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는 물의 덕목을 노래하는 철학자이다. 도덕경에 보면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물이 곧 바로 가장 높은 선이라고 규정한다. 또한 최고 선으로 물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7가지의 덕목을 수유칠덕(水有七德)이라고 아래와 같이 묘사하고 있다.

1.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손(謙遜)

2. 막히면 돌아가는 지혜(智慧)

3. 더러운 물과도 섞이는 포용력(包容力)

4. 어느 그릇에도 맞춰지는 융통성(融通性)

5. 바위도 뚫는 끈기와 인내(忍耐)

6. 폭포처럼 떨어지는 용기(勇氣)

7. 바다를 만드는 대의(大義)

흐르지 못한다면 물은 강을 만들지 못하고 강으로 흐르지 못하면 최종 목적지인 바다에 이르지 못한다. 흐름을 위해 모든 강은 구불구불하다. 강은 고이는 것들과 싸워 물꼬를 통해 반드시 흐름을 만들어낸다. 흐름은 고임에 대한 물의 저항이다.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하다는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물이 사는 이유는 흘러감이다. 물은 흐르고 흘러야 하는 이유는 흐름을 통해 자신을 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물이 흐르며 열망하는 곳은 바다다. 생명을 머금은 물의 존재이유는 바다이고 흐름은 성공적으로 바다에 도달하기 위해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다. 바다는 생명수인 물들이 합력해서 만들어낸 가장 평평하고 공평하고 포용력이 있는 세상을 은유한다. 바다는 대륙을 연결해 교통이 가능한 세상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물처럼 기체, 액체, 고체로 자신을 변형시켜가며 물의 본질인 생명의 속성을 잃지 않고 사는 삶이 무의자연(無爲自然)이다. 무의자연이란 인위적으로 부딪치지 않고 독립적이고 상식대로 살아가며 모든 것을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바다 같은 마음을 만들어 사는 삶이다. 이 생명을 머금은 물이 공평하고 평평한 바다를 열망해가며 고이는 것을 저항해가며 지치지 않고 굽이 굽히 흘러 자신을 정화하는 삶이 성선약수다.

진성리더십에서 근원적 변화의 방식인 급진적 거북이도 결국은 목적의 바다에 이르기 위해 자연을 날줄로 자신을 씨줄로 엮어 물꼬를 만들어내는 물의 지혜를 실천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