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9-26 11:27
[N.Learning] 진성리더의 커뮤니케이션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5,380  

다음 그림은 비트겐스타인이 언어의 문화적 분석에서 사용한 토끼와 오리 그림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그림이 오리로 보일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그림이 토끼로 보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입장차이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데 눈이나 귀 등의 오감으로만 보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모형이라는 가정이 검증되어 믿음으로 변환되어 채워진 상자에 기반을 두고 이 렌즈를 통해 프레이밍 하여 보기 때문이다.

상상적 상황을 만들어서 한 가지 실험을 해보자. 갑의 집단의 구성원들은 오리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을 지금까지 살면서 토끼를 본적이 없다. 반면 을 집단의 구성원들은 토끼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평생 오리를 본 적이 없다. 갑의 나라와 을의 나라 사람들이 모여서 이 오리 토끼 그림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들 사의의 갑론을박의 논쟁은 어떤 상황에서도 해결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갑의 나라 사람들은 이 그림을 오리로만 인식하지 토끼로는 인식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을의 나라 사람들은 이 그림을 토끼로만 인식하지 오리로는 인식하지 못한다. 똑 같은 현상을 보고도 이와 같이 다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이들의 정신모형의 지도 속에 오리만 있던지 토끼만 있어서 그것으로만 대상을 프레이밍해서 보기 때문이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나 오해도 궁극적으로는 두 다른 정신모형이 충돌하는 현상이다.

진성팀의 리더는 이와 같은 정신모형들이 충돌하는 현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아래의 그림은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을 맵핑한 모형이다. 화자에 해당되는 갑은 을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이때 갑은 자신의 보내는 메시지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화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스스로도 아직 정확하게 모르고 메시지를 전달할 경우나 자신은 잘 알고 있다 하더라도 청자도 알 것이라는 가정 하에 완결되지 않은 메시지를 보낼 경우 이는 노이즈가 되어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다.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상대와 공유하고 있는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코드로 변화되어야 한다. 이 과정을 인코딩이라고 칭한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언어적 코드보다 비언어적 코드를 훨씬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화자가 이 비언어적 코드를 읽지 못할 경우 노이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메시지가 코드로 변환되면 이 코드를 미디어를 통해서 청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때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메시지의 내용에 따라 어떤 미디어에 실어서 보내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중요한 이슈를 이야기 할 경우는 대면적으로 만나서 얼굴을 보고 이야기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많은 메시지를 싼 비용으로 전달하고 메시지의 미묘한 뉘앙스 등이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사내 인터넷 망을 이용하든지 이 메일을 이용할 수도 있다. 중요한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메일로 연락을 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많다. 이메일로 운을 떼고 내용은 만나서 직접 이야기하는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전달된 메시지의 내용을 읽고 메시지의 의미를 파악하는 작업이 디코딩 작업이다. 이 디코딩 과정에서는 청자가 듣고 싶어 하는 메시지 중심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인 필터링이 노이즈의 원인이 된다. 필터링은 인코딩 단계에서도 생길 수 있다. 사람들은 상대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잘 전달하지 않거나 무례하게 전달하지 않으려는 예의를 차리는 성향 때문에 중요한 정보를 인코딩 과정에서 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향은 특히 상사에게 부정적 정보를 전달해야 할 때 많이 생긴다. 화자와 청자는 같은 음악에 맞추어 같이 춤을 추는 파트너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노이즈의 상당부분은 화자는 열심히 이야기 하는데 청자가 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경청하지 않을 때 생긴다. 커뮤니케이션의 오류의 상당부분의 책임은 말을 하는 청자에 있다기보다 듣는 화자의 태도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화자는 수시로 치어리더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청자가 메시지를 다 이해 했을 경우 그 메시지가 화자가 보낸 메시지와 같은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등을 마지막으로 피드백을 통해서 점검해야 한다.

토끼와 오리 그림에서 궁극적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는 두 정신모형간의 충돌현상이라고 기술하였다. 마찬가지로 진성팀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팀의 같은 정신모형을 내재화 하고 있는지의 문제이다. 팀의 정신모형이 명확하고 구성원들이 이를 내재화 하고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의 80-90%의 문제가 전부 해결된다. 반대로 팀리더가 팀을 대표할 수 있는 정신모형의 모형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는 모든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오류의 소지가 된다. 또한 조그마한 정보라 하더라도 이를 팀 구성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

팀리더인 갑이 리더십 지도를 자신만의 지도로 무장하고 평소의 언행에서 이를 실천해 왔다면 팀의 구성원들은 팀장의 모든 메시지에 신뢰성을 부여한다. 심지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 팀리더가 팀을 이끌만한 정신모형을 가지지 못하고 리더십을 행사할 경우 팀리더는 상황에 따라 다른 언행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팀 구성원들은 항상 팀리더의 숨겨있는 메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팀리더가 팀을 이끌 수 있는 정신모형의 지도를 가지고 있지 못할 경우 팀의 모든 활동은 치명적 노이즈가 개입하기 시작한다. 팀리더도 상황에 따라 자신의 언행을 달리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이는 팀장에 대한 신뢰감에 치명적 손상을 가한다.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는 이점에서 교훈적이다.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정보로 마을 사람들을 두세 번 골탕 먹이는 일에 성공한 후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마을사람 어느 누구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처럼 신뢰를 잃어버린 지도자는 이 사람이 어떤 커뮤니케이션의 강력한 기법을 연마하여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여도 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리더의 생명은 팀의 정신모형의 리더십 지도에 기반을 두어 리더십을 일관되게 행사하는 것이다. 신뢰를 잃어버린 지도자에게 커뮤니케이션 기법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설사 팀리더의 메시지가 완결된 메시지라도 팀리더의 정신모형이 팀의 정신모형으로 정착된 상황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팀의 정신모형의 입장에서 불충분한 정보를 충분히 해석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팀리더가 비언어적 메시지를 많이 사용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팀리더의 어떤 암묵적 비언어적 메시지도 해석해낼 수 있는 주석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팀리더는 자신의 정신모형 자체를 팀 구성원들에게 전파할 때 대면적 대화의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흔히 조직의 리더가 조직의 비전 사명 가치가 담긴 정신모형을 확립해 연초 행사를 통해 이를 공식화하여 선포한 후 이제는 정신모형이 공식화 되었으니까 더 이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우를 많이 범한다. 그러나 정신모형은 공식적 전달을 통해 머리에 심어지는 것만으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정신모형은 팀 구성원들의 머리를 넘어서 마음에 심어질 수 있어야 이들의 자발적 행동을 기대할 수 있다. 팀 구성원이 마음으로 정신모형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팀원들과 만나는 모든 자리에서 자신의 입에 신물이 나도록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인코딩이나 디코딩 과장에서 생기는 필터링 문제도 정신모형이 명확히 공유되고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심어져 있을 경우는 문제가 될 수가 없다. 필터링은 화자와 청자가 서로 다른 정신모형을 가지고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할 때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팀 구성원들은 이심전심으로 팀리더의 행동과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여 전달할 수 있다. 같은 정신모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정신모형의 공유는 같이 춤을 출 수 있는 악보와 음악을 공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낸다. 화자와 청자인 팀리더와 팀 구성원들은 같은 악보에 맞추어서 춤을 추고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댄스 파트너로 스텝이 엉킬 일이 없다. 정신모형은 서로에게 북이 되어 서로의 마음을 읽어나가 공명을 일으키게 해준다. 공명이 일어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은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기억할지 몰라도 사람들의 자발적 행동을 유발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팀리더가 자신의 팀을 이끌 정신모형의 지도도 없이 리더십을 행사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을 가져올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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