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자주 쓰이는 표현에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가 있다. 직역하면 "케익을 눈으로 보고 음미하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정도로 번역될 것이다. 의역하면 "꿩 먹고 알 먹거나, "일거양득"을 취하는 방법은 방법은 없고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정도로 번역될 것이다. 하나를 희생해야 한다는 양자택일의 의미로 쓰인다.

꿩먹고 알도 취하는 일거양득의 방법은 없을까?

목적함수의 가정을 제로섬에서 플러스섬으로 바꿈을 통해서 가능하다.

제로섬은 과거와 현재 중심의 사고를 위한 가정이다. 현재 떡의 크기가 정해져있는데 이것을 두 사람이 나눠 먹을 때 한 사람이 많이 가져가면 다른 사람은 적게 가져갈 수 밖에 없다는 가정이다. 결국 평등하게 나누거나 지금까지 과거를 따져 떡 만드는 일에 기여한 기여도를 따져서 형평성이 있게 나눠 먹어야 분란이 생기지 않는다.

플러스 섬이란 떡을 아무리 공평하게 나눠도 서로에게 부족하게 돌아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가정이다. 따라서 일단 떡을 나누기보다는 지금 떡을 종자돈으로 떡의 사이즈를 키우는 방법을 같이 생각해서 떡을 크게 만드는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는 논리다. 공정성이나 형평성에 대한 논리는 과거의 기여와 현재의 떡의 크기에 집중하는 제로섬의 논리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논리는 아니다. 반대로 플러스 섬의 논리는 미래지향적 문제해결을 위한 논리이다. 공평하게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떡을 지금 다 나누는 일보다는 떡의 일정부분을 가지고 더 키우는 일도 생각하고 떡이 더 커지면 공평하게 나누자고 한 약속을 실행한다면 플러스 섬의 논리를 따르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지금 가지고 있는 불만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해 모든 정책을 공정성과 형평성에 올인 한다면 플러스 섬을 위한 문제의 근원적 해결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거하는 것이다.

번성을 구가하는 국가나 조직의 공통원리는 플러스 섬의 근원적 문제해결을 위한 목적함수가 이들 과제와 삶을 앞에서 이끌게 하고 결과가 산출되면 제로섬에 기반한 공정성 함수가 산출을 공정하게 나누는 정산을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형평성이나 공정성이 목적함수로 장착된 국가나 조직의 운명은 정해져있다.

번성의 돌파구는 제로섬에서 플러스 섬의 목적함수를 바꿈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20세기 초까지도 영국은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주지 않았다. 의회는 남성만으로 채워졌고 모든 법률은 남성을 위한 법률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당시 여성 운동의 선각자였던 에멜린 팽크허스트 Emmeline Pankhurst 여사가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달라"고 시위하기 시작했다. 판크허스트는 1908년에서 1914년까지 13번이나 투옥되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14년 제 1차 대전이 발생했고 전쟁이 지속되면서 영국의 모든 젊은 남성들이 죽어나갔다. 전쟁에 패배한다면 영국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를 직시하고 팽크허스트는 목적함수를 여성의 참정권 쟁취에서 영국의 생존으로 바꾸었다. 목적함수를 바꾼 후 팽크허스트 여사는 참정권 쟁취 투쟁을 잠시 접어두고 전쟁에 나가서 희생하는 남성들을 돕기 위해 여성들도 군수공장에 가서 군수물자를 만들자라는 캠패인을 주도했다. 전쟁이 연합군 승리로 끝나자 영국정부는 여성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1918년 3월 여성들의 참정권을 의회에서 비준했다. 13차례나 투옥되면서도 해결할 수 없었던 여성의 참정권을 목적함수를 바꿈을 통해 해결한 것이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 나타났을 경우 이 반대자를 힘으로 제압해서 굴종시킨다면 결국 내 의견을 추진하는데 이 사람의 도움을 얻을 방법이 없다. 반대자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인물이라면 내 의견을 담은 프로젝트는 싸움에서 이꼈어도 성공적으로 실행될 개연성은 없다.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이라고 말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목적함수를 의견을 관철해서 내 면을 살리는 것에서 내 의견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조직에 기여하는 것으로 바꾸면 상대를 지금과 같이 물리쳐야 할 적이나 경쟁자로 규정하고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 의견을 실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스파링 파트너로 만드는 전략에 생각이 미친다. 상대를 스파링 파트너로 만들어 내 전략적 파트너로 편입시킬 수 있다면 일거양득의 상태가 실현된다.

리더십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리더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강요하는 것을 목적함수로 설정하기 때문이다. 목적함수를 내 체면을 살리기 위해 내 스타일을 조직에 강요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면 이 리더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목적함수를 내 스타일을 포기하더라도 내 스타일을 통해 달성하려는 더 큰 목적을 실현시키는 것으로 정했다면 내 스타일도 지키고 더 큰 성과도 낼 개연성이 높다.

목적함수를 치고 박고 싸워서 지금 앞에 있는 떡을 더 많이 가져오는 제로섬에서 플러스 섬으로 바꾸고 이 플러스 섬과 관련된 전략적 변수들을 취사선택해서 일에 집중하면 사람들은 나에 대해서 평가할 때 저분은 어떤 일을 접근할 때 마인드 셋자체가 다르다는 최고의 찬사를 받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제로섬에 기반한 형평이나 공정성의 문제를 무시하자는 주장으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 주장은 플러스 섬의 목적함수가 우리 삶을 앞에서 이끌게 하고 제로섬의 공정성과 형평성이 얻어진 결과를 제대로 정산해서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목적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동기의 강화제가 되어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분담을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가장 지혜로운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모두 목적함수를 제대로 설정해서 마인드 셋을 바꾸고 이런 양자택이/일거이득의 삶을 실천한 사람들이다. 목적함수가 잘못 설정된 사람들은 첫 단추를 잘못 꿰어지는 상황을 만든다. 나머지 단추를 아무리 빨리 꿰어도 결국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가 제로섬의 공정성이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처럼 공정성이 목적함수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목적 함수는 미래에 닻을 내리고 설정되어야 한다. 미래를 통해 파이를 만들어지지 못하는데 공정성만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정말로 기회가 공정하고, 과정이 투명하고, 결과가 정의롭게 사용되는 사회를 증명하려면 기본적으로 미래를 통해 제대로 된 가치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와 내 삶을 제대로 추동할 목적함수가 무엇인 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