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4-07 14:02
[N.Learning] 얼마나 벌면 돈 버는 것을 멈출까? 간접동기의 역설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3  

얼마나 벌면 돈 버는 것을 멈출까?
간접동기의 역설
일을 할 때 그 일과 내재적으로 관련된 것 때문에 일하려는 동기가 생긴다면 그 유인을 직접동기라고 하고 그 일의 조건, 환경, 결과 때문에 일하려는 동기가 생기는 것을 간접동기라고 한다.
예를 들어 일 자체가 가지는 의미, 도전, 학습, 성장 체험 등 때문에 열심히 하는 동기가 분출되고 있다면 직접동기를 체험한 것이다. 반면 일을 성공했을 때 돈이 생긴다거나 명예가 생기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다면 간접동기 때문에 일하는 것이다. 직접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일과 관련한 자가 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효과를 가져온다. 내재적 동기의 발전소에서는 일에서 내재적으로 발생하는 실현된 의미, 실현된 학습, 실현된 성장 등이 다시 연료로 공급되기 때문에 밖에서 연료를 따로 공급해줄 필요가 없다. 외재적 동기는 돈, 명예, 복지 등 연료가 떨어지면 발전소가 멈추기 때문에 연료가 떨어지면 밖에서 지속적으로 공급해주어야 한다. 공급이 멈추는 순간 발전소의 가동도 중단된다.
문제는 직접동기가 전혀 없이 전적으로 간접동기 때문에 일하는 경우 어느 순간 간접동기의 유인은 유인이 아니라 고역으로 전환된다. 사람들은 간접동기 때문에 일하는 것이 고역으로 전환되도 고역인지를 인지하지 못한다. 간접동기가 습관화되면 일하는 것이 고역임에도 고역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대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도 문제의 근원을 찾지 못하고 결과로 나타나는 공정성에 대한 시비나 일과 상관없는 워라벨 등 엉뚱한 통로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예를 지금 배가 엄청 고픈 사람에게 공기 밥을 주었다고 가정해보자. 배고픈 사람에게 밥은 꿀맛일 것이다. 이 사람에게 배불리 먹으라고 다시 공기 밥 한 그릇을 더 공급해보라. 처음 만큼 꿀맛은 아니지만 먹을만할 것이다. 다시 세 번째의 공기 밥을 제공하면 아마 이때부터 공기 밥은 쾌락이 아니라 고통일 것이다. 다시 한 공기를 제공하고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을 제시하면 이때부터 공기 밥은 고문이 된다. 이후 제공되는 공기 밥은 더 큰 고통이다.
돈만 가지고 일을 시키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 돈이 궁한 사람에게 시간 당 좋은 급여를 제공할 경우 이 돈은 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꿀맛일 것이다. 하지만 공기 밥처럼 어느 정도 되면 일에 대한 돈의 효용가치는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돈이 더 이상 필요 없는데 반드시 일을 해야 하고 이에 맞춰 돈을 지급할 것이라는 것을 고지하면 일은 고역이 되기 시작한다. 고역의 수준을 넘어서 돈을 앞세워 일을 더 시키면 돈은 고문이 된다.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고문이라고 안 느끼는 이유는 처음에 일과 돈의 관계를 달콤함으로 규정한 정의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을 단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은 큰 고역이다. 또한 이 일을 평생 동안 해야 한다면 일하러 가는 것은 지옥에 가는 것에 비교될 것이다. 더 비참한 것은 일을 마치고 흥청망청 돈을 쓸 수도 있지만 일하는 데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에 번 돈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시간조차도 없다.
아마존을 설립한 제프 베조스가 2017년 존 매키가 설립한 홀푸드 마켓을 인수할 때 왜 자신이 홀푸드를 살 수 밖에 없었는지를 고백한적이 있다. 베조스는 어떤 회사를 인수할 때 그 회사의 설립자가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회사를 파는지, 아니면 돈 이외의 비즈니스에 대한 사명과 목적을 파는 사람인 지를 판단한다고 고백했다. 즉 그 사람이 사업가이자 선교사인지, 아니면 돈을 벌기 위한 사업가 용병인지를 판단해서 사업가이자 선교사가 만들어낸 회사에 더 관심을 가진다고 고백했다. 이유는 용병은 비즈니스를 정해진 정가에 팔려고 하겠지만 선교사는 같은 가격에 자신이 일군 비즈니스의 가치를 팔려고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홀푸드를 인수한 이유는 매키가 용병이 아니라 선교사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 선교사가 가꿔 놓은 가치가 비즈니스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그 회사를 같은 가격에 인수해도 더 큰 횡재를 했다고 고백했다. 사후적으로 생각해봐도 용병은 과거를 파는 사람이라면 선교사는 미래를 파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또한 비즈니스를 하는 자신의 지인이나 동료들을 보더라도 항상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은 용병보다는 선교사인 경우가 많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내 주변에도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자신이 잘 먹고 사치스러운 삶을 위해서 돈을 벌었다면 그 정도 돈은 이미 오래전에 충분히 벌었기 때문에 사업도 오래 전에 그만 두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자신이 남들과 달리 하루에 10끼를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급차를 수 십대씩 몰고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집도 수 십 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외재적 동기가 아니라 단지 그냥 사업하는 것이 좋아서 신나게 일을 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돈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굴러 들었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