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나 임원진들과 세미나를 하다보면 조직에서 정말로 성공하는 리더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에 대해서 논의할 때가 많다. 여기에서 자주 인용되는 성공 리더들은 세 종류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성공을 측정해주는 잣대인 KPI를 달성함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지 즉 성공의 시선이 어디에 멈춰 있는지에 따라 분류되어진다.

똑 같은 성과를 지양하지만 성공의 시선에 따라 이들의 운명은 천지차이로 갈린다. 첫째 부류의 리더는 지금 당장의 생존을 위해서 성과에 올인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팀장까지는 무난하게 성공했다. 둘째 부류의 리더는 성과를 통해 자신의 생존의 문제를 넘어서서 부하들을 자신급의 리더로 길러내는 것까지를 목적으로 삼은 사람들이었다. 여기에 시선을 두고 성과관리를 한 사람은 임원까지 무난하게 승진했다. 최고의 성공을 거둔 리더들은 성과를 통해서 구성원들을 리더로 길러낼 뿐 아니라 이 리더들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것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성공에 성공을 거듭하며 무난히 CEO까지 올랐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다른 성공의 목적함수를 가지고 있었고 이 목적함수에 따라 성공의 시선이 달랐다. 결국 목적함수가 성공의 시선을 통해 성공을 담을 수 있는 그릇 크기를 결정했다.

목적함수에 따른 성공의 시선이 어떻게 이런 큰 차이를 내는 것인가? 똑같이 성과에 몰입하면서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초보운전자와 베테랑 운전사가 운전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초보운전자는 시야를 멀리 두지 못한다. 주변에서 당장 일어나는 것에 세세하게 신경을 쓰다 보니 항상 운전대가 흔들리고 심지어는 사고를 낸다. 반면 숙련된 운전자의 시야는 먼 곳에 고정되어 있다. 그렇다고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신경을 안 쓰는 것은 아니다. 시선은 먼 곳을 주시하고 있으므로 운전대가 안정적이다. 운전이라는 성과를 안 내는 것도 아니다. 베테랑 운전사는 같은 시간을 운전해 사고를 낸 초보운전자보다 더 멀리 갔을 것이다.

운전에서처럼 기본적으로 똑같은 성과를 산출하면서 성공의 시선을 어디에 두는지가 리더로서 성공의 크기를 결정한 것이다. 성공의 시선은 자신 삶의 목적함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경쟁에서 이겨서 생존하는 것에 목적함수가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을 키워서 공생하는 것에 목적함수가 있을 수도 있다. 고수는 모든 참여자들에게 플랫폼이 되주고 이들이 플랫폼을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여 공동체가 번성하게 돕는데 목적함수가 있을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부하를 육성하는 것에 성공의 시야를 고정할 수도 있고 이것을 넘어서 더 장기적으로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것에 성공의 시선을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의 차이는 시간의 차이가 아니라 시선의 차이를 결정하는 목적함수의 차이다. 리더들이 부하를 육성하기 위해서나 조직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더 시간을 써야하는 것으로 착각하는데 이들이 조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쓰는 시간의 양은 비슷하다.

똑같은 성과라도 성공의 시선이 생존을 위한 단기적 성과에 고정되어 있을 때는 성과의 내용들이 모래알과 같아서 성과의 결과가 시너지를 통해 축적되지 못한다. 평생 매 분기마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 시지프스 돌 굴리기를 해다 기진맥진해 인생을 조기에 마무리한다. 평생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똑같다.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성공을 향유하는 리더는 자신의 목적과 사명이 명하는 곳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이것을 구현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결과로 성공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한 리더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생존과 협동의 관점에 갇히기보다는 더 큰 목적과 사명에 대한 관점으로 현재의 성공에서 끊임없이 탈출한다. 이들은 장기적 목적과 사명의 안목으로 자신의 관점을 확장시킨다. 이런 제대로 된 성공의 시선을 가진 사람들은 한 두 번의 큰 성공에도 탈선하지 않는다. 이들은 세상에 약속한 목적을 실현한 마지막의 성공을 진정한 성공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목적지에 대한 사명의 시선을 잃지 않고 중간에 실기도 하고 실수도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보천리한 리더들이다.

반면 운이 좋아 한 두 번 크게 성공하고 실패한 리더들은 성공에 혈안이 되어 성공을 따라다닌 리더들이다. 높은 수준의 성공의 시선을 가진 고수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하수들은 아무리 머리가 좋아서 전략과 전술을 잘 정교하게 만들어도 수가 다 읽힌다. 남들에게 머리만 굴리는 장사꾼의 수가 읽힌다는 것은 그만큼 성공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을 가지지 못한 것이다. 성공의 시선이 자신 발끝 아래에 있는데 욕심만 커서 운 좋게 찾아 오는 성공도 제대로 담지 못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살아가며 한 두 번의 성공의 기회는 행운처럼 찾아 올 수도 있다. 문제는 큰 성공이 행운으로 찾아왔을 때 이를 담을 그릇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