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시대는 투명사회이다. 초연결사회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 연결된다.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도 연결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연결된 것들에 다 CCTV가 달려서 연결된 상대방에 대해 촬영하여 기록된다. 문제가 생기면 이 기록된 것들이 다시 검증의 차원에서 불려나온다. 항상 감시 카메라가 자신도 모르는 곳에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연기하며 사는 것이 점점 불가능하다. 초연결사회가 투명사회의 기반이 되는 이유다.

초연결사회는 모든 연기가 털려나오게 된다. 털려나오지 않는 이유는 대상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상이 잘 나가는 유명 연예인이거나 대선후보이면 문제는 달라진다.

최근에 방영된 열린공감TV를 보면 우리가 신사로 알고 있고, 평생 욕 한번 하지 않았다고 자신도 공개석상에서 공표한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버금가는 욕쟁이였다는 사실이 털려나온다.

우리 모두에게는 야뉴스의 두 얼굴 존재한다. 하나는 영혼의 목소리를 들어가며 양심에 따라 살자고 주장하는 선한 모습의 야뉴스이고 다른 하나는 탐욕을 챙겨보자고 주장하는 추한 모습의 야뉴스다. 평생을 두 자아가 싸우는 과정에서 추한 얼굴 모습의 야뉴스가 보이다가도 어떤 때는 선한 얼굴의 야뉴스가 자신을 대변하기도 한다. 마음 속에는 추한 모습의 야뉴스가 작용하더라도 드러나는 일상 속에서는 착한 모습의 야뉴스가 자신을 대변한다.

자신이 어느 쪽의 야뉴스를 진심으로 밀어주는지에 따라 힘의 균형이 달라진다. 어떤 상황에서 이런 자기규제 능력이라는 브레이크가 풀려 연기를 통해 숨겨왔던 추한 야뉴스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제어하지 못한다.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추한 모습이 선한 모습을 퇴출시키기도 한다. 자기규제라는 브레이크가 고장나 안타깝게도 선로에서 탈선한 것이다.

야뉴스가 자신의 두 모습이라면 이 야뉴스의 세상 파트너는 세이렌이다. 세이렌도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위험한 상황을 알려주는 사이렌이고 다른 하나는 고혹적인 노래의 여신 세이렌이다. 둘은 같은 신이다. 좋은 파트너 사이렌 소리는 탐욕스러운 추한 야뉴스가 지배하려할 때 경고음을 들려준다. 착한 야뉴스가 성장을 못해서 어린아이 수준의 근력을 가지고 있을 때 사이렌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유혹의 신 세이렌의 노래소리만 들린다.

세이렌은 탐욕의 수면제로 착한 야뉴스를 잠들게 하기도 한다. 세이렌은 주로 바위가 많은 협곡에 거주하며 배가 지나갈 때 고혹적 노래로 유혹한다. 이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백발백중 물로 뛰어든다. 노래의 가사는 대부분 지금 가는 곳보다 더 좋은 곳이 있으니 천국의 삶을 즐기려면 나를 따라오라는 식이다. 이 때도 사이렌은 경고의 음을 들려주나 이미 사이렌 소리를 듣는 귀는 막혀 있다.

우리가 가진 야뉴스 중 양심에 따라 살라는 야뉴스는 사이렌 소리를 듣는 귀를 가지고 있고, 유혹에 따라 사는 추한 야뉴스는 세이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세이렌은 스타벅스의 로고이기도 하다. 스타벅스가 세이렌을 로고로 정한 이유는 아마도 커피를 통해서 사람들의 영혼을 흔들고 훔치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세이렌의 공격에 무너진 사람들도 초심은 어떤 유혹이 있어도 목적지까지의 항해를 완수하고야 말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초심을 간직한 영혼이 탐욕의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사이렌 소리가 거세게 울려도 탐욕의 수면제에 취해 잠에서 깨지 못하고 사이렌 소리를 세이렌의 자장가로 듣는다. 세이렌은 가끔은 자신의 내면에 숨어들어서 양심의 탈을 쓰고 자신을 공격하기도 한다. 탐욕으로 진실한 내면의 목소리를 잃어버리면 세이렌은 특히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까지 흉네 내가며 기승을 부린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세이렌의 노래소리는 삶을 경고하는 사이렌 소리로 들어야 하지만 영혼이 잠들어 있는 이들에게는 사이렌 소리를 세이렌의 노래로 듣는다. 세이렌은 삶에서 한 번 나타나지 않는다. 삶은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영혼이 잠자고 있으면 어김없이 나타나 공격한다.

사실 세이렌도 아무나 공격하지 않는다. 주로 탐욕을 가졌음에도 이를 숨기고 대박을 쳤거나 승승장구하는 사람들만을 골라서 공격한다. 한 때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으나 추락한 모든 사람들은 결국 사이렌의 공격에 무너진 사람들이다. 성공에 도취하게 되면 세이렌의 노래소리가 경고음을 날리는 사이렌 소리로 들리지 않고 고혹적인 세이렌 소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성공의 최고 정점에 이를수록 사이렌 경고음이 더 고혹적인 노래 소리인 세이렌으로 들린다. 엄청 잘 나가는 사람들이 특히 쉽게 무너지는 이유다.

진정성이란 연기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이유에 따른 삶을 살 수 있는 근력을 의미한다.