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의 사회화>는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데 드는 비용을 사회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령화된 노인들을 돌보는데 드는 비용을 사회가 감내하는 <돌봄의 사회화> 만큼 대한민국 미래의 향방을 결정하는 변수이다.

최근에 출간한 <여성은 전략적 파트너인가>에서 여성인재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 연구진이 국가에 제안했던 정책이다. 우리 연구진은 이 저서에서 사회적 간접자본 확충을 건설과 도로 항만 철도 등을 건설하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지금은 이 사회적 인프라는 말에 출생률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무리 교통과 건설로 물리적 인프라가 잘 만들어졌어도 이것을 이용하고 유지할 수 있는 인구가 전제 되지 않는다면 결국 다 무용지물이다. 인구는 사회적 인프라의 핵심이다.

대한민국이 지금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면 젊은 세대에 의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지 못하므로 옛날에 벌어 놓은 것을 그냥 곶감 빼 먹듯이 먹다가 어느 시점에서는 결국 모두가 공멸하는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다. 아무리 디지털 사회가 성숙해져 AI와 로봇이 인력을 대체해도 이들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돌봄의 사회화>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양육의 사회화>는 대한민국 운명을 결정할 핵폭탄이다.

출산율도 넓은 의미의 사회적 간접자본을 구성하는 한 변수로 고려해 출생과 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을 사회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제도를 논의할 시점이다. 적어도 이들이 출생에서 대학을 졸업해서 사회에 나올 때까지 실질적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정책을 기안해야 할 시점이다. 또한 북유럽 국가처럼 이들의 양육과 대학 졸업시까지의 모든 것을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부모 대신 맡아서 해주는 인력을 준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정책의 타당성도 검토할 시점이다.

지금처럼 마땅히 해야 할 일도 없는데 세대간 갈등 때문에 공무원 수를 늘리는 정책은 그냥 말 그대로 포플리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