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육체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면 눈이 향하는 시선은 마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얼굴의 아름다움은 미의 형태이고 시선은 미의 내용일 것이다. 우리가 종종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이유는 아름다움의 형태인 얼굴은 가꾸지만 아름다움의 내용인 시선을 돌보지 않음에 있다. 우리는 시간이 흘러갈수록 얼굴은 추해지고 시선의 아름다움만 살아 남는다는 것을 잊는다.

시선의 아름다움이 없었다면 눈썹도 없는 다빈치의 모나리사가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추앙될 수 있었을까? 얼굴이 포장이라면 눈이 가르치는 시선은 내용이다. 내용이 없다면 아무리 포장이 아름다워도 이 아름다움은 본질적 아름다움이 죽어 화석화 된 것이다. 포장의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실증과 권태의 원인이 되지만 시선의 아름다움은 다른 사람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깨워내 지속적으로 경외의 대상이 된다. 시선이 지속적으로 향하는 곳이 그의 미래이다. 사람들은 멋진 미래가 예상되는 사람들을 따르고 추앙한다.

아름다움의 극치는 뒷 모습에서 온다. 뒷 모습이 지금의 아픔을 극복하고 온전한 아름다움으로 거듭나기 위해 그가 온 몸으로 몰입하고 있는 방향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외적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눈길들이 놓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최고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뒷 모습조차 온전하게 아름다운 사람들은 이들의 흔적을 남기고 떠난 자리가 향그럽다.

사진은 바다에 온통 시선을 빼앗긴 젊은이의 뒷모습이다. 뒷모습은 이 젊은이의 시선이 온 몸으로 쏠려 있는 방향이다. 이 젊은이는 바다를 보며 스스로의 배를 만들고 자신의 배로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자유를 꿈꾸고 있었을 것이다. 이 젊은이가 보여준 뒷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

내 아름다움을 완결시켜주는 시선과 뒷모습은 어디로 향하고 있었을까? 오늘도 내 시선은 살아서 누구의 잠자는 아름다움을 깨우고 있을까? 내 온전한 시선을 보여주는 뒷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뒷모습까지 아름다운 사람이었을까? 모든 꾸밈의 아름다움은 본질이 있은 연후에야 자신을 드러낸다.

오늘 신문에서 아시아나가 대한항공에 완전하게 합병되는 마지막 결정이 있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아름다운 사람들>을 내세우던 아시아나의 박삼구 회장의 시선은 어디에 머물고 있었을까? <아름다운 사람들> 아시아나를 품은 대한항공은 온전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