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2-20 13:52
[N.Learning] 타자에 대한 다른 견해: 스파링 파트너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7  
타자에 대한 다른 견해:
스파링 파트너
진성리더십 아카데미의 소크라테스 클럽에서 레비나스의 <전체성과 무한>을 읽고 있는데 레비나스는 존재의 중심을 자아에서 타자로 옮기는데 기여했다.
레비나스의 타자철학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자에 대한 환대를 회복할 때 큰 도움을 받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소득이 있었다. 레비나스에게 타자는 다른 사람이라는 타인도 포함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이 타자이다. 자아는 가끔 우리라는 이름으로 외연을 확대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 자아든 우리든 이런 자기 중심적 철학이 촉발하는 것은 세상을 나와 다른 사람을 범주로 나누고 상대를 적대시하는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다. 타자를 환대의 대상이 아니라 나의 동일성에 의해서 정복시켜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길 수 없는 전쟁을 함축하는 무시무시함 때문에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피하는 타자 중 절대 타자의 대표 주자는 실패, 고난, 죽음이다. 하지만 레비나스의 조언대로 우리가 본능적으로 피해온 이런 타자를 환대할 수 있을 때 전혀 예기치 못한 큰 성장을 구가할 수도 있다.
첫째 성공과 차별해서 사람들은 실패를 타자로 규정하고 피한다. 즉 사람은 성공을 우리 편이라고 보고 실패를 타자라고 규정하지만 실제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사람들이나 기업을 보면 실패로부터 더 성장동력을 얻는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성공은 어떤 한 시점에서 마지막 상투를 잡은 것이다. 이 성공을 지키기 위해 이전에 했던 방식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냥 실패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시간의 검증을 통과한 회사들은 항상 성공에 매몰되기보다는 실패에 착안해 성공을 진화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성공을 제대로 진화시킬 수 있는 비밀은 성공자체에 숨겨 있기보다는 실패 속에 숨겨져 있다. 3M이 혁신의 대명사로 떠오른 것은 실패를 통한 학습에 방점을 두기 때문이다. 에디슨이 발명가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던 것은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환대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의 타자는 고난이다. 고난은 더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길러야 할 근력이다. 두 명의 장사꾼이 고갯마루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 장사꾼은 자신은 고개가 더 높았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표현한다. 다른 장사꾼은 무슨 말이나 자신은 고개가 낮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 두 장사꾼 중 큰 돈을 벌 수 있는 장사꾼은 첫 번째 장사꾼이다. 신에게 어떤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치게 해달라고 기도를 간절하게 드리면 아마도 신은 상대에게 연속적으로 복권에 당첨되게 만드는 것으로 응답할 것이다. 성경의 욥기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게 고난은 타자가 아니라 절대적 친구이다.
세 번째 타자는 죽음이다. 죽음은 피하고 싶겠지만 가장 뛰어난 성찰의 도구이다. 스티브 잡스도 죽음 앞에서 내려놓아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을 찾아내서 애플을 만들었고, Netflix가 자신만의 고유한 Culture Deck을 만든 것도 죽음 앞에서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이것을 빼고 모든 규칙을 지웠기 때문이다. 죽음은 미래를 만드는 도구이다. 죽음에 직면해서 몸이 해체되어도 후세에게 유산의 메모리를 남기고 후세가 이 유산을 자신의 삶의 씨줄로 채용할 때 우리는 죽어서도 살아나는 부활을 경험한다.
이런 관점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가 평소 적대시하는 타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랠 것이다. 자신과 우리의 범주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타자이고 암묵적으로 이 타자를 경쟁자이자 적이라고 생각하는 습관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이나 우리의 범주에 포함시킨 대상들은 숫자가 한정되어 있지만 이를 제외한 타자는 무한정이다. 지금까지 삶이 힘들고 팍팍했던 이유는 무한에 가까운 이들 모두를 적으로 삼아서 내 삶을 어렵게 지탱해 온 것이다. 우리가 코로나로 고생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자연을 타자로 규정하고 착취하고 학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세상을 공진화 하는 생태계로 규정한다. 공진화하는 생태계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리좀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철학적 전제 하에 진성리더십에서는 경쟁자를 스파링 파트너로 삼아서 근원적 변화에 성공하는 사람들을 진정한 진성리더로 규정한다.
지금 당장 죽음, 고난, 실패를 타자를 환대할 수 없다면 적어도 이 절대적 타자를 나를 키워주는 스파링 파트너라고만 생각해도 자신을 질곡에서 해방시켜 성장시키는데 크게 도움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