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리더십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나이에 대한 두 가지 계산법이 존재한다. 하나는 우리가 잘 아는 생리적 나이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에게 생소한 지혜의 나이이다.

진성리더는 지혜의 나이를 계산할 때 자신이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후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인 목적을 처음 깨달아 인간 존재로 다시 태어난 날을 1세로 규정한다. 또한 살아가면서 자신의 목적에 대한 더 큰 깨달음을 얻어가며 더 현명하게 거듭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죽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N번의 탄생 경험이 진성리더가 계산하는 지혜의 나이이다. N세라는 것은 죽는 순간까지 N번의 정신모형을 부활시켜가며 정신모형의 알 속에서 새롭게 태어났음을 의미한다. 진성리더에게 나이는 N번의 각성체험의 역사를 담은 지혜의 나이이다.

박노해 시인이 세상을 여행해가면서 쓴 한 시를 보면 악세히르 라고 이름이 붙은 마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가을 아침 아잔 소리 울릴 때/ 악세히르 마을로 들어가는 묘지 앞에/한 나그네가 서 있다/ 묘비에는 3.5.8.... 숫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아마도 이 마을에 돌림병이나 큰 재난이 있어/ 어린아이들이 떼죽음을 당했구나 싶어/ 나그네는 황급히 발길을 돌리려 했다/ 그때 마을 모스크에서 기도를 마친 한 노인이/천천히 걸어 나오며 말했다/// 우리 마을에서는 묘비에 나이를 새기지 않는다오/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았는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오/ 사는 동안 진정으로 의미 있고 사랑을 하고/ 오늘 내가 정말 살았구나 하는/ 잊지 못할 삶의 경험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자기 집 문기둥에 금을 세어/이렇게 새겨준다오/ 여기 묘비의 숫자가 참 삶의 나이라오

악세히르 마을 사람들은 진성리더십 원리를 배우지 않았어도 자신이 나이를 진성리더가 나이 세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세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 마을은 세상에 유일무이하게 존재하는 참 삶을 중시하는 진성 마을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흔히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주장은 많이 하지만 자신의 참 나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세상이 변화하지 않았던 고대 농경시대에는 생리적 나이가 지혜의 나이와 같았다. 농경시대에 나이는 사회적 지위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화가 상수가 된 세상 속에서 지혜의 나이와 생리적 나이는 상관 관계가 없다. 생리적 나이가 지혜의 나이가 아닌 세상에서 나이는 더 이상 사회적 지위의 지표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요즈음 사람들이 노인을 의무적으로 공경하지 않는 이유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