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맹이 스프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버전이 존재한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버전은 마샤 브라운이 그림책으로 만들어 1948년 칼데콧상(그림책 상)을 수상한 세 군인 이야기 버전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전쟁이 종결되어 집에 돌아가던 배고프고 피곤에 찌든 세 명의 군인이 하룻밤 신세질 곳을 찾는다. 마침 마을이 나타나 그곳에서 신세를 지기로 작정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들이 마을로 오는 것을 보고 음식을 숨긴다. 이들이 나타나자 올해 농사를 망쳐 자신들도 굶어 죽을 처치라고 하소연한다. 이때 군인들은 자신에게는 마법의 돌맹이가 있어서 이 돌맹이로 맛있는 국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말을 건넨다. 이들은 실제 돌멩이 넣어 국을 끓이기 시작한다. 돌멩이 수프 맛이 궁금해진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모인 이들에게 돌이 마법의 돌이어서 지금도 충분히 맛이 있지만 양파를 조금만 넣으면 맛이 더 기가 막힐 수 있다고 언질을 준다. 양파를 숨기고 있던 농부가 궁금해서 양파를 자발적으로 가져온다. 이런 식으로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은 양배추, 소금과 후추, 당근, 고기 등 군인들이 수프에 넣고 싶어 하는 것을 하나씩 들고 나타난다. 결국 이들이 가져온 재료 덕에 맛있는 수프가 완성된다. 동네 사람들과 함께 식탁을 차리고 수프를 먹고 즐기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낸다. 잠자리까지 제공받은 군인들은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고향으로 향하는 길을 나선다.

돌맹이 스푸는 사실 리더가 세상에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묘사한다.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 폰을 만들어낼 때 그에게는 가진 기술과 자본과 인력이 없었다. 그가 가진 유일한 것은 스마트 폰에 대한 개념과 이 개념이 실현되었을 때 변화될 세상에 대한 믿음 뿐이었다. 스마트 폰에 대한 개념과 이 개념이 실현된 세상에 대한 생생한 믿음이 스티브 잡스에게는 돌 수프를 시작할 돌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 돌 수프 이야기를 기술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들려주었고 자본을 가진 사람들, 수프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들려주어 이들을 애플이라는 협업의 장에 초대해 결국은 아이폰이라는 돌 수프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애플의 기술 수준은 삼성전자에 훨씬 못 미치지만 스마트 폰의 개념을 마법의 돌로 사용해 특허로 묶어 놓고 가장 많은 스파트 폰을 파는 삼성 모바일 보다 더 큰 돈을 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돌 수프 리더는 고 정주영 회장이 많이 회자된다. 정주영 회장이 지금 현대와 같은 거대기업을 만들어낼 때 가지고 나온 것은 집에서 훔친 소 한 마리이다. 그 당시 소 한 마리는 큰 금액일 수도 있으나 그 당시 소 도둑이 다 무에서 유를 만든 것은 아니다. 정주영 회장만이 소(돌)를 이용해서 지금 현대그룹이라는 돌 수프를 창조해냈다.

세상은 자신의 제약조건을 먼저 정해놓고 이 제약조건 하에서 자신이 가진 것만을 동원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상을 바꾼 근원적 변화는 누군가 돌 수프라는 자신만의 개념을 만들어 낸 사람의 간절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이 사람의 간절함이 개념을 만들어내고 이 개념을 실현시켰을 때 찾아올 세상에 대한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돌 수프 이야기를 들려주어 이들을 협업으로 동원하는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이런 돌 수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구자들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당연한 것으로 향유하고 있는 대부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종교와 달리 기독교의 하나님도 세상과 인간에 대한 최초의 개념을 담은 천지창조를 인간에게 제안해 동물처럼 살던 사람들의 세상을 인간의 세상으로 바꾸었다.

역설적으로 무에서 유가 아니라 지금 가진 것을 가지고 큰 유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없다. 나는 무에서 유를 만들기 위한 마법의 돌맹이를 가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