중해가며 먹고 살기에 지친 회사가 구성원에게 러브레터를 보낼 수는 없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어서 사실상 의식이 없는 코마 상태에 빠진 기업이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의식이 깨어 있는 기업들만 구성원 및 고객과 제대로 된 사랑을 나눌 수 있다.  

코마상태에 빠진 기업을 살려내 의식을 차리게 하는 운동이 기업의 CSR이나 기업시민 운동이다. 글로벌 선진기업과 우리나라의 포스코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너무 추상적이라고 규정하고 기업도 시민이라고 의인화하여 기업에 의식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업이 의식을 가지고 살아난다는 것은 단순히 생존을 목표로하지 않고 자신만의 존재이유를 각성하고 이 존재이유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의식을 차려야 하는 이유가 구성원에게 약속한 목적을 비즈니스 모형에 녹여내 서비스와 제품으로 전달해야 하기 떄문이다. 존재이유를 각성한 기업들이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러브레터이다.

러브레터의 구애가 진실이라고 구성원들이 받아들이면 구성원들도 기업에게 러브레터를 보낸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대표적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직원들은 조직이 너무 사랑스러워 러브레터를 보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회사의 사랑마크를 문신으로 세겨 친구나 친지 등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한다. 자신의 몸에 세긴 문신은 종업원들이 회사에 보내는 러브레터이다.

조직도 의식을 가지고 있고 구성원들도 의식을 가지고 서로 사랑하는 기업을 사랑받는 기업(Endearment Company)라고 한다. 사랑받는 기업과 구성원들은 서로가 공동의 운명으로 규정한 목적을 실현하는 일에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협업한다.

시소디아와 동료들 (Rajendra S. Sisodia, Jagdish N. Sheth, David B. Wolfe)은 이런 사랑받는 기업들과 전략적 목표만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주식시장에서 주식가치의 상승분을 10년간 추적한 결과 서로가 사랑하는 기업이 경영학이 표준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보다 매년 기업가치가 3배 이상 더 상승하고 있다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기업이 의식을 잃고 코마상태에 빠지면 구성원들은 의미의 혼란과 부재에서 오는 아노미 상태에 시달린다. 자신의 회사를 사랑할 수 없음에 일과 역할에 인게지먼트 하지 못하고 몸만 회사에 담고 마음은 다른 곳에 가 겉돈다. 몸과 마음의 디커플링 상태에 빠진다. 사랑하는 대상들만 서로를 자신과 상대 삶의 주인공으로 받아들인다. 사랑이 사라진 회사에서 아무리 천만금을 주어도 주인의식을 살릴 수는 없다.

구성원의 아노미는 우리나라 조직들에게 지배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자신이 일하는 조직이 살아 있지 못하고 결국 사랑할 수 없다는 허탈감에 빠져 구성원의 마음이 콩밭에 머물고 있는 상태가 조직의 아노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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