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최근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투기행위에 대해 해명을 들어가며 이들의 의도가 선한 의도를 벗어난 것이 아니었는지 아니면 숨겨진 저의인지를 감추려는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이 둘 사이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초연결 디지털 시대인만큼 이들의 숨겨진 저의는 집단지성의 힘으로 언젠가는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들이 흘린 눈물이 정말 선한 의도를 담을 회개의 눈물이라면 국민은 이들에게 신뢰의 박수를 보낼 것이다. 지금까지 정치가들의 행태로 볼 때 이들이 흘리는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의 정치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의도(意圖)는 조직의 목적을 전달하는 전령사인 반면 저의(底意)는 리더가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숨은 의도를 말한다. 이 숨은 의도는 리더의 꿍꿍이 속셈으로 자신의 이득과 가족 혹은 자신의 정치적 이해 집단의 이득을 챙기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이런 의도를 가진 리더들은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조직의 비전과 미션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설파하나 이들의 미션와 비전에 관한 설파는 자신의 숨은 뜻을 감추기 위한 연기이다. 조직에 연기하는 리더들이 창궐하는 이유는 바로 저의를 가진 리더들이 자신의 저의를 숨겨가며 자신의 밥그릇을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의도(意圖)는 한자의 뜻이 담고 있듯이 리더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지도이자 리더가 미래로 약속한 목적을 실어나르는 열차다. 이 의도가 상황 속에 제대로 뿌리를 내릴 때 상황은 비옥한 맥락이라는 토양으로 바뀐다. 리더의 의도는 개념화 작업을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과 약속으로 공개된다. 또한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리더가 약속을 처절하게 지키는 모습을 보일 때 지켜보는 사람들 마음 속에 리더의 의도와 약속의 진정성이 받아들여진다. 신뢰는 따라 간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만이 신뢰의 기반이 된다. 저의를 가진 리더가 자신을 믿어달라고 호소할 수는 있지만 진정성을 증명해보일 수는 없다. 정치가들에게 신뢰가 없는 이유는 이들의 약속에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약속에는 저의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바뀌어 약속을 지키기가 어려워지면 언제던지 약속을 패기처분한다. 약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의가 이들의 첫 번째 목적이기 때문이다.

전략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현란하게 경영학 최고의 기법을 동원해서 전략을 만들어도 이 전략에 선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실리지 못한다면 전략을 위한 전략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 전략은 실패를 담보한 전략이다. 전략의 존재이유는 전략에 실려는 전략적 의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의도를 통해 목적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목적이 임재하기 위해서는 의도가 필수적이다.

저의를 가진 리더들이 정치적으로 득세해서 회사의 분위기가 이미 산성화된 토양으로 오염되어 있을 때가 문제이다. 이 상황을 전환시키기 위해 목적을 담은 의도를 이들에게 공개적으로 전달할 경우 결국 계란으로 바위치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번에 흘린 이들의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아니었기를 절실하게 기도한다. 특히 눈물의 당사자인 윤희숙 의원에 대한 국회에서의 사퇴의결은 본인이 흘린 눈물의 명예가 입증될 때까지 표결이 보류되어야 한다.

받아적기만 하고 성찰하지 않는 언론들도 문제였다. 역시 이번 사건에서도 이들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언론은 이번에도 국회의원이 왜 눈물을 흘리는지에 대한 "왜"에 대한 의도와 저의를 묻지 않고 이들이 발표하는 내용을 미담기사로 쏟아냈다.

권익위가 이번에는 단순사고로 묻일 수 있는 정치인들의 도덕성 문제를 사건화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가 무소속 의원들과 국회의원들이 소유하고 있는 법인으로까지 확대되어 정치인 도덕성에 대한 각성사건을 만들었으면 한다. 사건의 공론화를 통해 정치가들이 흘린 눈물이 진심의 눈물로 받아들여지는 성숙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