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9일 미국의 전경련인 라운드테이블(Roundtable)은 산업계에서 신자유주의 원리에 따라 시장경쟁에서 승리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목표에 올인하는 전략경영을 포기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존재이유를 살리는 목적경영을 비지니스의 사명으로 개정했다. 이 개정 후 목적경영의 쓰나미는 미국에서 신자유주의 정치적 화신 트럼프를 몰아내고 사회의 다양한 영역을 넘어 휘몰아지고 있다. 지금은 이 쓰나미가 애니메이션 영화를 통해 어린이들의 영혼에 까지 스며들고 있다.

픽사가 최근에 어린이들을 위해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영혼(Soul)>도 이런 파도의 한 국면이다.

이 애니매이션을 만든 픽사는 스티브 잡스가 만든 회사이다. 스티브 잡스는 독선주의적 경영 스타일 문제가 불거져 1998년 자신이 만든 애플(Apple)로부터 해고 당한다. 이때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컴퓨터에 대한 열정을 살리기 위해 NexT를 창업하고 또한 자신의 창의성을 와신상담하기 위해 만든 회사가 픽사이다. 2006년 픽사는 디즈니에 인수되지만 잡스가 개인으로는 여전히 가장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 <영혼(Soul)>을 소개하는데 장황하게 스티브 잡스를 거론하는 이유는 잡스가 픽사의 대주주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영혼 22호와 주인공인 음악선생 조와의 관계 때문이다. 생의 가장 화려한 날 행사를 앞두고 사고를 당해 영혼이 되어 떠돌게 된 영화의 주인공 조는 영혼 22호의 맨토로 지정된다. 조는 영혼 22호를 제대로 맨토링을 해야 지구로 돌아올 수 있는 티겟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영혼 22호는 그간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맨토링 했다가 포기한 영혼이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결국 영혼 22호는 영혼을 잃은 영혼이고 주인공 조는 영혼을 가지고 있지만 몸은 죽은 사람이다. 이 에미메이션에서 영혼 22호와 주인공 조는 스티브 잡스의 생전 모습을 은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22호는 스티브 잡스의 못된 성격을 조는 영혼을 찾아 창의성의 불꽃을 지피는 이중성을 묘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스티브 잡스의 못된 품성은 실제 자신의 영혼인 조를 만나기 전까지는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가 맨토로 나섰어도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튼 <영혼(soul)>은 어린이들에게 삶과 죽음에 직면해서 살려내야 할 영혼인 목적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해준다. 살아 있어도 목적이라는 것을 획득하지 못하면 영혼이 없이 식물인간으로 사는 것이라는 어려운 철학적 주제를 쉽게 설명한다. 또한 목적을 목표와 혼동하면 영혼은 사라지게 되고 영혼이 사라지게 되면 마음을 뛰게 하는 불꽃도 사라질 수 있다는 주제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제대로 된 영혼은 목적을 일상의 삶과 접목시켜 매일 매일 살려내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탁월하게 표현했다.

더 놀라운 것은 애니매이션의 기술진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 등장인물을 더 사실적이고 개념적으로 명료하게 부각시키는 GG기술의 가장 최신판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어린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자신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단순히 살기 위해 목표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 번성을 위한 목적도 추구해야 하는 세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깨달았으면 한다.

어린이들이 목적을 각성해 이들의 꿈과 영혼이 살아나고 이들의 살아난 영혼을 통해 변화하기 어려운 어른들도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기적의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