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과 셀프리더십(Self Leadership)을 비슷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둘 간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한 때 스승님께서 제자에게 나는 "바담풍"해도 너는 제대로 "바람풍"해라는 말을 진리로 믿고 따르던 시대가 있었다.

진성리더십은 이와 같은 스승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설정한 연기력에 기반한 수퍼리더십과 이런 스승의 역할연기를 믿고 따를 것을 요구하는 셀프리더십 원리에 동의하지 않는다. 수퍼리더십(Superleadership)의 짝으로 설파된 셀프리더십(Self Leadership)에서는 이와 같이 제자를 위해 스승으로서 연기하는 원리의 효익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스승이 제자를 스스로 이끄는 리더로 만들기 위해 말로나마 역할모형을 보여주어 제자에게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성리더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 똑 같이 진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진성리더는 두 명의 제자를 가정한다. 자신의 리더십을 지켜보는 내면의 자신과 실제 장면에서 자신의 리더십에 영향을 받는 타자로서의 제자다. 타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과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갭이 있다면 연기하는 리더이지 진성리더는 아니라고 본다.

셀프리더십은 자기가 자신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해 목표설정이론이나 강화이론을 이용한다. 스스로 목표도 설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이 목표가 달성되면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보상하고 잘못하면 벌을 주는 과정을 강조한다. 자신이 스스로의 스승이 되어서 목표달성과 관련한 제 할 일 알아서 하면 셀프리더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역량이 높아지는 일이라면 셀프리더가 마다할 일은 없다.

진성리더십에서는 목표가 아니라 자신을 존재적 수준에서 구별해주는 목적을 찾아서 이 목적에 목표를 정렬시키는 것을 강조한다. 진성리더는 목적으로 향하는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내러티브를 담은 정체성이라는 거울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기반으로 자신의 모습을 성찰한다. 진성리더로서 목적과 정렬된 목표를 기반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잘 이해하고 성찰하는 과정이 자아인식이다.

진성리더의 정체성은 목적을 찾아서 과거 어디에서 왔고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을 기반으로 미래에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의 문제이다. 목적을 현재로 가져온 현재적 자아와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한 미래 자아의 갭을 줄이는 과정이 자기규제다. 진성리더십의 두축은 정체성의 거울로 자신을 성찰하는 자기이해와 여기서 파악된 갭을 줄이는 미션을 수행하는 자기규제다. 이 자기규제의 과정은 내적보상을 산출하기 때문에 셀프리더십처럼 굳이 외적으로 보상을 설정해서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규제는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근력을 형성한다.

목적에 대한 약속과 이 약속에 대한 갭을 줄여서 변화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사명이다. 이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목적을 공유한 다른 사람과의 협업의 파트너십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진성리더가 설파하는 사명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달성할 수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서 도움과 학습을 어떻게 동원해야 하는지와 이 사명을 향한 변화여행에 필요한 지도를 업데이트 시키고 나침반을 극성이 있는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을 중요시한다.

나침반의 극성을 세우고 지도를 업데이트 하는 과정이 자연적 학습의 본질이라고 생각하지 다른 사람이 세운 것을 카피하고 보상하는 것이 학습의 본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셀프리더십에서 강조하는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스스로 달성하는 과정은 이런 근원적 기반이 형성되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본다. 셀프리더가 추구하는 것이 매일의 일과로 설정된 목표를 스스로 달성하고 스스로 보상하는 것이지만 이 목표가 목적의 실로 꿰어지지 못한다면 셀프리더의 목표달성은 시지프스의 돌굴리기로 전락한다.

진성리더는 내면의 자신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외면의 타자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자기자신의 내면적 정신과 감정을 이해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은 이미 80-90%가 해결된 것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있다. 리더가 자신이 설파하는 사명에 대해서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자신의 정신적 자산과 정서적 자원을 동원하여 자신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 일터라는 생활의 장에서 자연스럽게 시연되는 것을 강조한다. 진성리더가 소리없이 영향력을 미치는 원리는 여기에서 나온다.

부하들에게 글로벌한 것을 요구하면서 본인은 전혀 글로벌 하지 않은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면 이 분은 적어도 진성리더는 아니다. 부하들에게는 변화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작 본인은 변화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상사도 진성리더는 아니다. 이들은 다 리더십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하들이 지켜볼 때는 솔선수범을 하지만 지켜보는 유일한 사람이 자신일 때는 솔선수범하지 않는 리더는 유사리더이지 진성리더는 아니다.

진성리더는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켜보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연기하지 않는다. 부하가 상사를 자연스럽게 믿고 따르는 일은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져도 부하가 상사의 행동과 정신과 정서의 표출에서 연기하지 않는 진솔함을 읽었을 때이다. 셀프리더가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라는 법은 없다. 그냥 자기 일 잘 알아서 하는 사람이어서 굳이 조직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뿐이다.

진성리더는 자신의 리더십 행위를 자신이 지켜본다는 것을 잊지 않는 리더이다. 자신에게 진솔한 리더라는 점에서 위의 예에서와 같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자라는 리더십을 숨겨가며 강요하거나 연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