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이후의 새로운 가치
강건함 (Robustness)
코로나 이전 시대 기업이나 사람들에게 중요시되었던 가치 중 하나는 아마도 효율성이다. 효율성(Efficiency)이란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는데 자신의 가진 자원들을 절약해가며 최적화된 방식으로 동원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최적화의 문제는 정해진 답이 있는데 이 답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 있는 자원들을 어떻게 깔끔하게 손실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어떤 물건을 만드는데 10원의 비용이 들었다면 똑 같은 품질의 물건을 만드는데 똑 같은 자원으로 5원으로 만들었다면 적어도 5원 만큼의 최적화에 성공한 것이다. 같은 5원의 비용으로 더 나은 품질의 물건을 만들었다면 그것도 최적화에 성공한 것이다.
코로나에 의해 공격 받아 지금까지 답으로 알고 있던 답들이 답으로 작동하지 않는 세상이 온다면 최적화는 어떻게 달성이 될까?
조직이나 사람들이 가진 잘못된 환상은 이때도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답이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다. 하지만 지금 여행업에서 겪고 있는 것처럼 지금까지 100만원에 팔던 여행의 패키지 상품을 혁신해서 50만원에 제공한다고 해도 코로나 세상에서 이 상품을 사는 사람은 없다. 50만원어치의 효율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지금까지 쏱은 노력과 시간은 가짜 일이 된다. 회사에 이런 가짜 일들이 누적되면 비만, 고혈압, 당뇨가 찾아 들기 시작한다. 지금처럼 답이 없는 시대에 효율성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것은 자신을 기저질환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 된다. 지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답을 찾아내는 것만이 제대로 사는 길이다.
모든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은 기저질환에 걸린 회사들이다. 코로나가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하듯이 코로나로 촉발된 디지털 혁명은 기저질환이 있는 회사를 주로 괴롭힌다. 인간에게 대표적 기저질환이 비만, 고혈압, 당뇨라면 조직도 똑 같은 기저질환을 경험한다.
비만으로 고생하고 있는 회사는 조직정치가 넘치는 회사들이다.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일보다는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일이나 자신의 보신을 위한 일들이 더 많이 넘치고 이것을 마치 부가가치가 있는 일처럼 하고 있는 회사들이 비만으로 고생하는 회사들이다. 이런 조직정치를 위해서는 직접 만나서 일을 도모해야 하는데 만날 수 없고 디지털 대면으로 일을 처리해야 하니 기존의 일이 제대로 돌아갈리가 없다.
당뇨로 고생하는 회사는 회사의 구성원들이 평가나 보상이 연동되어진 일만하고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평가나 보상이 연동되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 성향이 있는 회사다. 구성원들이 평소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해서 회사에 필요한 인슐린이 자체적으로 공급되지 못한다. 이런 평가와 보상도 일의 결과를 중심으로 짜여진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열심히 일하는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지 등에 대한 평가여서 지금과 같은 디지털 대면시대에는 이런 평가와 이를 기반으로 한 보상을 할 방법이 없어서 고생한다.
마지막으로 고혈압은 회사가 초단기적인 프로젝트로 구성원들의 삶이 매일 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주로 한 회사들이다. 구성원들은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100m 단거리 계주를 하는 것이고 퇴근하는 시점이 100m 달리기 결승점에 도달하는 것처럼 일한다. 그렇다고 이런 단거리 경주 과제들이 서로 연동되어 가치가 축적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단거리 계주를 위해 구성원들은 고단백이나 지방질이 많은 식사를 해야한다. 결국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모든 구성원들이 고혈압 환자가 된다.
앞으로 미래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와 같은 사태가 시시각각으로 상수처럼 발생하는 시대일 것이다. 이런 시대를 이겨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기저질환을 키우는 효율성이 아니라 기저질환에서 몸과 조직을 해방시키는 강건함(robustness)이다. 강건함을 가진 리더나 조직만이 위험한 상황 속에서 몸을 던져 상처 받아가며 혁신을 실험할 수 있는 대범함을 보일 수 있고 실제로 상처를 받았을 때 원 상태로 돌아오는 회복탄력성도 크다.
포스토 코로나 시대는 강건한 회사들과 리더들만이 결국 미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데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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