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MBTI 검사를 사용하고 심지어는 팀에서 팀원의 성향차를 알아보기 위한 진단자료로도 사용한다. MBTI가 과도하게 잘못 사용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MBTI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성격을 16가지로 정형화하고 일단 이렇게 정형화하면 이 정형화를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을 사후적으로 설명한다. 자신을 이 틀에 성공적으로 정형화해서 가두게 되면 이 틀을 벗어나기 힘들다. 이 지점에서 생동감 있게 성장하는 삶의 동력이 멈춰선다.

삶에서 최고로 성공을 구가해가며 사는 사람들은 4차원의 양극단으로 분류해놓은 것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가진 사람들이지만 이런 사람들은 MBTI에서는 중간점수를 가진 사람으로 강제되어 유형이 없는 사람이 된다. MBTI의 예측과는 반대로 실제 삶에서는 유형이 없는 사람들이 가장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앵커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분류는 자의적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을 중심으로 자기성향을 판단하고 어떤 사람은 지금 자신이 발딛고 있는 현실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앵커가 어디있는지에 따라 다른 사람으로 분류된다.

더 큰 문제는 4차원 8가지 범주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는 것이어서 여기에 맞추려면 자신의 팔다리 몸통을 잘라내야 한다.

단 어떤 고정된 시점을 넘어 판단하는 것을 포기하고 8가지 상반된 범주를 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시대가 지향하는 방향을 이야기하는 도구로서의 유용성은 있다.

외향 Extraversion과 내향 Introversion: 시대는 자신의 내면와 외면을 일치시키는 삶을 중시하기 때문에 아무리 외향적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내향의 회복이 필요하다. 발딛고 서있는 곳은 내향이고 지향하고 있는 것은 외향이다. 이 둘이 각각 뿌리와 열매를 구성하는 삶이 시대적 지향성이다. 지금까지는 외향적인 사람이 성공했던 시대지만 내향성의 뿌리가 없는 외향성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오히려 내향적인 사람들이 외향성의 지점을 발굴해 리더로 성장한다.

경험 Sense과 직관 Intuition: 감각적으로 경혐하는 것만 믿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한 쪽을 선택하는 문제라기보다 지향성의 문제다. 자신의 보고 듣고 경험한 것만 받아 들이는 삶은 필연적으로 이미 보고 들은 것만 받아들이는 삶이기 때문에 과거지향적이다. 보이지 않은 직관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오지 않은 세상을 보는 직관의 눈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누구보다 실현될 미래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미래지향적이다. 하지만 제대로 성공하는 사람은 미래와 과거를 현재로 가져와서 현재의 지평 속에 둘을 직각으로 교차하는 태피스트리를 만드는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의 여행이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있지만 지금 서 있는 현재의 관점에서 여정을 읽는 직관과 경험 모두를 가지고 있다.

사고Thought 와 가슴 Feeling: 손해 안보고 현명하게 살기 위해서는 상황을 면밀하게 판단해서 계산을 정확하게 하는 것도 필수적이지만 세상은 혼자사는 세상이 아니다. 관계적 자본은 더 필수적 성공과 행복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계적 자본은 계산하는 사고로 만들어지기보다는 가슴으로 느끼고 맞대는 일로 만들어진다. 여기서도 뿌리는 가슴이고 이것이 제대로 발아되었을 때 전략적 성공이 따라온다. 생각으로만 만들어내는 성공은 반복되지 못한다. 뿌리없는 성공이기 때문이다. 서로간 의존성이 높아지는 초연결시대 대부분의 성공은 관계를 통해서 찾아온다. 관계를 통해 찾아온 성공의 기회를 실현시키는 것이 현명한 생각과 전략이다.

지각 Perception 판단 Judgement: 지금까지는 제대로 된 답을 가지고 판단을 정확하게 내리는 판단자가 득세하던 시대였다. 리더는 답을 가지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라는 관념이 지배했다. 하지만 시대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높아짐에 따라 세상은 답이 없는 세상으로 급속하게 진화되고 있다. 리더란 답이 없는 세상에 답을 구성해내고 이 답을 답이라고 믿도록 설득하고 구성원의 자원을 협업으로 동원해 가설적 답을 실제 답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답을 찾기 위해 동원하는 것이 맥락 속에 담겨있는 미래에 대한 단서들의 발현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이 맥락을 읽는 능력은 지각과 세상의 발현을 센스메이킹할 수 있는 능력이다. 결국 여기서도 뿌리는 맥락에 대한 깊이 있는 지각이고 이를 통해 제대로 구성된 답이 판단의 준거로 열매가 된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성공을 구사하는 사람들의 뿌리는 내향 I, 직괸 N, 가슴 F, 지각 P이고 이들이 지향하는 것은 외향 E, 경험 S, 사고 T, 판단 J이다. INFP의 기반이 없는 ESTJ는 뿌리 뽑힌 나무로 결실을 맺기 힘들다. 마찬가로 ESTJ로 발현되지 못하는 INFP도 열심히 성실한 삶을 살아도 방향성을 얻지 못해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삶을 사는 것은 마찬가지다.

MBTI에 갇혀사는 삶을 벗어나서 지향성을 가진 자신만의 특이점이 있는 성품을 숙성시키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