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종업원들은 <돈 받은 만큼 회사가 시키는 일을 한다>라는 대리인 이론을 신조로 회사를 다닌다. 대리인 이론은 주인이 시키는 일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에 종업원들에게 반드시 생각을 회사 문 밖에 걸어 놓고 회사에 들어오라고 주문한다. 회사에 들어와서는 엉뚱한 생각은 최대한 자제하고 주인이 시키는 대로 착한 어린이가 되라고 명한다. 주인들이 종업원에 대한 태도는 한보사태를 일으킨 고 정태수 회장이 법정에서 자신 회사의 임원들을 지칭하며 했던 "걔들 머슴들이 뭘 알아"라는 말에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대리인이론에서는 종업원도 머슴이고 임원은 상머슴인 것이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착한 머슴과 어린이 역할에 충실할수록 역설적으로 회사는 점점 삶아 죽어가는 개구리가 된다. 회사는 쪼그라들다가 대부분 코마 상태에 빠진다. 2021년에는 우리의 기업들도 조직에 사명으로 둘러진 한 울타리 개념을 통해 대리인 이론을 극복하고 기업을 기사회생 시킬 수 있었으면 한다. 제대로 둘러진 사명의 울타리만이 기업의 혁신과 구성원들의 주체성을 부활시켜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