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파제다는 1982년에 크리스토발 골론(Cristobal Colon) 박사가 창업한 스페인 요구르트 제조회사이다. 현재 스페인 유제품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회적 기업이지만 사회적 기업임을 스스로 광고하지는 않는다. 직원 350명 중 250명 정도가 지적 장애인이지만 스페인 사람들도 이 회사가 장애인 회사라는 것을 모른다. 이 회사가 특별한 이유는 장애인들이 제품으로 승부해서 스페인의 명문 기업이라는 비범함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사명은 "목적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의 일로 협업할 수 있다면 장애인들도 정상인과 같은 비범함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일은 치유의 한 과정이기도 하다. 장애인들도 온전한 직업을 갖게 해서 스스로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할 때 치유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한 회사이다. 실제로 직원들은 반나절은 일을 통해 치유하고 나머지 반나절은 자신의 병을 치유하는데 보낸다.

이 회사는 정상인들이 운영하는 기업보다 훨씬 건강한 기업문화를 자랑한다. 종업원들은 서로에 대한 긍휼감을 가지고 사랑으로 혈연적 가족보다 더 가족같이 일한다. 구성원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회사에 조직 정치가 끼어들 수 없다. 모든 구성원이 목적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로 협업에 몰입한다.

회사 이름인 ‘Fageda'는 나무가 있는 숲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지로나(Girona) 지역 산속에 자리 잡고 있다. 모든 제품도 자연 친화적으로 생산 가공된다. 이 회사의 브랜드는 24시간 산소가 펑펑 품어져 나오는 신선한 숲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에도 초바니, 다논 등 요쿠르트 기업들 중에는 진성기업들이 유난히 많다. 우리나라에도 한국 야쿠르트는 가정주부인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효시이다. 1971년 여성의 사회진출이 전무하던 시절 야구르트 아주머니들은 워킹맘의 상징이었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엄청난 일자리는 아니지만 여성이 일하는 것을 상상도 못하던 시절 많은 여성들에게 일을 통해 정상인으로 살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줬다.

요쿠르트 기업들 중 진성기업이 많은 이유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발효와 숙성을 통해 만들어낸 건강의 의미를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