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2-18 06:57
[N.Learning] 스타트 업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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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업
Startups
넷플릭스에서 우연한 기회에 의해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를 12편 끝까지 보게 되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스타트업(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이란 드라마이다. 청년들이 모여서 실리콘 벨리식 스타트업을 한다는 그냥 평범한 이야기로 생각하고 무심코 스킵하다 이렇게 접근할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어느 시점에서 깨달고 처음부터 다시 꼼꼼히 보기 시작했다.
벤츠의 지나친 눈에 거슬리는 간접광고 빼고 스토리의 구성도 탄탄했고 스타트업에 대한 해석도 적절했다.
스타트업은 구독 서비스의 개념을 만든 넷플릭스나, 모든 사람들이 PD가 될 수 있다는 미디어의 민주화를 선언해 만든 유튜브, 데이터 홍수에서 사람들을 벗어나게 만든 구글, 새로운 모빌리티의 개념을 세운 우버 처럼 기존의 산업의 특정 측면을 재해석해 업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만들고 이 개념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발명품을 팔거나 생계를 위해 창업하는 것을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창업과는 달리 스타트업은 미래로 통하는 문이자 열쇠 역할을 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주인공 서달미, 배수지, 원인재, 강한나가 제기하는 삶에 대한 이원론적 대결구도로 좌충우돌하다 종국에는 서로가 협업해 나름의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나가는 구조나, 삶의 완성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온전하게 연결됨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개념, 약자들에 대한 긍휼감이 스타트업의 모티브라고 설정한 점 모두 적절했다. 특히 성공한 기업의 혈연에 포함되기 위해 성까지 바꾸었던 원인재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 서인재로 돌아오는 이야기는 특히 쫄깃했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Pay it forward(먼저 선행하기) 앤젤 정신이나, 개발자와 투자자들의 비즈니스 모형을 놓고 싸우는 갈등과 긴장, 스타트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 놀이터이자 플랫폼인 샌드박스 같은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정부차원에서 이런 샌드박스를 기획해준다면 우리나라에도 스타트업을 염원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극의 결정적 흠집은 이야기한 바와 같이 극의 정신과는 반대되는 밴츠의 간접광고이다. 이들 주인공 뿐 아니라 성공한 친구들은 모두 밴츠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묘사한 것은 스타트업 정신과 충돌된다. 자신이 완성된 보수계층임을 광고하는 밴츠를 탈 생각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면 결국 이 스타트업의 미래는 뻔하게 정해진 것이다. 나라면 테슬라를 태우던지 포드의 무스탕을 태웠을 것이다. 백번 양보해 극 후반 이들의 성공을 묘사하는 장면을 굳이 연출하려 했다면 BMW 정도가 적절했을 것이다. 감독과 작가가 차가 주는 정체성의 개념에 무지해 드라마의 의도에 스스로 찬물을 뿌린 격이 되었다.
이점을 빼고는 좋은 드라마다. 젊은이들과 정부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 꼭 봐주었으면 하는 드라마이다. 스타트업 드라마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 영끌해가며 부동산, 증권투자에 몰입하고 있는 현재 한국 젊은이에게 제대로 된 대안적 미래의 개념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 사람 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