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학생들에게는 이들의 삶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교류시간이 없어 진행하지 못하지만 본인에게 대학원 지도를 받는 기독교를 종교로 가진 학생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상상적 실험을 해보도록 주문한다.

[여러분들이 대학원을 마치고 회사에 취업한다고 가정해보자. 한 발 더 나가 같이 들어간 동료들이 여러분과 모든 조건이 같고 단 한 가치 차이가 기독교라는 종교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다른 모든 조건이 동료와 같고 유일한 차이가 신앙임에도 이 차이가 회사에서의 성과나 변화에 아무런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 여러분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무엇인가?]

이 상상적 실험은 신앙이 삶과 물려서 돌아가는지를 판별해보기 위한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어떤 차이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자신은 지금까지 신실한 크리스챤이라기보다는 선데이크리스챤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독실한 신자라면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종교적 믿음을 일터로 가져와서 비즈니스에 접목해 성과를 창출하고 이것을 통해 회사에 더 나은 변화 충격을 주는 일에 차이를 보여야 할 것이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다른 동료와 똑 같은 성과와 똑 같은 변화를 만들었다면 평소 주장하던 믿음이 삶과 불리 되어 디커플링된 것이다. 충분한 시간이 지나서도 회사에 성과와 변화를 가져다준 리더로 거론되지 못한다면 누구도 자신을 독실한 신자라고 규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켜보던 동료들도 평소 목소리 높여 추앙했던 신앙이 삶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 결론 내릴 것이고 따라서 기독교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태도도 잃게 될 것이다. 역할모형이 되어 하게 되는 전도에도 실패한 것이다.

이 상상적 실험은 대학원생들에게 Business As Mission과 Business For Mission과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실험이다.

대부분의 기독교 이념을 표방하고 사업을 하는 회사들이 비즈니스가 잘 안 되는 이유는 Business For Mission과 Business As Mission을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Business For Mission을 수행하는 곳은 선교 단체나 교회이다. Business For Mission을 기업이 따라하게 된다면 비즈니스를 믿음과 디커플링 시키는 원리로 사용한 것이다. Business For Mission을 추구하는 회사들에게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일단 돈을 많이 벌어야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해줄 수 있다고 대답한다. 이들이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이유는 고객을 위한 가치 전달이 아니라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구제이다. 가난과 구제는 나라도 해결해주지 못함에도 이들이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회사가 얼마나 전문성이 결여된 순진한 회사인지를 스스로 실토한 것이다.

Business As Mission을 추구하는 회사는 이런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목적이 구제의 목적을 넘어선다. 이들은 사람들의 고통을 자신들이 가진 비즈니스 역량으로 해결해서 이들을 성장의 고통을 해결해주는 일을 비즈니스라고 규정한다. 이들은 고객, 구성원, 주주, 경영자, 공동체 등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돈을 위해 몸과 지식과 영혼을 바치는 용병이 아니라 이런 인간 고통의 문제를 근원으로부터 혁신적으로 해결해주는 경영 목적에 헌신하는 비즈니스 선교사이자 비즈니스 생태계의 파트너로 만들어간다.

영상에 소개되고 있는 Lydia R&C는 비즈니스 For Mission이 아니라 비즈니스 As Mission을 경영이념과 인재육성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헬렌스타인이라는 침구를 파는 비즈니스를 한다. 하지만 이 침구를 파는 것을 통해 초연결 디지털 시대의 고아와 과부의 아픔을 해결하는 더 큰 목적을 실현한다.

이 회사에서 인재육성의 타�렝막� 삼고 있는 고아란 기득권을 챙긴 기성세대에 의해 버림받아 미래를 잃은 청년들을 의미한다. 이 시대 과부란 돌봄의 사회화 문제의 고통을 혼자 떠 맡아서 해결해왔던 경력단절 여성이다. 경력단절 여성은 돌봄의 사회화 문제를 혼자 희생적으로 해결했지만 결국 사회가 버린 과부들이다.

우리나라에도 Lydia R&C처럼 비즈니스를 통해 공동체의 목적을 복원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목적경영 기업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한다. 이런 회사는 지금처럼 대기업들이 ESG로 호들갑을 떨기 훨씬 전에도 그냥 조용히 ESG보다 더 차원이 높은 ESG를 목적경영으로 해왔던 회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