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리더들은 자신을 존재의 수준에서 차별화 시키는 사명과 목적을 현실에서 실현시켜 세상에 이로운 차이 즉 변화를 선사하는 사람들이다. 니체와 달리 들뢰즈는 존재의 수준에서 자신을 차별적 존재로 차별화하는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한적은 없지만 진성리더가 세상에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자신을 존재의 수준에서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임을 각성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존재의 수준에서 <차이>가 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 진성리더로 태어난다.

예로 미국이 배출한 탁월한 진성리더 링컨이 왜 들뢰즈적이었는지를 보자. 물론 링컨은 들뢰즈보다 앞서서 산 사람이어서 직접 배운 적은 없다. 들뢰즈가 링컨에서 영감을 얻었을 수는 있다. 들뢰즈 적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튼 링컨만큼 정적이 많았던 사람도 드물다. 링컨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한 흙수저였다. 자신들이 링컨보다 배경도 뛰어나고 정규학교에서 공부도 많이 했는데 일리노이 시골떼기가 대통령이라고 나서서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는다는 사실이 이들 잘 배우고 배경이 좋은 사람들에게는 눈에 가시였다. 링컨에게는 모든 상황이 도전이었지만 정말 강한 정적을 만날 때마다 링컨은 이런 다짐을 한다.

<저 친구는 맘에 안들어. 지금부터는 저 친구에 대해서 공부 좀 해야겠어 (I don't like him. I must get to know him better)>.

마음에 안드는 것과 공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링컨이 생각하기에는 상대 정적과 나를 이원론적으로 나눠놓고 내 동질성으로 상대의 동질성을 제압하려고 노력할 때 결국 차이와 관계를 통한 생성이 만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렇게 이원론적 두 집단으로 쪼개져서 자신 집단의 동질성을 가지고 다른 집단의 동질성을 차이로 부각시킬 때 이 범주적 차이로 인해 상대는 편견과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한다는 것을 알았다. 링컨의 상대가 링컨에 대해 콤플랙스를 느끼는 내집단을 규합해서 링컨을 외집단으로 규정한 것이 범주적 차이의 발단이다. 이런 범주적 차이를 부각시켜 먹고사는 정치가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목격되는 현상이다. 좌파든 우파든 아주 상식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적 좀비로 변하는 이유도 이런 선동정치인들의 농간으로 이들이 빠와 부대에 동원되어 이들이 만들어낸 범주적 차이에 자신의 개별적 차이를 매몰시켰기 때문이다. 정적들이 링컨을 공격한 방식도 이런 범주적 차이를 동원해서 링컨을 공격해 쓰러트려야 할 허수아비로 만든 것이다. 상대가 나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태도를 감지한 링컨은 정적들이 만들어 강요한 범주적 차이를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들뢰즈적으로 접근한다. 들뢰즈는 이런 범주적 차이를 극복하고 둘 사이의 관계가 이전보다 더 좋아짐으로 만들어지는 관계적 차이를 주창한다. 이런 관계적 차이는 상대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마음의 문을 열고 반복적으로 만남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본다.

상대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상대를 좀 더 알려고 반복적으로 공부를 하면 상대와 나 사이에 끊어져 있던 끈들이 보이고 이 끈을 통해서 다시 연결된 상태로 알게된 상대는 이전의 정적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상대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마음을 열고 자주보고 자주 만나고 심지어 자주 부딪치다보면 상대의 범주를 넘어선 개인으로서 상대가 보이기 시작하고 새롭게 알게된 상대는 옛날의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서 주장하는 생각이다. 들뢰즈와 같은 생각 때문에 링컨이 정적을 만나면 싸우기보다는 내가 먼저 상대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세운 것이다.

문화재 청장을 지낸 유홍준씨의 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인용되어 한 때 유행어가 된 유한준의 시에도 이런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 대한 생각이 잘 묘사되어있다. 유한준은 심지어 인간이 아닌 어떤 사물에 대해서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상을 더 깊고 그윽한 눈으로 대하고 이것을 자주 반복해서 행하게 되면 처음에 보지 못했던 사물속에 숨겨있던 차이에 대해서 보게되고 이렇게 해서 알게 된 대상은 더 이상 내가 이전에 알던 그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복과 차이에 대해 설명한다. 처음 본 대상과 내가 발견한 대상 사이에 엄청난 차이를 발견한 것이다.

상대가 싫어지고 미워지는가? 이유는 상대가 정말로 싫은 짓을 많이했을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을 보는 나의 정신모형이 닫혀 있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나의 공부가 끊어져 세상의 역류에 떠밀려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모형이 쪼그라들면 이를 확장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기보다는 주변의 잘나가는 상대에 대해 배가 아파 폄하하고 심지어는 공격까지 감행한다. 링컨의 정적들의 마음도 같았을 것이다. 공부도 많이하고 배경도 뛰어난 자기들을 제치고 자수성가해서 잘나가는 링컨을 봤을 때 배가 아팠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고 링컨이 내린 처방은 내 정신모형의 문턱을 더 낮추고 상대에 대한 호기심을 복원해서 상대를 공부하라는 역발상이었다.

다양한 회사교육에 초대되어 교육을 진행하다보면 스스로 잘 배웠다고 믿는 사람들일수록 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들어가기보다 힘들다. 이들을 교육하기 힘든 이유는 이들이 많이 알아서도 있겠지만 이들이 많이 안다는 자부심이 이들의 정신모형의 빗장을 여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배움이라는 것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서 정신모형을 확장시키기 위해 마음을 낮추고 겸손함과 상대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편견의 감옥에서 벗어나 자신이 사명으로 천명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려면 자신의 정신모형의 빗장을 열고 겸손함과 호기심으로 세상을 보기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