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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세대갈등

TV판으로 특별 편성된 문명특급에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이 방영되는 영상을 보다가 세대 차이가 극복될 수 있는 한 대안적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문명특급>은 재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은재가 MC를 맡고 있는 유튜브 전용방송이다. SBS에 직원인 이은재는 요즈음 새롭게 핫하게 등장한 MZ세대 직업인 연반(연애인+일반인 혹은 연예인 + 일반직장인)이다.

MC 이은재는 90년대 생으로 MZ세대이고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윤여정은 아마도 베이비 붐 세대일 것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이들 간 세대 격차는 나이 차이만큼이나 크다. 하지만 인터뷰를 보면 베이비 붐 세대의 대표주자 윤여정과 MZ 세대의 대표주자 재재 간에 이야기가 소통된다. 어떻게 이런 엄청난 세대 차이가 극복될 수 있었을까?

세대는 먼저 기득권을 획득한 세대가 새롭게 등장하는 세대를 자신의 관점으로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따라서 기성세대가 개념화 한 세대 개념을 통해서는 새롭게 등장하는 세대의 욕망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한다. 새로운 세대의 이름에는 기성세대가 자신 세대를 기반으로 다음 세대의 변이를 예측하고 이 변이를 범주화 시킴을 통해 통제하려는 욕망이 숨겨져 있다.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개념을 만들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이 개념 특권을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전용하면 이런 특권에서 제외된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압제의 시작이다. 실제 MZ세대를 이끄는 젊은이들과 이야기해보면 이들은 MZ 세대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에 저항을 표현한다. 자신들을 일방적으로 분류시킨 기성세대의 의도 속에 꼰대 냄새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음모를 깨달은 새 세대의 선두주자들은 자신과 무관하게 만들어진 세대 이름에서 탈주해 미지의 영역에 자신만의 새로운 깃발을 꽂는 것을 삶의 목표로 정하고 산다.

세대의 문제는 기성세대가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은 베이비 붐, X세대 밀레이얼 Z세대 등의 개념적 권력을 포기할 때 해결의 단초가 마련된다. 개념적 차이를 내려놓고 서로의 얼굴을 직접 대면해가며 자신의 삶과 관련한 맥락을 드러내 대화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규정된 세대의 범주에 포획되지 않은 서로 다른 욕망과 열망의 차이에 대해 공감하고 공감을 기반으로 차이를 연결하는 시도에서 시작해야 맞다. 이런 시도들이 New Normal로 정착될 때만 지금의 MZ세대가 자신들보다 젊은 세대를 만났을 때 희랍시대부터 있었던 꼰대선언인 <요즈음 젊은 애들>이란 용어를 자신들도 사용하는 우를 벗어날 수 있다. 개념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서로의 맨 얼굴들을 읽고 차이를 연결해내지 못한다면 MZ 젊은 세대도 시간이 지나면 꼰대세대로 전락하는 필연적 역사의 끈을 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명특급의 윤여정 편은 상대의 세대 차이가 아닌 맨 얼굴에 연륜으로 드러나는 나이 차이를 인정할 때 세월을 넘어 새로운 차이를 만드는 공감의 운동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탁월한 편성이라고 생각한다. 공중파 방송에서 유튜브 방송을 내보낸 것도 사실 기성세대의 레거시 방송과 신세대의 SNS의 차이를 연결해서 다양성의 운동장을 만드는 시도여서 이런 편성 시도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문명특급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 바램은 이런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세대 개념을 내려놓고 나이를 연결함을 통해 실제 차이를 통해 더 좋은 차이를 만들 수 있는 협업의 운동장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여성의 범주를 넘어 확장시켜 달라는 것이다. 대문자 여성을 탈주한 여성들이 대문자 남성을 탈주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이 연결을 확장시켜 더 다양한 변방의 소수가 시대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주인공으로 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시도를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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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재미 있게 방송을 시청하면서 마지막 부분에 윤여정에게 MBTI를 적용하는 모습에 심한 거부감을 느꼈다. MBTI는 재미로 할 수 있겠지만 이 MBTI가 숨기고 있는 폐해를 알고 재미로만 사용할 수 있었으면 했다. 어떤 사람을 MBTI라는 범주 속에 집어넣고 상대방의 팔과 다리를 잘라낸다는 것은 또 다른 개념적 폭력이다. 나도 오래 전에 해본 경험이 있는데 나를 강제로 분류하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보이는 질문들에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 학생들에게 조차도 절대로 권하지 않는다. 혈핵형, 사상체질, MBTI을 신봉해가며 상대를 범주화시키는 것은 편견의 시작일 뿐 아니라 상대의 고유성과 개성을 잘라내는 비윤리적 행동이다. 상대를 시해하는 행위이다. 문명특급이 추구하는 다양성 철학과는 정반대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어서 이런 것들이 지속되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