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4-07 14:06
[N.Learning] 길 잃음 시대의 생존 전략 초심 지점을 찾아라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1  
길 잃음 시대의 생존 전략
초심 지점을 찾아라
지금과 같은 초연결 디지털 시대는 변화가 상수가 된 시대이다. 매일 매일의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이미 길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성공의 과실을 오랫동안 구가했다는 것은 더 길을 잃었음에 대한 증거다.
MS의 총수인 사티아 나델라는 길 잃은 MS를 Hit Refresh라는 방식으로 살려냈다. Hit Refresh는 코딩 용어로 코딩하다 잘못해서 길을 잃은 경우 마지막에 작동하던 지점으로 돌아가는 전략이다. 우리는 누구와 같이 시장통을 헤매다가 서로 길이 엇갈리면 처음 길을 같이 시작했던 그 지점으로 돌아가서 서로를 기다린다. 길 잃은 사람의 전략은 같다. 원점으로 복귀해서 거기서 다시 길을 찾는다.
사업이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길을 잃었을 때 돌아가서 다시 길 찾기를 시작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초심 지점이다. 요즈음과 같은 시대에 더욱 초심 지점이 필요한 이유는 길 잃음이 사는 것의 본질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어도 이 역량을 시대에 맞춰 진화 시키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길을 잃을 운명이다. 길을 잃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 Hit Refresh해서 다시 돌아갈 지점이 바로 초심 지점이다.
아래 정채봉 시인의 시 <첫 마음>을 보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설명되어 있다. 누구나 초심으로 일을 시작할 때는 그 일을 반드시 나를 통해서 완수해야 하는 이유를 가지고 시작한다. 그 일이 나의 몸을 통해서 성사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내가 굳이 내 이름을 가지고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지의 이유인 목적이다. 우리는 시인이 지적한 것처럼 초심을 가지고 목적의 바다로 향하는 냇물의 삶을 살 때 삶은 더 새롭고 깊어지고 넓어진다. 화엄경에도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이라는 귀절이 소개되고 있는데 뜻은 ‘처음 발심한 그때가 바로 올바른 깨달음을 이룬 때’라는 의미다.
초심이 중요한 이유는 나침반에 해당하는 목적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길을 잃었다는 것은 일상 속에서 목적을 잃었다는 것이다. 삶의 지침이 되었던 나침반이 죽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나침반이 작동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일을 하는 이유가 내 마음과 이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 이상 흔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초심을 잃었음에도 초심을 잃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세상에 스파크가 아닌 소음만 전달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초심 지점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엔트로피가 증가해 세상은 더욱 어지러워지고 혼돈의 도가니에서 벗어 나오지 못한다.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이 혼돈의 도가니 휩싸인 것도 결국은 많은 사람들이 초심을 잃은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길 잃은 사람들이 빨강색 신호를 보지 않고 서로를 향해 엑세레다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다 길을 잃었다면 속도를 줄여 가는 것을 멈추고 초심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성공의 척도를 속도로 믿고 있지만 속도가 의미 있는 이유는 방향이 맞았을 때이다. 지금과 같은 시대는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방향이 문제다. 초연결 디지털 시대에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어서 방향을 잃으면 모든 것이 얽힌다. 얽히고 설키면 아무리 용을 써도 속도를 낼 수 없다. 역으로 제대로 방향만 찾는다면 속도는 저절로 따라온다.
모든 전문가들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여기에 초심자가 개입해서 이들을 이기는 행운을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이라고 하는데 초심자가 거두는 행운은 이 초심자만이 유일하게 길을 잃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초심자의 행운은 길을 잃었을 때 초심으로 다시 돌아와서 시작할 수만 있다면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행운이다. MS가 Hit Refresh를 통해 거두어들인 행운도 따지고 보면 초심자의 행운인 셈이다.
==============
첫 마음
정채봉
==============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
PS: 신영복 선생의 <처음처럼> 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