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견회사 회장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당신 회사에 처음 들어오는 분들은 대부분 자신을 반탱이라고 생각하지만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스스로 온탱이가 되고 있다는 고백을 듣는다는 것이다. 자랑아닌 자랑이다. 한국말에 반탱이 온탱이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반탱이라는 말은 자신이 모자람을 낮춰 부를 때 쓰는 용어이다. 세상 용어로는 학벌, 돈, 명예, 사회적 지위, 재능, 능력 모든 측면에서 떨어진다는 자조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지고 보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행운을 얻지 못했다면 대부분 사람들이 시작점은 반탱이 상태다. 반탱이인 자신을 제대로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온탱이로 만드는 것을 삶의 여정이다.

문제는 온탱이가 되고 싶은 열망을 어떻게 진정성이 있게 해결하는지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반탱이를 온탱이로 성숙시키지 못하고 마치 온탱이인 것처럼 연기하기도 한다. 평생 연기자의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사기꾼이 되어 온탱이를 연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온탱이 연기가 먹혀 들어가는 느낌을 받으면 연기의 영역이 넓어진다. 연기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도전해볼 수 있는 최고의 영역은 성실성, 정직성, 신뢰감 등을 연기하는 것이다. 최고의 사기꾼들은 사기를 치기 직전까지 상대에게 자신이 정직히고, 성실하고, 신뢰로운 온탱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려고 노력한다. 이 온탱이 연기가 먹혀들어가야 이것을 지룃대로 사기를 칠 수 있다. 정직, 성실, 신뢰를 일반인보다 고도로 연기할 수 있는 전문가는 아이러니 하게도 반탱이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는 진짜 반탱이들이다.

소위 리더라고 알려진 사람들도 속으로는 자신의 영달과 욕망을 꿈꿔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일에 구성원들의 도움을 이끌어내기 위해 성실하고, 신뢰롭고, 정직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들도 성실, 신뢰, 정직을 연기하고 있는 반탱이다. 결국 소위 유사리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전문 사기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탱이다. 연기하는 대상이 불특정 다수인지 자신의 부하들인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연기되지 않은 순도 100%의 신뢰, 정직, 성실을 갖춘 온탱이는 어떻게 가능할까? 우리는 신뢰, 정직, 성실을 연기하지 않는 온탱이를 진성리더라고 부른다. 진성리더는 연기하지 않는 신뢰, 정직, 성실을 구성원에게 체험하게 하는 리더이다. 이들은 어떻게 신뢰, 정직, 성실을 연기하지 않고 온탱이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일까?

진성리더의 리더로서 진정성은 자신의 내면에게 하는 스토리와 이 스토리를 실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부하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같음에서 나온다. 이 같은 이야기가 상황이 바뀜에 따라 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측은할 정도로 노력하는 모습이 구성원들에게 이들이 하는 이야기의 진정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따라서 진성리더의 진정성은 자신이 주창하는 스토리의 안과 밖이 통합되어 있는지의 문제인 즉 온전성(Integrity)에서 온다. 온전성( Integrity)를 정직과 성실로 번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정직과 성실이 연기가 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번역이다. Integrity는 내면의 스토리와 외면의 스토리가 온전하게 하나로 통합되어 있는 진정성의 근원적 상태 즉 온탱이 상태를 말한다. 이런 온탱이 상태가 도달되어 있으면 정직, 성실, 신뢰는 연기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따라온다. 연기하지 않아도 정직, 성실, 신뢰가 리더의 스토리가 가진 온전성 때문에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하는 삶을 사는 리더가 진성리더이다. 진성리더가 열망하는 삶이 바로 온탱이 상태의 삶이다.

인간으로 순도 100%의 신뢰, 성실, 정직을 체험할 수 있는 온탱이 상태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온탱이 삶에 대한 지향성을 잊지 않고 이를 위한 여정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다시 앞에서 언급한 중견회사의 회장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이 회사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사회나 자신이 모두 인정하는 학벌, 능력, 재능도 떨어지는 반탱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온탱이가 되기로 선택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야기는 당신 회사가 온탱이의 품격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빗대어 선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를 깊이 있게 다시 보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