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상태를 가장 잘 묘사해주는 장면은 노자의 도덕경 17장이다. 도덕경 17장에 太上,不知有之(태상부지유지)라는 말이 나온다. 말 그대로 번역하면 "가장 훌륭한 임금(리더)이 있다는 것을 백성이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고로 성숙한 민주화란 백성들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 태평성대의 판을 깔아준 것이 제대로 작동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심지어는 백성들이 임금의 덕을 잊고 자신들 스스로를 칭송할 수 있도록 만든 상태가 민주화가 실현된 상태이다. 백성들이 배불리 먹고 자신의 배를 두드려가면서 임금이 없어도 우리가 이렇게 잘 먹고 잘 산다고 크게 노래 부르게 하는 상태가 만들어진 것이다.

디지털 세상으로 세상이 전개될수록 삶의 모든 영역에서 민주화는 필연적이다. 기업에서 인재를 개발하는 Human Development의 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직장에서 학습이 민주화가 실현된다는 것은 회사가 구성원들 스스로 학습해 자신의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을 의미한다. 이 플랫폼 운동장 안에서 구성원들은 서로가 서로로부터 배우고 학습하는 교차대리 학습을 한다. 또한 각자가 자신의 역량과 커리어를 염두에 두고 학습할 내용과 커리큘럼을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자기주도학습이 학습의 기본 골격이 된다. 또한 인지적 학습이 아니라 체험학습을 통해서 자신의 정신모형을 스스로 업데이트 해 자신의 효능감을 키우는 학습에 매진한다.

사회적 학습에서 언급하는 대리학습, 자기주도학습, 자기효능감 학습이라는 기제를 통해서 이뤄진다. 같은 회사에서 일을 처리하는 동료들이 서로의 학습을 위한 사운딩 보드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동료들이기 때문에 자신과 동료들의 운동장이라는 맥락을 제대로 이해한다.

이들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동료는 이에 대해 더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답하는 방식으로 대리학습을 한다. 대리학습을 통해 자신이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방식을 터득하면 주체적으로 학습하는 자기주도 학습자가 된다. 이들이 학습을 통해서

코치가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측면에서는 기여하는 바가 상당하지만 문제는 어떤 학습도 맥락을 벗어난 공간에서 이뤄지는 학습은 없다는 것이다. 외부 코치는 조직의 맥락에 몸을 담근 적이 없어서 이들이 던지는 질문은 맥락을 벗어난 질문이고 이 맥락을 벗어난 질문들을 답하다 보면 코칭을 받는 사람들은 돌고 도는 질문과 답을 견디지 못하고 제발 질문 좀 그만 던지라고 주문할 것이다. 다 질문과 답이 코칭을 받는 사람의 삶과 일의 맥락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