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2-20 13:54
[N.Learning] 주인의식 어떻게 제거할까? 어린이로 머물게 하라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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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식 어떻게 제거할까?
어린이로 머물게 하라
우리도 한 두 번은 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오래간만에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좀 하려고 가방을 싸들고 나섰는데 부모님이 너 요즈음에 공부를 왜 그렇게 게을리 하는거냐? 다른 데로 빠지지 말고 도서관에 가서 공부 좀 해라! 라고 말씀 하시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날 것이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당연히 도서관으로 향하던 걸음을 돌려 엉뚱한 곳으로 향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오래간만에 집안 청소 좀 하려고 빗자루를 찾고 있는데 부인이 빗자루를 들고 나오면서 청소좀 하세요 하고 빗자루를 건넨다. 청소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날 것이다.
주인의식을 말소시켜주는 모든 이야기 속에는 공통의 전제가 들어 있다. 공부든 청소든 일을 시키는 사람은 어른이고 상대는 항상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아이이니 잘 감시하고 신상필벌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주인의식은 어떤 과제를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려는 의지를 통해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정한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보상은 주인의식을 가장 확실하게 제거하는 방법이다. 실제 미국 회사에서는 전문경영자들이 회사의 주인인 대주주를 넘보지 않게 하기 위해 대주주가 모인 이사회에서 경영자들에게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의 인센티브를 약속하기도 한다. 경영자들을 돈의 노예로 만들어 돈 말고는 다른 생각을 못하도록 주인의식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신자유주의 경영방식이다. 경영자가 이미 돈의 노예가 되어 주인임을 포기한 회사에서 종업원들이 먼저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신자유주의는 대리인 이론으로 경영자들을 무장시켜 주주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주인자리를 넘보지 못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대리인 이론(Agency Theory)이란 주인인 대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경영자들이나 종업원들이 주인으로 나서지 못하도록 이들에게 과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 이론이다. 양극화를 심화시켜 주인인 자신을 따르는 사람과 따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되는지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려는 술수도 담겨있다. 돈을 벌어야 하는 주인에게 제대로 된 대리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영진이나 종업원들을 과감하게 해고해서 다른 경영진이나 종업원에게 뽄떼를 보이기도 한다. 이윤창출이라는 주인이 시키는 일만 제대로 하게 하기 위해서는 종업원이 독자적인 생각을 못하게 하는 평생 어린이로 만들어야 한다는 음모도 담고 있다.
오랫동안 어린이 취급을 받아 실제로 어린이가 되어 주인의식이 실종되면 어떤 과제를 시간에 맞추어 해야하고 하지 못할 경우 어떤 불 이익이 있고 할 경우 어떤 이익이 있는지의 측면에서 즉 머리의 수준에서 맴돌다가 기한이 임박해서야 마지 못해 하게 된다. 오랫동안 어린이로 살아서 주인의식이 실종된 것이다.
주인의식은 어떤 과제를 왜 해야하는지 이유를 각성하고 이 이유가 마음의 의지를 울렸을 때 생긴다. 이유를 각성해 일하려는 의지를 살려내는 것이 자발성(Volition)이다. 어떤 과제에 대해 이유를 각성해 마음을 울렸을 뿐 아니라 자신이 이 과제를 수행하는데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자신이 주인인 것처럼 모든 것을 결정하고 수행할 수 있을 때 자율성(Autonomy) 이라는 주인의식을 느낀다. 주인의식에는 자발성도 필요하고 자율성도 필요하다. 주인의식을 임파워먼트라는 이름으로 자율성의 측면에서만 해석하는 경향이 경영학을 지배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경영에서 임파워먼트가 주인의식을 살려내지 못하는 이유는 중요한 목적의 자발성을 거세한 상태에서 기술적 자율성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자신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서 설정한 과제를 진행하는 도중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이 과제가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이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는 피드백을 받으면 주인의식은 더 강해진다. 특히 자신이 어른임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면 주인의식은 하늘을 난다.
과제에 대해 이유를 깨달아 마음을 울릴 때는 이 과제가 자신의 고통을 넘어 남들도 고통에서 해방시켜줄 수 있을 때이다. 이처럼 과제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아픔조차도 사랑하는 마음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주인의식은 없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주인의식의 반대말은 노예의식이 아니라 자신을 능력이 있는 성인아이로 취급하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이 시키는 대로 하기 때문에 자발성도 없고 자율성도 감시를 받는다. 주인의식을 말소하려면 아이든 어른이든 나이에 상관없이 상대를 아이의 상태에 머물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